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 사고'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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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8시 15분경, 제주공항에서 김포행 에어서울 RS902편 항공기가 활주로 이동 중 비상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자동으로 펼쳐졌고, 항공기는 즉시 이륙을 중단했다.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에어서울 RS902편이 승객 202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김포로 가기 위해 유도로를 따라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오른쪽 앞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갑자기 개방돼 이륙을 포기했다.비상탈출 슬라이드가 개방되자 기동 불능상태가 된 항공기는 멈춰 섰고, 한국공항공사는 견인차로 이 항공기를 주기장으로 옮겼다.비상탈출 슬라이드는 한 승객이 "답답하다"는 이유로 비상문을 열면서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항공기 승객들은 해당 항공기에서 내린 후 대체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다.제주지방항공청과 국가정보원, 경찰은 항공기 승무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앞서 2023년 5월에는 승객 194명이 탑승한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직전 승객이 비상문을 여는 사건이 발생했다.이 승객은 항소심에서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2025.04.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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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개방’ 사고를 겪은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기종의 비상구 앞자리를 당분간 판매하지 않는다. 항공편이 만석이라도 해당 자리는 공석으로 둘 방침이다.아시아나항공은 28일부터 ‘비상구 개방’ 사고가 난 비행기와 같은 기종인 A321-200 항공기를 대상으로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적용 대상 자리는 ▲11대를 보유한 174석 운용 항공기 A321-200의 ‘26A’ 좌석 ▲3대를 보유한 195석 운용 항공기 A321-200의 ‘31A’ 좌석이다. 사고 기종은 다른 항공기와 달리 해당 자리가 비상구와 유독 가깝다. 앉은 상태에서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에 손이 닿을 정도다.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운항 중 비상구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 항공기의 31A 좌석에 앉은 이모(33) 씨가 항공편이 대구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상공 약 213m(700피트)에서 돌발적으로 비상구를 열었다. 이 씨는 착륙 직전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벽면에 매달리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이 사고로 승객 12명이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했다. 이 중 9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조종사 6명 등 모두 20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에는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 약 30명도 탑승했다.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 금지’가 안전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적용 기한은 현재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기종과 다른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는 별다른 변화 없이 판매가 진행된다.‘비상구 개방’ 사고 후 A321-200을 운용하는 항공사들이 이 같은 조치 적용을 점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등이 사고 기종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 금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비상구 개방 사고를 낸 이 씨를 지난 26일 항공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범행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이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후 2시 30분 대구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이 씨는 경찰에 “최근 실직 후에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다”며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탈출구·기기의 조작을 한 승객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2023.05.28 14:24
2분 소요![[저비용항공사 ‘정비대란’ 우려 커져] 비행기 느는데 정비 인력 제자리걸음](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3717398825_zPmGrFCK_1.353x220.0.jpg)
신규 항공사 진출, 항공기 도입 급증… 국토부의 정비사 규모 유지 권고 3년째 미달 보잉 B737 맥스8이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하면서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인도네시아 저비용항공사(LCC) 라이언에어는 B737 맥스8 추락 2일 전 사고 원인이 된 항공기 기수 센서 오작동을 알고도 정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157명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도 보잉 B737 맥스8 기수 센서 오작동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잉사의 소프트웨어 결함 문제지만 항공사에서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일어난 인재다. ━ B737 맥스8 잇단 추락에 불안감 커져 이런 가운데 국내 LCC 업계에도 ‘정비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발 LCC가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존 LCC도 항공기 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정비 인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정비 안전 강화 대책으로 2016년 4월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을 보유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그러나 LCC 업계는 이 권고를 3년째 지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LCC 정비 인력 확충 없인 ‘제2의 라이언에어’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6개 국적 LCC는 지난 3월 말 기준 정비사 1513명을 고용해 항공기 144대를 정비·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초 LCC 업계 전체 정비사가 1252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정비사 규모는 20% 늘었다. 그러나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은 10.5명으로 지난해 초 수준(10.3명)보다 0.2명 증가한 데 그쳤다. 같은 기간 LCC 업계 항공기 보유 대수가 122대에서 144대로 18% 늘어났기 때문이다.더 큰 문제는 지난 3월 에어로K·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 등 3개 LCC가 한꺼번에 항공운송면허를 획득하면서 비행기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면허를 획득한 신규 LCC 3개사가 사업에 나서면 국내 LCC 업계 규모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보다 인구가 많은 일본과 독일의 LCC 수가 각각 8개, 5개에 불과하다. 특히 기존 LCC 6개사가 올해 말까지 총 19대 항공기를, 후발주자 3개사가 연내 모두 6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LCC 업계가 올해 말까지 도입할 예정인 항공기는 25대에 이른다. 비행기는 해외에서 들여오면 되지만 정비 인력을 갑자기 늘리기는 어려워 정비 인력 부족 사태가 현실이 될 수 있다.이런 배경 탓에 6개 국적 LCC의 정비 소홀에 따른 운항 지연과 결항 횟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2016년 151건이었던 정비 불량에 따른 운항 지연·결항은 2017년 239건으로 58.2%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29건으로 재차 37.6% 늘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자체 정비 인력이 부족해 운항 지연을 막기 위한 예방 정비, 예측 정비를 사실상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전체 운항 지연 중 정비 소홀이 차지한 비율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가 적을수록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가 3.5명으로 가장 적은 에어서울에서 정비 소홀에 따른 지연 비율이 5%로 가장 높았다. 에어서울 다음으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가 적은 9.2명인 에어부산 4.3%를 기록했다. 항공기 1대당 정비사가 12.6명으로 가장 많은 제주항공은 국제선 전체 지연 중 정비 소홀 지연 비율이 3%로 낮았다.항공 전문가들은 규모가 작은 LCC 입장에서 인력 확충은 곧 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LCC 업계에서 정비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실제로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항공기 166대에 정비사가 2980명이어서 항공기 1대당 18명이 정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총 83대 항공기를 약 1500명 정비사가 맡고 있어 대당 약 18명이 있다. LCC 업계 평균인 항공기 1대당 10.6명과 비교에 약 7명이 많은 것이다. 최요한 경남도립거창대 항공기계IT학과 교수는 “LCC는 항공기 더 들여와 노선과 좌석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면서 “국토부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 보유 권고를 내린 것은 결국 수익성에 집착하는 LCC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2016년 4월 국토부는 LCC에서 정비 소홀에 따른 안전관리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는 데 따라 LCC는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을 갖추도록 하는 안전강화 대책을 권고했다.국토부 권고는 그러나 발표 후 3년 동안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LCC 업계의 정비 인력 부족은 항공기가 22대 늘어난 올해 들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초 LCC 업계는 항공기 122대에 정비 인력 1252명을 확보했다. 국토부 권고 정비사 규모인 1464명보다 212명 적었다.그러나 지난 3월 기준 LCC 업계 전체가 운용하는 항공기 규모가 144대로 커지면서 권고와 현실 간 격차는 더욱 커졌다. 현재 LCC 업계 전체 정비 인력은 1513명으로 국토부 권고 규모인 1728명보다 215명 부족한 상황이다. LCC 중 글로벌 영업이익 1, 2위를 다투는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 미국의 얼리전트에어가 항공기 1대당 18명의 정비사를 고용해 항공기 안전 부문에서 대형 항공사와 맞먹는 수준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정비 인력이 제한돼 있는 가운데 항공사와 항공기가 늘고 있어 항공사 간 정비 인력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내년 1월 일본 나고야, 베트남 하이퐁 등으로 취항 계획을 세운 에어로K는 4월에 정비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올해 항공기 3대를 도입할 예정인 플라이강원도 정비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항공기 정비사는 “10년 정도 정비사로 일하며 B737 등 기종 한정 자격을 갖춘 경력 정비사는 없어서 못 데려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국내 LCC 정비 소홀 따른 운항 지연 비율 증가세 기존 LCC와 신규 LCC가 올해 예정대로 항공기를 도입하면 정비 인력 부족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국토부 권고 기준으로 300명 넘는 정비 인력을 새로 수혈해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김재필 초당대 항공정비학과 교수는 “현장 노하우를 가진 인력을 포함한 300명 충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정비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한 지연을 포함한 안전 문제는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특히 LCC 업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각 사의 실적이 주춤한 것도 안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수익성을 따지다 보면 안전 문제는 아무래도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LCC 4개사는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LCC가 기단 규모 확대 경쟁을 펼쳐온 데 따라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항공사들의 편당 승객이 감소하고 있다”며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항공사들이 운임 낮추기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전반적인 수익 감소는 안전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19.04.14 09:33
5분 소요![[신형기 추락에 사면초가에 처한 보잉] 에어버스에 1위 빼앗긴 2013년 악몽 되풀이?](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2949993910_w4hqYenM_1.353x220.0.jpg)
당시 잇단 사고로 수주 물량 줄어… 세계 40여 개국에서 B737-맥스 8 ‘보이콧’ 승객 전원 사망이라는 두 차례 사고가 발생한 미국 보잉사의 신형기 ‘737 맥스8’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이하 현지시간) 승객과 승무원 등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하면서 탑승자가 모두 숨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숨진 라이언에어 사고 여객기도 같은 기종이다. 두 사고는 모두 항공기가 이륙 직후 급상승과 급강하를 반복하다 추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사고 원인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 각국이나 항공사가 속속 운항을 중단시키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영공 통과를 금지한 국가는 40개국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이 지난 3월 11일 운항 중단을 먼저 발표했다. 이후 유럽연합(EU) 항공당국인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보잉 737 맥스8과 맥스9 기종의 회원국 상공 비행을 금지하면서 운항을 중단한 나라가 크게 늘었다. 항공사 하나 이상이 보잉 737 맥스8 기종 운항을 중단한 국가도 다수다.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브라질·캐나다·에티오피아·멕시코·몽골·모로코·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자국 항공사뿐만 아니라 국내 창이공항으로 운항하는 외국 항공사에도 같은 조치를 내리고 이 기종의 영공 진입까지 차단했다. ━ 비용 절감 효과 내세워 인기몰이 세계에서 해당 기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도 결국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13일 오후 사망 사고가 발생한 737 맥스8 기종에 대해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동종 모델인 737 맥스9 기종의 운항도 함께 중단 조치했다. 캐나다도 같은 날 737 맥스8과 맥스9 기종의 이착륙과 캐나다 영공통과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세계 각국에서 ‘737 맥스 보이콧’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와중에도 미국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 때문에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졌고, 세계적인 ‘보잉 공포’가 증폭되자 뒤늦게 운항 중단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국내에서는 지난해 737 맥스8 기종 2대를 도입해 운항하던 이스타항공이 3월 13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지하기로 했다. 이튿날에는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올해 이 기종을 도입할 계획인 항공사들이 안전 확보 전까지 운항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국내에는 대한항공 6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항공 4대 등 보잉 737 맥스8 기종 14대가 들어올 예정이다. 올해 이후에도 737 맥스 8 도입 계획이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계약을 했다. 2022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대한항공도 2015년 50대(확정 30대, 옵션 20대) 구매계약을 맺었다. 티웨이항공도 2021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어인천은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보잉 737 맥스8은 보잉의 베스트셀러 737 시리즈의 차세대 항공기다. 기존 737 시리즈의 개량형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수요에 대응해 내놓은 중·단거리용 기종이다. 2017년 처음 도입한 이후 전 세계에서 371대가 운항하고 있으며, 항공사들로부터 인기가 좋아 이미 5000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 있다. 737 맥스 시리즈 덕분에 보잉사는 경쟁사인 유럽 에어버스를 누르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내에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기의 비결은 경제성이다. 보잉 737 맥스8은 비용 절감에 특화된 기종이다. 보잉에 따르면 이 기종의 기존 대비 운항거리가 1000km 더 길고 연료효율성이 14% 높다. 태울 수 있는 승객 수는 210명으로 어지간한 중대형기 수준이다. 연료비는 아끼고, 더 많은 승객을 더 멀리 태울 수 있다.또 항공사들이 기존에 보유한 737 기종과 조종사·정비·부품 호환성이 높아 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가령 민간항공사 조종사가 운항에 투입될 때는 해당 노선 운영 기체에 대한 교육 후 자격증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A350 노선에서는 이 기종의 조종 자격증이 필요한 식이다. 구형 기종을 완전히 새로운 기체로 변경하면 이에 따른 훈련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보잉은 새로운 기종을 제작하는 대신 이미 자격을 가진 조종사 숫자가 많은 737 모델을 개량하는 전략을 짠 것이다. 실제로 보잉은 B737 맥스 판매 과정에서 기존 737 자격증으로 그대로 운영할 수 있고 추가적인 훈련이 필요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B737 맥스8 한 대가 연간 400만 달러(약 44억원)의 비용을 절감해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 부산~싱가포르 신규 노선 차질 예상 이에 일각에서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구형 737 시리즈 하드웨어에 억지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점이 안전성 논란의 본질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조종사들이 최근 몇달 간 비행 중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제어 문제를 경험했다고 최소 5차례 이상 보고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가운데 2건은 조종특성방향체계(MCAS) 관련 기체 급강하 사례였다. 이번 에티오피아 사고에서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사고 때처럼 보잉이 이 기종에 새로 적용한 ‘조종특성상향시스템(MCAS)’의 오작동이 주요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는 이륙 직후 관제탑에 비행 통제에 문제가 있어 회항하기를 원한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 보잉사는 737 맥스 기종 전반에 대해 조종 제어 소프트웨어를 대폭 수정해 몇 주 내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연이은 사고와 안전에 대한 우려로 해당 기종을 도입하기로 한 국내 항공사들의 장밋빛 기대도 꺾일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국내에선 B737 맥스8 도입으로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했던 LCC가 중거리까지 사업을 확장해서 대형항공사(FSC)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또 국내 중·단거리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감안해 중거리 노선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대형기 운용에는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보잉 737-800의 개량형인 ‘737 맥스’ 도입을 통한 중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한 것이다.실제로 국토부는 지난 2월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부산~창이(싱가포르) 노선을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 배분했다. FSC가 독점했던 인천~싱가포르 노선 이후 16년 만에 생기는 싱가포르행 정기편을 운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 받은 항공사들은 이 노선에 보잉 737 맥스8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싱가포르 정부가 가장 강력한 운항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는 데다, 이번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대체 항공기 투입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단거리용 항공기로 대체해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할 경우 좌석 판매율이 100%에 육박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선 수익성 악화를 전망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B737 맥스8 도입을 앞둔 항공사들로서는 무작정 계약을 무를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기체 결함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항공 등처럼 도입 시점이 임박한 항공기는 위약금의 규모가 훨씬 커진다. 항공사들은 국토부의 명확한 방침이 나오기 전까진 자체적인 결정을 내릴 근거가 없어, 일단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고의 조사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라이언에어의 보잉기 추락 사고의 최종 결론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도입한 항공기를 기약 없이 격납고에 보관해둬야 할 상황에 몰렸다.그렇다고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기를 노선에 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항공기 안전에 대한 승객들의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걱정을 더 키우는 것은 사고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 분위기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직후에도 운항 지속 방침을 내세우자 트럼프 대통령과 보잉 간 유착 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방위산업체인 보잉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기체 결함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 식구 감싸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승객들이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 계약을 파기하지도, 기체를 계획대로 노선에 투입하지도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2013년에도 기체 결함으로 체면 구겨 보잉이 기체 결함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1월 16일에는 일본 야마구치 우베시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ANA항공 소속 보잉 787기가 배터리 결함으로 연기가 발생해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일본 국토교통성과 미국 연방항공국(FAA)도 운항을 중단 조치를 내렸다. 당시 안전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전 세계 항공사에 공급된 보잉 787 드림라이너 50대가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보잉사는 결함 해소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배터리를 재설계한 후에야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항 재개 후에도 카타르를 포함 미국·일본·영국 등지에서 6대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거나 비행이 취소됐고, 영국과 인도에서 각각 한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결국 2013년 11월 보잉은 다른 중대 결함이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국내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추락 사고로 잘 알려진 보잉777기도 비슷한 시기 엔진 결함이 확인된 바 있다. 2013년 2월 러시아 아에로플로트가 운행하던 777기에서 기어박스 내 기어가 분리되면서 운항 도중 엔진이 멈춘 적이 있고, 중국 에어차이나 소속 777기도 5월 초 똑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후 엔진 제작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성명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 사이 제조한 자사 777기 엔진의 기어박스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시인했다. 2013년 잇단 악재의 영향 속에 보잉은 2013년 항공기 수주 1위 자리를 에어버스에 넘겨주기도 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2019.03.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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