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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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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4조원 GTX-B 노선 따냈다

건설

대우건설이 사업비 4조원 규모에 달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민간투자사업을 따냈다.국토교통부는 12일 GTX-B노선 민자구간(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의 협상대상자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거쳐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협상대상자에 오르면 GTX-B노선 민자 구간 건설과 재정 구간(용산~상봉)을 포함한 전 구간을 4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다.GTX-B노선의 민자구간은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 62.8㎞ 구간이며 재정구간은 용산~상봉 19.9㎞ 구간이다.국토부는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다음 주부터 즉시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는 2024년 착공 후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이번 정부 협상단에는 한국교통연구원, 국가철도공단, 서율 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창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 재무, 운영, 법률 등 전 부문에 대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국토부는 GTX-B노선 재정 구간(용산~상봉)도 2024년 상반기 착공을 위해 설계에 착수해 올해 1분기 안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1~3공구는 오는 16일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현재 기본설계가 진행 중인 4공구는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작업은 3월에서 2월 말로 앞당겨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30분대로 단축하기 위해 GTX-B노선의 시·종점역에서부터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까지 30분 이내 도착하고, 모든 역에서 3분 이내 환승할 수 있도록 편의성 제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1.12 14:46

2분 소요
무협 vs 한화, '2조' 잠실 MICE 민간투자사업 두고 격돌

건설

사업비가 2조원이 넘는 '서울 잠실 스포츠·MICE(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을 두고 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과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맞붙으면서 최종 승자가 누가될 지 개발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초 제안자인 무역협회 컨소시엄과 제 3자 제안으로 도전장을 던진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30일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9일 잠실 마이스 사업 제 3자 제안 2단계인 기술·가격·공익성에 대한 평가 서류 접수를 마감한 결과 무역협회 컨소시엄과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두 컨소시엄은 지난 8월 30일 1단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서울시에 제출해 심사를 통과했다. 1단계 평가에서는 제출서류와 설계, 시공, 운영, 재무능력 등 사업수행능력을 평가했다. ━ 잠실 마이스, 삼성무역센터에서 이어지는 강남 핵심 축으로 잠실 마이스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6만여㎡ 부지에 사업시행자가 스포츠·마이스 시설을 완공한 후 서울시로부터 40년간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이를 운영하는 방식(BTO)이다. 잠실 마이스 시설은 전시컨벤션센터(전용 12만㎡ 내외)와 상업시설, 숙박시설, 업무시설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스포츠·문화 시설로는 올림픽 주경기장(리모델링)과 보조경기장, 학생체육관, 야구장(3만5000석 규모), 다목적 스포츠 및 공연시설인 스포츠콤플렉스(1만1000석 내외), 마리나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학생체육관, 유스호스텔, 주변도로 인프라 정비 등은 재정사업으로 분류해 이번 입찰에 포함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2016년 1월 1일 불변가격으로 추정한 잠실 마이스의 총 사업비는 2조1672억4900만원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연계사업으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올림픽대로·탄천동로 지하화 등이 이뤄지면 삼성동 무역센터부터 탄천과 한강을 포함한 종합운동장까지 갖춘 서울의 강남 핵심 축이 완성될 전망이다. 약 2조1700억원 규모 잠실 마이스를 수주하기 위해 무역협회 컨소시엄과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치열한 경쟁전을 벌이고 있다. ━ 무협 컨소 "한국의 국제 전시컨벤션 명성과 위상 드높일 것" 사업을 최초 제안한 무역협회 컨소시엄은 2016년 10월 서울을 세계 마이스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은 잠실 마이스 사업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무역협회 컨소시엄은 무역 진흥에 필요한 세계 마이스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사업의 방점을 찍었다. 무역협회는 과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급의 국제규모 전시회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전시컨벤션 시설 부족 때문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세계심장병학회(1만명), 세계회계학학회(7000명) 등 대형컨벤션 유치도 무산됐다. 현재의 삼성동 코엑스는 전시장이나 컨벤션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무역협회는 잠실 마이스 사업을 통해 세계 전시회와 국제행사를 유치해 대한민국의 명성을 드높이고 전시컨벤션 산업을 발전시켜 한국 무역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무역협회는 잠실 마이스 사업이 종합운동장과 무역센터가 세워진 지 만으로 40년이 되는 2028년에 스포츠와 무역이라는 두 개의 상징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도시 서울의 글로벌 위상에 맞는 랜드마크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통합된 미래 국가유산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잠실 마이스 사업은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 무역협회는 강조했다. 전시컨벤션 및 스포츠 시설과 호텔 등 숙박시설 모두 미래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공공재라는 것이다. 잠실 마이스 사업은 영리를 앞세운 대기업이 주도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인프라 사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그동안 전시컨벤션센터인 코엑스와 종합엔터테인먼트 및 쇼핑 공간인 코엑스몰, 상설 공연장, 호텔과 백화점을 포함한 무역센터 전체를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공익을 앞세웠다는 설명이다. 무역협회는 코엑스와 잠실 마이스 지구를 엮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 때 국제 전시회의 블랙홀로 불리던 중국 베이징, 상하이도 미중무역전쟁 등 국제환경 변화와 대만 문제, 최근 강화된 중국 당국의 폐쇄성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서울이 이 도시들을 대체하려면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무역협회가 잠실 마이스 사업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인규 무역협회 잠실MICE본부장은 "무역협회는 잠실 마이스사업 최초 제안자로 5~6년 간 수없이 많은 사업 검토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수주와 동시에 사업에 착수해 정해진 기간 안에 완벽하게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며 "무역센터 내 전시컨벤션 시설과 코엑스몰, 호텔, 백화점 등의 복합시설을 건설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한 30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컨소시엄에는 대표사를 맡은 무역협회를 비롯해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외에 KB국민은행, KB자산운용,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증권, 코엑스, ㈜CJ, 인터파크, 롯데호텔, 조선호텔, 엠베서더호텔, 롯데쇼핑, 신세계프라퍼티 등이 참여했다. ━ 한화 컨소 "한국 대표하는 미래지향적 복합공간 만들 것" 무역협회 컨소시엄에 도전장을 내민 한화 컨소시엄은 잠실 마이스사업을 단순한 제2의 코엑스 건설사업을 넘어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지향적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화그룹과 HDC그룹 계열사들은 공사 이익만을 위한 단순 도급형태가 아니라 최대 지분을 가진 사업의 주관사로 40년간 참여해 책임 있는 운영을 조율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화 컨소시엄은 성공적인 운영의 핵심이 되는 운영출자자 지분을 절반 이상으로 구성해 경쟁력 있는 파트너사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했다.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복합개발과 민자개발사업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디벨로퍼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높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엑스 전시면적의 3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컨벤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도 최대 컨벤션센터(뉴델리, 아시아 4번째 규모) 20년 운영권을 따낸 킨텍스가 참여해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대규모 금융조달을 위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인 하나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나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한화 컨소시엄의 가장 큰 차별점은 미래기술을 보유한 기술운영사가 직접 출자해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방산전자시스템 & ICT 스마트 솔루션 융합기업인 한화시스템을 필두로 게임, 캐릭터 비즈니스 등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넥슨, 클라우드를 활용해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선도하는 메가존 등 다수 기업이 참여해 미래 기술을 선보인다.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연과 전시, 시설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플랫폼과 자율주행셔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스마트 컴플렉스를 잠실에 구현할 계획이다. 디자인도 차별화한다. 스포츠 경기장, 아레나, 마이스 분야 글로벌 1위 설계 및 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파퓰러스(POPULOUS)가 한화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한화 컨소시엄은 파퓰러스와 협업해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에 지어지는 잠실 야구장, 컨벤션 시설과 다목적 스포츠시설 등의 디자인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각 건축물들의 유려한 외관과 창의적인 디자인이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해,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이 세계적 관광 명소이자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공공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선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자립도 의무비율보다 2배 이상 높은 탄소중립컴플렉스를 추진한다. 태양광 등 전통적인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한화솔루션큐셀부문과첨단소재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내 수소산업 관련 계열사의 기술력을 총결집해 수소의 생산과 수송, 압축저장, 발전과 수소충전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 도심형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민간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 독보적인 디자인과 미래 기술을 접목하면서 탄소중립,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 컨소시엄에는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HDC자산운용, 킨텍스, 넥슨, 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큐셀, 한화시스템, 메가존 등이 함께했다. 잠실 마이스는 민간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초 제안자 우대 점수가 없다. 각 컨소시엄은 2단계 사업계획서의 경쟁력만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최초 제안자 우대점수가 아예 없기 때문에 2단계 서류에 담긴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에 따라 점수의 높낮이가 정해질 것"이라며 "무역협회 컨소시엄은 국내 첫 국제 전시장인 코엑스를 건립하고 운영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한화 컨소시엄은 복합개발사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창의성이 돋보여 두 컨소시엄의 우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실 마이스는 사업비 2조원이 넘는 대형 딜인 데다 서울 랜드마크 사업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개발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두 컨소시엄 모두 사활을 걸고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1.11.30 17:27

6분 소요
‘제3의 길’ 버린 영국 노동당

산업 일반

지난 9월 12일 영국 노동당 당수 경선에서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66)이 60%의 득표율로 선출됐다. 이로써 노동당은 급좌회전을 한 셈이다. 그리스에서 급진 좌파 시리자가 집권했고 스페인에서 포데모스가 득세하고,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그러나 코빈이 ‘기성정치에 반대하는 파도’를 타고 노동당 당수로 선출됐다는 항간의 분석은 사실과 다르다. 그가 노동당 당수가 된 것은 노동당 행동파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기꺼이 표출할 수 있었던 유일한 후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코빈은 기성정치의 산물이다. 그는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평화의 명분을 추구하는 노동당의 원칙을 이야기했다. 반면 상대 후보들은 기술관료적인 장황한 논쟁에 빠졌다.노동당에서도 극좌파에 속하는 아웃사이더 평의원이던 코빈의 부상을 설명할 수 있는 진짜 이유를 살펴 보자. 코빈 지지파를 플래카드나 흔드는 어색한 집단에서 진지하게 권력을 추구하는 강한 세력으로 변모시킨 것은 신노동당 시절의 몇 가지 타협에 대한 당원 사이의 들끓는 분노였다.영국 노동당은 1983년 마이클 푸트 당수가 좌클릭 노선으로 총선을 치렀다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에게 대패한 이후 중도로 옮겨갔다. 대표적 인물이 토니 블레어였다. 고든 브라운을 거쳐 전임 당수인 에드 밀리밴드 때에야 비로소 다시 왼쪽으로 이동했다. 블레어와 브라운, 심지어 어느 정도는 밀리밴드 아래서 노동당은 미국 사회주의자 어빙 하우가 말한 “원칙내에서의 편의주의와 원칙을 손상하고 썩히는 편의주의를 구분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고통 받았다.다시 말해 신노동당이 쓸데없이 보수당의 노선에 굴복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금융부문의 규제를 완화와 민간투자개발사업(PFI) 구상을 통해 2400억 파운드의 ‘블랙홀’(재정적자)을 만든 것은 보수당이 아니라 신노동당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라크전 지지, 금융부문 규제 반대, 아동 혜택 삭감에 대한 지도부의 모호한 입장도 전부 노동당의 원칙을 ‘손상하고 썩힌’ 편의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 그 결과 당원의 눈에 노동당 주류 정치인은 형편없이 비쳤다.이른바 노동당 ‘현대화 기수’들이 우익에 계속 양보하면서 노동당 당원은 중도의 길을 내건 신노동당 프로젝트를 갈수록 무시하게 됐다. 블레어 추종자들은 20년도 채 안 된 기간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제3의 길’을 지지하다가 평화시 영국의 가장 엄격한 적자 감축 계획의 지지로 돌아섰다.재정적자 감축은 대차대조표 상의 숫자만 의미하지 않는다. 2020년까지 어린이 80만 명이 추가로 빈곤으로 내몰릴 전망이다. 영국 어린이의 약 4분의 1에 약간 못 미친다. 같은 기간에 노동인구의 150만 명도 추가로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권력을 잡고도 이념적으로 순수하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에 관해 거짓말하거나 졸부에 관해 ‘놀라울 정도로 느긋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새로운 중도 노선이라면, 노동당 행동파가 그 노선을 지지하기보다 역겨워도 옛 좌익 노선을 견지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영국 노동당 역사 대부분에서 코빈의 아이디어는 민주사회주의의 주류로 해석돼야 마땅했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 정치인의 사고도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노동당 실용주의자들에겐 신노동당의 가장 진보적인 업적도 갑자기 지나친 좌익이고 ‘낭비벽’으로 간주된다.코빈 당수는 ‘새로운 정치’를 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의 사회주의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청사진이라기보다 신앙 고백이나 계급투쟁에서 한쪽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 빈부격차를 줄이려면 농촌에 가서 확성기로 ‘부자 증세’를 외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코빈 당수가 하마스(팔레스타인)와 헤즈볼라(레바논) 같은 무장단체를 지지한다는 사실로 태동하려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는 이미 손상됐다. 코빈 지지자들은 그가 영국인을 위해 긴축재정에 강력히 반대하는 한 그런 이념은 문제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란의 위성 영어방송 프레스TV과 러시아 투데이에 출연하거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정하는 인사들과 뜻을 같이하는 국제주의자는 없다.코빈 지지자들은 그의 불쾌한 언급이나 행보를 기꺼이 무시하려 하겠지만 노동당 내 그의 비판자들은 너무도 자주 현대 영국에서 잘못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수많은 어린이를 걱정하기보다 최근의 정체성 정치 논란을 두고 열광할 가능성이 크다.코빈 당수는 터무니없는 현상황에 분개할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그토록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빈곤층을 쥐어짜 은행의 실수를 보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거부하는 사람이 그만은 아니다.코빈의 부상은 블레어주의자들 탓이다. 그들이 실용주의를 그토록 추악하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JAMES BLOODWORTH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 ‘코빈 때리기’에 나선 보수당 그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친구’로,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을 ‘비극’으로 불렀다고 지적해영국 보수당은 제러미 코빈이 노동당 당수 경선에서 압승하자마자 맹렬한 기세로 코빈 때리기에 나섰다.보수당의 공식 페이스북·트위터 계정은 구식 좌파 정치인 코빈 당수를 테러리스트 동조자로 그리는 밈(meme, SNS에서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하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도배됐다. 그가 하마스를 친구로 생각하고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을 슬퍼하며 영국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한다는 내용이다.보수당의 페이스북에는 “지금이 영국에 아주 중대한 순간이다. 보수당만이 안정과 안보, 기회를 계속 제공할 수 있다”는 글이 올랐다.보수당 지지자에게도 이메일로 전달된 그 밈은 코빈 당수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친구’로 불렀고,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을 ‘비극’이라고 평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코빈 당수가 이란 프레스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2011년 미군이 그를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사살하기로 결정한 것은 비극이다”)을 맥락 없이 잘라 인용했다.코빈은 소득 불균형 해소, 국방예산 삭감을 주제로 한 열정적인 공약으로 도전자 3명을 압도적인 표차로 물리치고 노동당 당수로 선출됐다. 경선 후보 중 이베트 쿠퍼와 앤디 번햄은 트위터를 통해 패배를 인정하며 이제 미래에 집중해 보수당을 격파하자고 말했다.그러나 노동당원 전부가 코빈의 승리에 환호한 건 아니다. 노동당 예비 내각의 보건 장관 제이미 리드는 당 간부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리드는 사퇴의 변에서 자신의 핵에너지 친화정책에 대한 코빈의 반대 의견을 인용했다. 코빈은 리드의 정책을 두고 “어설픈 정보를 근거로 했으며 잘못됐다”고 말했다. 리드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의 지역구가 차세대 핵에너지 허브가 되려는 야망에 어느 당 누구의 반대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썼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포함한 보수당 지도부는 선거 전부터 코빈이 낙승할 경우 끔찍한 희생을 치뤄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든 일자리와 수익에 세금을 올리든 부채와 복지 지출을 늘이든 돈을 찍어내 생활비를 올리든 간에 코빈의 노동당은 영국 근로계층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당수인 니컬라 스터전은 영국 보수파에 맞서는 ‘진보연합세력’의 일부로 코빈 당수와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CHRISTOPHER ZARA

2015.09.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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