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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VC의 등장…2년 뒤엔 비룡 꿈꾼다[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벤처캐피탈(VC) 업계의 ‘비룡’을 꿈꾸는 회사가 있다. 이제 ‘첫 돌’이 막 지난 신생 VC 카익투벤처스의 얘기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카이트빌딩에서 만난 윤희경 카익투벤처스 대표는 “올해 상반기 잠룡이었다면, 하반기엔 현룡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한 번 더 도약하면 2025년에는 비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현재 카익투벤처스를 두고 잠행을 끝내고 세상에 나가 서서히 이름을 알리는 시기의 ‘현룡’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를 만나 추후 하늘을 나는 용 ‘비룡’이 되기 위한 투자전략과 약 1년간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작년 취임해 손수 직원 뽑고 사무실 꾸며 카익투벤처스는 부동산 개발사인 엠디엠그룹의 관계회사다. 그룹 내 한국자산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신기사 라이센스 활용을 위해 만들어졌다. 벤처투자 업계 호황기가 꺾이고 새로운 사이클 시작되는 때, 문주현 엠디엠(MDM)그룹 회장은 윤희경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윤 대표는 “회사 합류까지는 고민을 했는데 적절한 시기에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카익투벤처스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로 뻗을 수 있도록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활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윤 대표는 2022년 7월18일 취임했다. 그의 취임일은 곧 카익투벤처스의 창립기념일이다. 첫 출근 이후 윤 대표는 직접 사무실 인테리어를 꾸미고, 필요한 소품들을 집에서 가져왔다. 사무실 곳곳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함께 일할 직원을 뽑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카익투벤처스 투자팀은 윤 대표를 제외하고 총 3명인데, 주목할 점은 모두 VC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기업에서 전략투자를 하거나, 증권사, 컨설팅 및 운용사에서의 리서치 경험이 전부다. 윤 대표는 기존 VC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윤 대표는 “VC 경험이 있고 네트워킹을 통한 딜소싱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들도 면접을 봤지만, 그보다는 산업과 기업 펀더멘털 분석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팀으로 출발하는 것이 현재 업황에 접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뜻에 따라 같이 활동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시작을 했고, 같이 일해보니 역시나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윤 대표는 “직원 개인별로 엑시트(투자회수) 해본 경험이 없고, 경력이 많은 VC들하고 경쟁을 해야 되는데 트랙레코드가 없는 점은 단점”이라면서도 “우리 만의 강점을 살려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좀 더 탄탄하게 꾸려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표가 뽑은 직원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VC 업계에서 활동하는 인재들은 대부분 남성인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력구성이다. 윤 대표는 “처음부터 여성 인력들로만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아니었는데 기존 VC에서 돌아가는 레거시를 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직원들을 뽑게 된 것”이라며 “내년에는 직원 충원할 때, 다양성 또한 고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든든한 백 MDM과 9인의 어벤져스1974년생인 윤 대표는 지나온 경험들 속 맺어온 인연들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윤 대표는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받은 뒤 파로스캐피탈, 마이다스에셋 대체투자, 신영증권 등을 거치며 주로 리서치, 딜소싱, 펀드운용 업무를 맡았다.이후 윤 대표의 주된 경력은 2007년부터 근무한 슈로더그룹에서 쌓았다. 우선 윤 대표는 슈로더 아시아 주식투자팀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2014년부터는 슈로더코리아에서 코리아펀드 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2017년 슈로더캐피탈에서 코리아 PE/VC 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산업은행과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주현 회장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윤 대표의 경력은 VC 업무보단 주로 주식시장 내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문 회장은 이처럼 기업의 다양한 인사이트를 보고, 투자해왔던 윤 대표의 경험을 좋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두 사람은 VC를 통해 우리나라 벤처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도록 하는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데 뜻이 맞았다. 또한 윤 대표는 문 회장의 벤처정신과 맨손으로 시작해 MDM그룹을 일군 과정을 후배기업가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고 한다.신생 VC라면 겪는 자금조달의 문제도, MDM이라는 든든한 백 덕분에 비교적 쉽게 해결했다. 윤 대표는 “벤처캐피탈업계가 어려운 시기인데 저희는 매우 운좋게 시작을 한 것 같다”며 “좋은 딜을 소싱한 경우 그룹 쪽에서 앵커로 지원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카익투벤처스의 특별한 전략 중 하나인 ‘전문가팀’에서도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슈로더 근무 당시 윤 대표는 GLG, 가이드포인트와 같은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한 애널리스트였다. 이 서비스를 통해 윤 대표는 산업의 전문가와 미팅하고, 산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 해당 경험을 토대로 카익투벤처스 내에도 9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을 꾸렸다.전문가팀은 모빌리티, 헬스케어, 반도체, 핀테크 등 다양한 방면의 기업 대표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카익투벤처스가 투자할 기업을 발굴해내는 과정에서 관련 산업, 기업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식이다. 또는 전문가가 직접 투자기업을 추천하기도 한다.윤 대표는 “슈로더 근무 당시 전문가 서비스로 인연을 맺은 분을 카익투벤처스의 전문가 팀에 모시기도 했다”면서 “우리나라 다른 VC에는 없는 특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자문이라고 하면 그냥 이름만 올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는 정말 많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나는 그 날”카익투벤처스가 처음으로 투자를 한 곳은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다. 당시 파두의 구주를 32억원어치 사들였다. 두 번째는 희토류 영구자석 전문기업 성림첨단산업 구주에 17억원을 투자했다. 윤 대표는 “올해 2월, 팀을 꾸린지 3개월만에 여러 산업 스터디를 병행하면서 두개의 투자 건을 진행하는 동안 팀의 텐션이 엄청나게 올라가는 등 모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2월 말에 첫 두 딜을 클로징 한 뒤 직원들과 9명의 전문가팀이 다같이 모여 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지 회의하고 샴페인으로 서로 격려의 잔을 들었던 그 날은 다시 떠올려도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이후 카익투벤처스는 디지털헬스 분야기업 블루엠텍에도 30억원을 투자해 현재는 총 3개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고 곧 추가로 2개딜을 클로징 할 예정이다. 카익투벤처스 팀이 중요시하는 투자전략 중 하나는 ‘탑 다운’ 방식이다. 회의실 한 쪽 벽에 붙은 종이에는 다양한 산업매핑과 각 산업 내 밸류체인에 위치한 회사들이 나열돼 있다. 미팅을 진행했던 기업에는 빨간색 별표를 달았다.윤 대표는 “대체로 VC 업계에서의 투자는 심사역이 개별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을 가져오는 ‘바텀 업’의 방식이 많다”면서 “카익투벤처스는 기업들을 펼쳐놓은 이 마켓지도 안에서 회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전방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지 등을 분석하면서 투자검토 대상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회사 운영을 돌아보며 그간 프로젝트펀드로만 딜 검토를 하다보니, 좋은 기업을보고도 바로 투자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케이스들이 아쉽다고 말한다. 이에 카익투벤처스는 올해 하반기 3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프로젝트펀드 또한 올해 4분기 중 2건을 추가로 완료하면, 올해 계획한 윤 대표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아울러 윤 대표는 “저는 취임한 지 1년, 팀원들은 이제 10개월이 됐는데 그동안 상당히 빠른 러닝커브를 따라서 발전한 모습이 눈에 생생히 보인다”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며 매일매일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3.10.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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