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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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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호 TOP 5중 삼성家가 넷… 나머지 1인은 누구?

CEO

지난해 주식부호 순위가 요동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4명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주식부호 상위 5인이 재편됐다. 게임, 엔터, 바이오업계를 이끄는 수장들이 신흥 주식부호로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사 주식가치를 조사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14조199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약 24조2710억원) 중 4조9589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2020년 2위에서 1위로 상승했다. 이건희 회장의 상속으로 삼성가의 보유 주식가치도 덩달아 올랐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6조5903억원을 상속받으면서 총 10조9767억원으로 이 부회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보다 3단계 오른 순위다.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3위(7조94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5위(6조4295억원)를 기록했다. 삼성가가 주식부호 상위 5인 중 4명을 차지한 가운데 4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차지했다. 김 의장은 2020년보다 약 1조8000억원가량 지분가치가 상승한 6조6515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2020년 故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순이었던 주식부호 상위 5인이 2021년에는 이 부회장, 홍 전 관장, 이부진 사장, 김 의장, 이서현 이사장 순으로 재편됐다. 2021년 주식부호 순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게임, 엔터, 바이오 등 코로나 국면에서 급성장한 기업 창업주들의 약진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식지 않은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0년 15위에서 2021년 7위(약 4조5900억원)로 8계단 상승했다. 중국 출시를 앞둔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과 신작 ‘붉은사막’에 대한 흥행 기대감, 메타버스와대체불가능 토큰(NFT) 등을 결합한 게임 준비 소식 등으로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8단계 상승한 12위를 기록했다. 게임 신작 ‘미르4’에 NFT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도입한 위메이드의 박관호 의장은 2020년보다 79단계나 상승한 15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은 단숨에 13위로 신규 진입하며 주식부호 상위 20인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 7월 상장한 진단키트 전문기업 SD바이오센서의 조영식 의장 역시 20위로 첫 진입했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전통적 대형주를 보유한 주식부호의 가치도 소폭 증가했으나 신흥부호들의 증가율에 밀려 2020년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경우 시가총액인 21조1507억원이 증발하며 43.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명예회장(1조3910억원)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49.8% 감소하며 2020년 9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1.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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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이슈메이커홍콩서 ‘글로벌 톱 10’ 비전 선포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사장“설화수 앞세워 1조2000억 해외 매출”"2015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해 ‘화장품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올라서겠다.” 국내 부동의 1위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 서경배(46) 사장이 약 6년 후의 비전을 이같이 선포했다. 그것도 홍콩에서다. 그는 지난 15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유수의 언론사 기자들과 모처럼 인터뷰를 하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국내 화장품 간판업체에서 만족하지 않고 고급 이미지로 해외에서도 당당하게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 프랑스·일본 실패 경험이 반면교사 = 2006년에 회사 나이 환갑을 이미 넘긴 태평양이 ‘글로벌 명품 전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톱 10’ 자리가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는 1989년 창업오너 2세로 태평양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지난 20여 년간 성공도 있었지만 쓰라린 실패 경험도 적지 않았다. 이번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일본 진출의 힘들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힐 때는 눈시울마저 붉혔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은 1991년 고(故) 서성환 회장 시절 ‘순정’이란 제품으로 프랑스에 진출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인 1994년 철수했다. 당시 태평양 기획조정실 사장이었던 그는 “당시 결코 적지 않은 50억원을 프랑스 시장에서 털어 먹었다”며 “현지 약국 채널로 유통되던 제품을 직접 수거하러 다녔다. 우리 제품에 뽀얗게 쌓인 먼지를 보자 눈물이 울컥 나왔다”고 회고했다. 서 사장은 그때 해외진출에 앞서 현지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 실패담을 담은 40쪽짜리 ‘반성문’을 회사 관리자들로 하여금 돌려 보게 할 정도다. 그 뒤 1997년 롤리타 렘피카 향수로 다시 프랑스 시장을 공략했다. 물론 출시 8개월 만에 프랑스 향수시장 1%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일본시장 진입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는 “2006년 이세탄백화점에 아모레퍼시픽 매장을 열었다. 매출이 안 올라 화장품 담당 과장에게 심한 소리를 듣는 수모도 당했다”고 털어 놨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 매장 직원이 당시 유명세를 탔던 여장남자 ‘잇코’에게 아모레퍼시픽을 사용해 달라는 편지를 6개월 계속해서 보냈다. 이후 TV에서 아모레퍼시픽으로 가득한 잇코의 화장대가 소개되면서 대박이 터졌다. TV 방영 다음날 단 하루 만에 4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5월엔 이세탄백화점이 선정하는 ‘올해의 그랑프리상’도 탔다. ■ “오로지 제품으로 고객과 경쟁할 뿐” =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00억원. 해외 매출은 2600억원 상당이었다. 서 사장은 “해외에서 매년 24%씩 성장하는 기세를 이어 6년여 후인 2015년 매출의 24%인 1조2000억원을 해외에서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6년여 만에 해외매출을 3배 이상 키우겠다니 그의 의욕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신흥시장과 선진시장별 맞춤 전략을 펼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시장에는 아모레퍼시픽(AMOREPACIFIC)과 설화수(Sulwhasoo) 등으로 고급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브랜드 프리미엄 전략을 편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는 라네즈와 마몽드 브랜드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야심 찬 도전의 중심에 국산 한방 원료만을 쓰는 토종 브랜드 ‘설화수’를 배치한다. 설화수는 지난해 매출 5005억원으로 국내에서는 해외명품 화장품을 포함해 단일브랜드로 최대 매출을 올렸다. 얼마 전 롯데백화점 본점 명당자리에 샤넬 대신 입점해 화제를 모았다. 2015년엔 설화수를 1조원짜리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서 사장은 “6월 홍콩 설화수 플래그십 매장에 설화수 스파를 오픈한다. 내년 상반기 미국 최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 입점하는 등 미국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하반기엔 중국 고급 백화점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설화수와 함께 양대 고급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선진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2015년 매출 1200억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키울 계획. 그는 “궁극적 목표는 우리의 미(美)를 전하는 통로를 만들어 전 세계 곳곳에서 아시아 미의 정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라이벌 업체는 없다. 제품을 사주느냐, 아니냐로 고객과 경쟁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운전할 때 80%는 앞(고객)을 보고, 15%는 옆(경쟁사)을, 5%는 뒤(과거)를 본다는 그의 말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올핸 해외 16개국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성상인의 후예로 누구보다 성공한 창업 2세로 평가 받는 그는 상장사 10대 주식부호 대열에도 곧잘 오르내린다. 그런 그가 이번에 내건 ‘글로벌 톱 10’ 비전이 그의 사업 여정에 전혀 새로운 장을 펼쳐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아웃 ■ 구본무 LG 회장, 세계 최고 디자인 경쟁력 주문 구본무 LG 회장이 19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그룹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기 침체 돌파를 위해 제품 완성도와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디자인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그는 “경기 침체에도 LG가 선전하는 이유는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며 “세계 최고의 디자인을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신형 LCD TV, 냉장고, 에어컨 등 새 디자인 제품들을 살펴보고 디자인 혁신 성과를 점검했다. LG는 2006년 이래 매년 한 차례씩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열고 있다. ■ 박용만 두산 회장, 벨기에 왕립훈장 받아 박용만 두산 회장이 최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벨기에 필립 왕세자로부터 벨기에 왕립훈장(Award of The Crown)을 받았다. 건설기계와 산업용 차량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벨기에 법인(DIEU)을 통해 현지 경제에 기여한 공로다. 또 박 회장은 15일 황쭝하이 베트남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베트남 두산비나 생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 . ■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독일 몽블랑 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8회 몽블랑 예술후원자상 한국 수상자로 국립오페라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이운형(62) 세아제강 회장이 선정됐다. 몽블랑의 한국 내 유통사인 유로통상은 “이 회장은 오페라 대중화 노력은 물론 한국페스티발앙상블과 성악가 20여 명이 창단한 예울음악무대 등을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6월 2일 오후 4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 . ■ 김신배 SK C&C 부회장, 중앙아 IT 민간외교 김신배 SK C&C 부회장이 최근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활발한 IT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했던 그는 양국 정부 관료와 경제인들을 만나 한국이 정보통신 산업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하며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예세키예프 정보통신청장을 만나 한국이 유비쿼터스(u) 시티나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을 제공하고 카자흐스탄은 자원을 공급하는 소위 ‘패키지 딜’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ICCA 첫 활동 지난 3월 국제화학산업단체협의회(ICCA) 이사로 선임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이 14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 ICCA 이사회에 한국 대표로는 처음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기후변화협약, 유럽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등 세계 화학업계 현안을 놓고 한국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ICCA 이사회는 김 부회장을 비롯, 이사회 의장인 크리스티앙 주르캥 솔베이 CEO,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컬 CEO 등 세계 화학업계 주요 CEO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뉴페이스 ■ 조재민 KB운용 대표 KB자산운용 신임 대표에 조재민(47)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사장이 내정됐다. KB금융지주는 26일 이사회와 28일 주총에서 공석이 된 KB자산운용 대표에 조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조 사장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뉴욕대 MBA 출신이다. 한국씨티은행 등을 거쳐 1999년부터 10년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CEO를 지냈다. . . ■ 신상호 STX유럽 사장 STX유럽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신상호(50) STX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를 STX유럽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신 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쌍용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STX조선 기술본부장, 조선소장 등을 역임했다. . . ■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영용(58)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신임 원장에 취임했다. 김 원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한국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을 역임하는 등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 왔다. . . ■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내정자 대우증권은 신임 사장으로 임기영(56) IBK투자증권 사장을 내정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경제특위 특별위원으로 활동했었다. 대우증권 대주주(지분 39.09% 소유)인 산업은행은 15일 대우증권 이사회에서 그를 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내달 초 주총에서 차기 사장으로 선임된다. 제물포고와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살로먼브러더스 한국 대표, 삼성증권 전무, 도이치증권 한국 부회장 등을 지냈다. IB분야 전문가로 지난해 IBK투자증권 초대 사장을 맡았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신작 게임 인기 타고 주식부자 8위 기록” 첫 1조원대 벤처 주식부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국내 처음으로 1조원대 벤처 주식부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김택진(42) 엔씨소프트 대표다. 17일 재벌 닷컴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식 560만6091주(지분율 26.74%)를 보유한 그의 주식 가치는 15일 이 회사 주가가 장중 18만2000원까지 올라가면서 1조203억원을 기록했다. 15일 엔씨소프트의 종가가 17만3000원으로 마감돼 그의 보유주식 가치가 9698억원으로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주가가 17만8500원만 되면 주식 가치가 1조원을 넘게 된다. 김 대표의 보유주식 가치는 굴지의 대기업 오너 2세들을 앞질렀다. 15일 종가 기준으로 정의선 기아차 사장(9494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7583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4664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아들 광모씨(4577억원) 등이 모두 그의 주식 가치에 못 미쳤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업 이래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로 유명세를 얻었다. 올 들어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 게임 ‘아이온’이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엔씨소프트 시가 총액은 물론 김 대표의 보유주식 가치도 급격히 늘어났다. 김 대표를 능가하는 주식 가치를 보유한 대기업 오너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명희 신세계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구본무 LG 회장 등 7명뿐이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게임, 인터넷, 대체에너지 등 급성장세를 타는 벤처기업이 잇따르면서 대기업 오너들이 장악해 왔던 주식부자 판도에도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다음으로 보유주식 가치가 높은 중소·벤처기업인은 풍력발전 부품업체인 태웅의 허용도 대표(15일 종가 기준 7310억원), 네이버 신화를 창조한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4419억원) 등이다.

2009.05.26 09:58

7분 소요
2~3세대 주자들 전면에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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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CEO에서 제 이름은 빼주시기 바랍니다. 라이코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여서 벤처회사도 아니랍니다. 그리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상장된 지 8년 된 회사라서 더 이상 벤처가 아닙니다.”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얘기다. 그는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에 실시한 ‘올해의 CEO’ 선정과 관련, 벤처 부문 CEO 후보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e-메일 답변을 보내왔다. 그는 지난 9월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직을 사임하고, 다음이 2004년 인수한 미국 라이코스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 대표에 앞서 김범수 NHN 창업자 역시 올 8월 현장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한게임’ 창업자로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현 NHN CSO(전략총괄담당)와 함께 ‘NHN 신화’를 일군 인물이다. 김범수 대표는 벤처투자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벤처인 신지소프트의 최충엽 대표도 올 초 자기 지분을 모두 팔고 회사를 떠났다. 2005년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2006년 김정주 넥슨 대표의 2선 후퇴로 불기 시작한 벤처업계의 세대교체는 올해 업계 대표 인물인 이재웅, 김범수 대표가 사임하면서 사실상 마무리되는 단계다. 80년대와 90년대 초·중반 벤처를 창업한 1세대들 대신, 90년대 후반과 올해 두각을 나타낸 벤처 2~3세대가 업계를 끌고 가는 모습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올 한 해 벤처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 것도 바로 ‘세대교체’다. 상징적인 사건은 이미 올 초부터 있었다. 지난 2월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대표. 그는 취임하자마자 “벤처 1세대가 키워온 꿈을 벤처 2세대 주자로서 현실화할 것”이라며 ‘벤처 2세대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0월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벤처 1세대를 지나, 2세대들은 사랑 받는 기술기업이 되기 위한 자정노력을 해 왔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디딤돌도 공고해졌고,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의 취임과 함께 벤처업계 리딩그룹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양덕준(레인콤 대표), 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남민우(다산네트웍스 대표)씨 등이 협회 부회장에서 물러났다. 업계 맏형 격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장흥순 전 터보테크 회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은 ‘고문’으로 물러 앉았다. 조현정·장흥순씨는 ‘고문’으로 대신 3명으로 구성된 수석부회장 자리에는 김태희 케이블렉스(케이블모뎀 업체), 김병기 지오인터렉티브(모바일게임 업체), 최휘영 NHN 대표가 대신했다. 이를 포함해 40명으로 구성된 ‘부회장-이사’ 라인에는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전 한글과컴퓨터 대표)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은 찾기 힘들 정도다. 같은 맥락으로 올해 벤처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에 처음 이름을 올린 벤처 CEO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가장 눈에 띄는 CEO는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그는 본지가 조사한 ‘올해의 CEO 벤처부문’에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1097억원으로 처음 ‘벤처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의 성장을 이뤘고, 최 대표는 코스닥 주식부호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터치스크린 개발·제조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의 이환용 대표도 올해 주목 받은 인물이다. 2000년 디지텍을 설립한 이환용 대표는 올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켰고, 최근 주가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한때 지분평가 보유액 600억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 253억원을 초과한 284억원(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김종호(케이프), 배병우(인포피아), 이영필(잘만테크), 김경수(넥스트칩), 박지영(컴투스), 홍성민(에스에너지), 윤종찬(비엠티), 강경석(메모리엔테스팅) 대표 등이 올해 코스닥에 첫선을 보이면서 최소 100억원이 넘는 신흥 주식갑부 대열에 합류했다. 신흥 벤처 CEO들만큼 ‘형님 벤처’들도 나름대로 괜찮은 한 해였다. 벤처기업협회가 올 중순 발표한 매출기준 ‘벤처 1000억 클럽’은 총 102곳.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던 곳은 NHN, 휴맥스, 디에스엘시디 세 곳이다. 올 들어 벤처기업 1885개 늘어 김범수 대표가 떠나고 최휘영 단독대표 체제로 가고 있는 NHN은 올 3분기까지 매출만 646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573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 초 10만원 초반에서 출발한 주가는 최근 25만~3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NHN은 더 이상 벤처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커버렸다. 하지만 벤처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NHN이 갖는 의미는 크다. 증권가에서는 NHN이 올해 매출 1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벤처업계 대표 주자인 변대규 대표(휴맥스)는 건재를 과시했다. 3분기 현재 매출은 4028억원. 제품단가 하락과 신규시장 지연으로 현재 실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변대규 대표는 벤처를 넘어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벤처 CEO로 꼽히고 있다. 이승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LCD용 부품업체인 디에스엘시디는 올해 매출 6000억원(2006년 5781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승규 대표는 최근 수출 6억불탑도 받았다. ‘3000억 클럽’에 속했던 신은선(에스에프에이), 박기점(우영), 김재경(인탑스) 대표 역시 올해 울상 지을 일은 없어 보인다. 특히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인탑스의 경우 매출 4000억원대(지난해 3286억원)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 3분기 누적매출은 2794억원.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예상매출을 1100억~12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대 클럽에 속했던 최상용(엠케이전자), 서종석(오리엔탈정공)은 올해 ‘3000억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CEO다. 세대교체와 신흥 CEO들의 활약이 ‘벤처 인물편’의 결산이라면, ‘무사고 속에 돈줄이 말라간다’는 것은 ‘시장 결산’의 요약이다. 올해는 매년 벤처업계를 짓눌렀던 CEO들의 횡령·주가조작 사건이 거의 없었다. 루보와 UC아이콜스 주가조작 사건이 연초 터지기는 했지만, 순수 벤처 CEO가 아닌 작전세력의 범행이었다. 다만 벤처업계에 ‘돈줄’이 막히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새내기 벤처들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른 한 해였다. 올 11월 말 현재 벤처기업은 지난해보다 1885개 늘어난 1만4103개다. 2002~2003년 극도의 침체기를 벗어나 2005년부터 벤처 수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이 창업 3년 이내의 벤처에 투자하는 비율은 전체 투자액의 35%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보다는 약간 늘어난 수치다. VC가 안정성향의 투자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탓할 수만도 없다는 게 문제다. 백종진 벤처기업협회장은 “현재 벤처투자 상황은 좋지 않고, 엔젤투자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벤처캐피털도 기업공개를 앞둔 벤처에만 투자하고, 더욱이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를 받은 벤처캐피털도 안전한 투자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벤처의 부진, 2002~2004년 난립했던 바이오벤처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도 벤처시장의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 벤처의 경우 ‘히트상품이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정체 상태다. UCC 관련 벤처가 뜨기는 했지만, 온라인 게임시장의 경우 최근 2~3년간 변변한 히트작을 못 내고 있다. 인터넷 벤처들이 ‘정신적인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푸념은 그래서 나온다.

2007.12.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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