'강남재건축' 검색결과
4 건
![재건축 대어 은마, 사업 지연될까 ‘노심초사’[은마·GTX 갈등 ]②](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2/12/11/ecn897f490a-8344-434b-8eff-2ff40aac21bf.353x220.0.jpg)
올해 진행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착공이 은마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모처럼 ‘35층룰’이 폐지된 가운데,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면 재건축 층고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와의 갈등도 변수로 떠올랐다.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끼고 있는 은마아파트는 그 규모와 상징성 면에서 전국에서 이름난 ‘재건축 대어’이며 재건축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정비업계에선 이번 GTX-C노선 관련 갈등이 일반적인 주거안전 여부를 넘어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진행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로 예정된 GTX-C 착공은 역시 올해 본격 추진 중인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인가와 시기상 맞물려 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지 20여년 만에 조합설립이라는 결실을 보려하는 은마아파트 조합원들 입장에선 이와 관련된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불안한 지반…재건축 공사에 악영향GTX 관통은 주거시설의 지반이 불안해진다는 측면에서 재건축 사업에는 악재로 진단된다. 기존 노후건물 뿐 아니라 재건축 후 새 건물 역시 불안한 지반에선 취약할 수 있다. 특히 최고급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은마아파트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최근 1가구 당 주차 대수가 고급단지의 한 기준이 되면서 강남권 아파트일수록 지하주차장을 깊게 여러 층 파는 추세이기 때문이다.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GTX-C노선 관통 시 지하 주차장을 깊게 팔 때 파일을 박는 기존 공법이 아닌 특수 공법으로 시공해야 해서 공사기간이나 공사비용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아무리 GTX가 대심도여도 주거지 밑을 지나가는 데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 “은마아파트처럼 단지 안을 관통하는 경우 재건축 설계를 변경해야 할 수 있는 상황이라 비용 증가나 사업지연 측면에서 은마 소유주들이 충분히 불만을 표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시 규제완화 계획 발표로 인해 은마에서 다시 ‘49층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 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지반 안전성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에서 박원순 전 시장 임기 당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유지됐던 ‘35층 룰’을 폐지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실제로 업계에선 은마아파트 역시 향후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층수 높이기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제11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가결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해당 단지는 총 33개동 5778가구 최고 35층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국토부와 대립각, 리스크 될까 GTX 관련 갈등 자체가 결과적으로 빠른 재건축 추진에 방해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데는 단지 자체의 유명세가 한 몫을 했다는 점은 누구나 알 것”이라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 인허가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관(官)과 대립각을 세우면 앞으로 사업 추진에 불이익을 볼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은마아파트 소유주 일부는 GTX-C노선 관련 시위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마아파트 소유주는 “GTX-C 노선 관통이 아파트에 부정적인 이슈라는 점에서 이 문제가 알려지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소유주들도 많다”면서 “올해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조합장 등 조합 임원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추진위 지도부가 소유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더 강경하게 나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GTX-C 노선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이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아파트 시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된 지가 오래된 만큼 투자수요가 많이 유입된 상황”이라며 “현재 시위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겠지만 집값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2023.01.12 08:01
3분 소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 은마아파트가 추진위원회 설립 후 20여년 만에 재건축 ‘7부 능선’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의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가운데, 향후 과제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지난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19년 만이며,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최초 상정한 지 5년여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제11차 도계위에서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는 28개동 4424세대로 규모의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다. 이번 결정으로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를 통해 보차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선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수년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 1998년 재건축사업을 시작하면서 재건축추진위를 구성했지만 수차례 사업이 무산되면서 23년째 답보 상태였다. 지난 2002년 7월 삼성물산과 LG건설(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2003년 추진위가 승인받았다. 그러나 2002년부터 안전진단에서 세 차례나 탈락한 이후, 2010년에야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D등급을 받았다. 2012년에는 단지 내 도로와 사업추진방식을 놓고 주민 간 이견으로 정비계획안 처리가 무산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49층 재건축안이 서울시의 반대로 가로막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35층 층고 제한' 가이드라인을 내걸면서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은마아파트 정비안이 통과돼지 못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물꼬가 텄다. 추진위는 35층 층고 제한이 풀리기 전 지난 2월 35층으로 조성한다는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도계위 분과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 자문 결과’를 토대로 보완사항 8개 항목을 조합 측에 통보했다. 서울시 도계위는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 계획과 정비구역 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현재 안으로는 보차혼용통로계획 및 공원조성 등 공공기여계획 등으로 최고 35층 이하(118.4m 이하)로 들어설 전망이다. 다만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곧바로 조합설립 절차에 돌입, 조합설립인가 이후 내년 중 49층으로 변경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조합원 동의를 서둘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 상가동 부담금, 초과이익환수 등 과제 산적 이번 도계위 통과로 첫 단추를 채웠다고 볼 수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조합설립인가가 나도 통상 8년에서 10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긴 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조합 설립 과정에서 상가 지분을 보유한 조합원과의 갈등 해결이 급선무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려면 재개발과 다르게 재건축은 동별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상가도 하나의 동으로 보기 때문에 은마아파트 상가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앞에는 연면적 6000㎡ 규모 상가가 형성돼 있는데, 상가 조합원만 398명에 이른다. 재건축부담금 산정 대상은 주택이어서 상가 시세는 반영되지 않아 상가 조합원의 부담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면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최근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재개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멈췄던 원인 중 하나가 상가 문제였다. 재건축 과정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분양가 산정 등도 넘어야 할 과제다. 정부가 지난달 말 재초환 부담금 개편안을 통해 부과 시점을 추진위 구성에서 조합 인가 시점으로 조정했지만, 수억원의 분담금을 낼 수도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를 마음대로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분담금이 과도할 경우 조합 내에서 갈등이 또 다시 번질 수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소장은 “정부에서 각종 재건축 규제를 풀 것처럼 말하지만 국토부에서는 현실적인 개선이 안 되고 있는 것이 난관”이라며 “대표적으로 재초환·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사업 진행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해당부분들도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변경 문제도 남은 과제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가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지반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7월 GTX-C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현재 우회 노선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재건축의 바로미터중 하나인 은마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확대라는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것으로 긍정적이다”면서도 “현재의 정비사업환경, 공사비 증가요인들과 금리인상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감안했을 때, 은마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0.21 07:00
4분 소요![역세권·학세권·직주근접·호재 모두 갖춘 진흥아파트 [강남재건축⑧]](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2/02/25/ecndeb52422-b560-4dad-99a0-34e951fc27d4.353x220.0.jpg)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가장 일자리가 많다는 강남업무지구(GBD). 이 강남업무지구를 지척에 둔 강남역 도보 5분 역세권 아파트가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2020년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올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착수에 돌입하며 한층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초기 단계에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서초 진흥아파트는 게다가 몇 년 새 주변에서 각종 개발호재를 만나며 강남권 도시정비시장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 강남 아파트 중 입지는 ‘내가 제일 잘나가’ 진흥아파트 재건축은 서초구 서초동 1315번지 일대 3만8000㎡에 지하 3층~지상 35층 8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854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현재 해당 단지는 1979년에 준공된 낡은 아파트로 지상 15층 7개 동 615가구, 전용면적 101~160㎡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다. 대단지는 아니지만, 주목도가 높은 이유는 그만큼 우수한 입지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대표 대기업 계열사와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 자리한 강남업무지구와 맞닿아 있다. ‘직주근접’ 입지로 치면 최상급이다. 직장인 유동인구로 인해 조성된 대형 서점, 각종 유명 프렌차이즈 같은 편의시설은 덤이다. 교통 또한 우수하다. 더블 역세권(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이 가까우며 9호선 신논현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비교적 거리가 있지만 2·3호선 교대역도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대한민국 도로 교통의 척추인 경부고속도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일반적인 도심 주택단지와 달리 교육환경도 뛰어나다. 서초 진흥아파트는 서초초·서일중이 단 옆에 붙어 있다. 서초대로 넘어 단지 남쪽으론 서이초·서운중도 가깝다. ━ 집 앞에 랜드마크가? ‘개발호재 투성이’ 진흥아파트는 이 같은 입지에 힘입어 서초로 개발호재의 수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인 호재는 2020년 서초구가 마련한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다. 이 사업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서초역까지 서초대로 일대 58만㎡를 개발하는 것이다. 진흥아파트도 이 지구에 포함됐으며 인근 롯데칠성·코오롱·라이온미싱 부지 등이 대상이다. 특히 서초대로 건너 바로 앞에 있는 롯데칠성부지는 4만3000㎡ 규모로 강남역 삼성타운보다 2배 이상 커 개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여기에 해당 부지를 개발하면서 최고 높이를 250m로 높이고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인 부지들을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 한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일반주거지역이 종상향되면 용적률과 건폐율이 크게 완화되면서 더 크고 높은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통과하면 롯데칠성부지에 강남권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흥아파트 단지 서쪽에 인접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지하화 계획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서진 않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 모두 경부고속도로 양재IC에서 한남IC 구간을 지하화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구간에 고속도로가 지하로 건설되면 여의도공원보다 넓은 면적의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서초구의 설명이다. 진흥아파트는 중간지점인 서초IC에서 반포IC 사이에 있어 이 구간이 지하화 사업이 완료되면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43년 구축 아파트, 시세 30억원 넘겼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개발 호재가 집중되면서 최근 진흥아파트 집값도 크게 올랐다. 16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진흥아파트 전용면적 131㎡ 타입은 지난해 11월 3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달 전 거래가인 30억2000만원에서 2억원을 넘긴 값으로 신고가를 썼다. 같은 단지 전용 101㎡는 지난해 11월 27억원 거래가 최고기록이다. 현재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전용 101㎡ 매물의 호가는 30억5000만원까지 등장한 상태다. 남은 관건은 재건축 속도다. 조합은 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를 막기 위해 갈등을 봉합한 후 2년 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아파트와 상가 간 갈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 시공사 선정 후 관리처분인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국, 신통기획으로 인해 사업 진행이 얼마나 빨라지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흥아파트가 정비사업 과정을 대폭 간소화하는 신통기획 단지로 선정된 만큼 신통기획 적실성을 평가할 수 있을 장이 될 전망이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2.02.19 13:00
3분 소요▎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사장들은 기자를 대하는 데 능숙하다. 부동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언론사에서 제일 먼저 찾는 곳 중 하나기 때문이다.폭등할 때도 그렇고, 꺼질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은마아파트를 찾았을 때 인근 공인중개소 사장들의 화두는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였다. 주 후보자는 같은 날 국회 청문회에서 2003년 6억5000만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1억3500만원에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사과했다.그가 소유한 아파트(112.2㎡, 전용면적 85㎡) 시세는 7~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11억6500만~12억5000만원이다. 도봉구 소재 같은 평형 아파트 세 채 값이다. 은마아파트는 우리나라 부동산 등락의 진원지이자 강남 불패, 부동산 불패 신화의 상징 같은 곳이다. 모 포털사이트에서 ‘은마아파트’를 검색하면 6500건에 달하는 기사가 쏟아진다.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읽는 바로미터다. 주민들이 “녹슨 물이 나와 살기 어렵다”는 은마아파트 값은 2006년 말 정점에 달했다. 85㎡가 최고 14억원에 거래됐다. 77㎡는 11억원을 넘겼다.하지만 이때를 고점으로 지난해 말까지 속절없이 하락했다. 85㎡는 9억원대로, 77㎡는 7억원대 후반에 거래됐다.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버블의 원흉처럼 취급됐던 은마아파트는 역설적이게도 부동산 폭락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명하는 곳으로 활용(?)됐다.재반등 기미가 보인 것은 올 초부터다. 부동산을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여긴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다. 고점 대비 35%나 떨어졌던 은마아파트 85㎡는 5월에 11억원을 돌파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7~8월에 거래된 9건의 평균 가격은 12억800만원이다.대치동 소재 다른 아파트 값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동부센트레빌 146㎡는 2006년 말 최고 26억7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18억원대에 거래된 물건이 있었다. 지난 8월에 거래된 가격은 22억원이다. 개포우성2차도 마찬가지다. 2006년 말 24억원대였던 128㎡는 올 초 18억원대로 내려갔다가, 비록 1건이었지만 지난 7월 거래된 가격은 24억원이었다.거래 주춤 … 가격은 상승 기조대치동을 비롯해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최고점에 비하면 여전히 10% 안팎 하락한 상태지만, 재반등 반향은 컸다. 부동산 열기가 강남 3구를 넘어 수도권과 전국으로 퍼진 것이다. 근거가 없는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대치동을 포함한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개점 휴업상태일 정도로 한산했다.대반전은 정부가 제공했다. 올 6월 이후, 정부는 경기부양책 차원에서 7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대부분 부동산 규제를 푸는 내용들이었다. 강남 3구는 기민하게 반응했다. 지난해 10월 156건, 11월 133건, 12월 244건이던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는 올 1월 1000건으로 네 배나 급증했다.아파트 값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든 2006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는 1500건 줄었다. 1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열 채 중 여섯 채가 강남 3구였다. 강북 14개 구는 거래량은 소폭 늘었지만 가격 변동은 거의 없었다.강남 3구의 거래 증가는 가격 상승을 동반했다. 매물만 잔뜩 쌓여 있던 시장이 부동산 규제 완화라는 기대감으로 물꼬가 트이면서다. 이때 대부분 언론이 한 달 동안 6000만원 상승한 은마아파트 77㎡를 예로 들며 ‘재건축 다시 들썩’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나비효과는 확실했다.국토해양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8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거래건수는 5만 건을 넘겼다. 전월 대비 10%나 늘었다. 강북만 3000건에 육박해 올 1월에 비해 10배 가까이 거래가 늘었다. 반면, 강남 3구는 거래가 주춤한 상태에서 가격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이 사이 주택담보대출은 대폭 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주택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현재 269조원을 넘어 1년 전보다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1년 새 전국적으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금액의 96%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강남재건축 구입 후 거주 비율 12% 물론 다시 불붙은 부동산 열기의 책임이 은마아파트나 대치동 소재 아파트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책임 소재를 가리자면 대부분 정부가 져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종부세 개편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주택 전매제한 축소,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 등 부동산 부양정책을 펼쳐왔다.저금리·유동성·경기회복 기대감이라는 기름이 흐르는 곳에 불쏘시개를 넣은 것이다. 뒤늦게 대출규제에 나섰지만, 이미 주택담보대출은 위험 수준까지 올라선 상태다. 게다가 제2금융권 쪽은 손도 대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은마아파트가 부동산 부활의 신호탄처럼 이용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대치동 아파트는 강남 3구 아파트가 비싼 공공연한 비밀을 모두 간직한 곳이다. 바로 ‘투기와 교육’이다.사실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 살기 위해 매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최근 출간한 『위험한 경제학-부동산의 비밀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산 뒤 실제 거주하는 비율은 지난해 12.5%에 불과하다.매매가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30% 이상인 경우는 절반이다. 거주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세를 끼고 샀다는 것이고, 여기에 담보대출까지 포함하면 상당수 매입자가 돈을 빌려 매입했다는 것이다. 투자(또는 투기) 목적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학군 프리미엄’이다.강남권, 특히 대치동은 ‘교육 1번지’다. 명문 중·고등학교와 유명 학원이 즐비하다. 은마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게 세 블록 정도 학원이 분포돼 있는데, 1000개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대치동 전세살이)’이라는 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대치동은 자녀 교육을 위해 전세라도 살려는 수요가 줄을 잇는 곳이다.지난해 말 집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최근 다시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치동 소재 아파트는 전세금은 오르고, 매물은 씨가 마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은마아파트 상가 내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형 평수 외에 중소형 전세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은마아파트의 경우 4000가구가 넘지만, 전세로 나오는 물량은 거의 없다. 대치동 청실아파트 115㎡의 경우 연초에 비해 전세금이 5000만원 정도 올라 3억2000만~3억3000만원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속단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상반기 아파트 열기를 이끌던 강남권 거래량과 가격 상승은 이미 주춤한 상태다. 추가 동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거래량도 2006년 폭등기의 30% 정도에 불과했다. 대출규제가 다시 풀리기도 어렵다.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올해 말 11만 호를 비롯, 향후 2~3년간 수도권에 쏟아질 공급 물량도 가격 안정 또는 하락 쪽에 무게를 두게 한다.더욱이 강남권의 경우 2010년부터 시행되는 고교선택제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강남 소재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30년 전 2000만원이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강남 3구 부동산 시장의 랜드마크다. 강남 3구는 서울·수도권, 나아가 전국 부동산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다.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단지,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사장들은 앞으로도 계속 기자들에게 시달릴 것은 분명하다.
2009.09.21 16:16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