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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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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연중 최저 수준 하락…한은 금통위 앞두고 관망세

경제일반

17일 원/달러 환율이 간밤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고,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전망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12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7.3원 내린 1,419.4원이다.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떨어진 1,416.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1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이는 주간 거래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420 수준이다.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밝혔다.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인해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연준이 물가와 성장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연준 풋'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은 금통위 결과와 이창용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주시하며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다만 전날 미 뉴욕증시 하락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되면 환율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7.36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02.11원)보다 4.75원 내렸다.

2025.04.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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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급락…트럼프發 대중 반도체 규제 직격탄 영향

글로벌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와 고율 관세 부과 영향으로 급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고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9.57p(-1.73%) 내린 39,669.39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0.91p(-2.24%) 내린 5,275.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16.01p(-3.07%) 빠진 16,307.16에 장을 마감했다.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제한 수위 강화 여파로 반도체·인공지능(AI)주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장 분위기가 종일 싸늘했다.그 여파로 AMD(-7.35%), ASML(-7.06%), 엔비디아(-6.87%), TSMC(-4.68%) 등 주가가 줄줄이 곤두박질쳤다. 애플(-3.89%)과 마이크로소프트(-3.66%)도 투자자 팔자 행렬에 뒷걸음질했다.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관세'에 대한 연준 의장의 경고 역시 시장엔 악재로 작용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에 거점을 둔 투자자문업체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파월 의장은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점을 확증하고 있다"며 "관세로 인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렸다.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미 동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3.61% 상승한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금 현물은 이날 한때 온스당 3,350달러선을 찍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금 선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355.10달러에 정산됐다.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약(弱)달러'는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값 오름세를 부추긴다.CNBC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미국 달러 지수는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4시 20분 전후 전장보다 0.84% 떨어진 99.37을 기록했다.ICE 달러 지수는 100을 기준점으로 두는데, 숫자가 작아질수록 달러 선호 또한 낮아진다고 해석된다.

2025.04.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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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유가 2% 상승…中·美 대신 캐나다산 원유 수입 확대

국제 경제

뉴욕유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 대신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이 시장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14달러(1.86%) 뛴 배럴당 62.4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18달러(1.82%) 상승한 배럴당 65.85달러에 마무리됐다.이날 시장 전반적으로는 위험 회피 심리가 강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른바 '연준 풋'에 대한 기대감을 꺾었고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 제한이 내려지면서 주가지수는 급락했다.통상 원유도 위험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위험 선호 심리가 약해지면 유가도 하향세를 보이곤 한다.하지만 국제유가는 이날 2% 가까이 뛰며 위험 자산 시장과 괴리를 보였다.이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캐나다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주요 외신에 따르면 3월에 중국은 캐나다 밴쿠버 근처 파이프라인 종점에서 출항한 캐나다산 원유를 730만 배럴 규모로 수입했다. 4월에는 해당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해졌다. 반면 미국산 원유 수입은 작년 6월 2900만 배럴에서 현재는 월 300만 배럴 수준까지 급감했다.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의 원유 수입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선 우세했다. 하지만 중국은 캐나다를 대안으로 삼고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에도 원유 수요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외신은 북미산 원유 흐름이 재편되는 분위기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략이 글로벌 경제와 전략 질서, 원유 공급망을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완화하면 경제 성장 전망의 하락세가 줄어들고 원유 수요 증가의 둔화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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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AI 기반 맞춤형 퇴직연금 플랫폼 ‘M-ROBO’ 출시

증권 일반

“엠-로보(M-ROBO)는 미래에셋의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운용 철학이 결합된 플랫폼입니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15일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RA) M-ROBO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퇴직연금 시장의 혁신은 적립금 규모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률 관리로 이어져야 한다”며 “M-ROBO는 누구나 손쉽고 체계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연금 2.0 시대’의 대표 해법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M-ROBO는 국내 종합 자산 운용사가 선보이는 최초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다.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의 ‘스탁스팟’ 그리고 미국의 ‘웰스 스팟’이라는 AI 운용사를 이미 운영을 하고 있다“며 “M-ROBO는 이제 한국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고 저희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한 AI 이용 기관들과 시너지를 내는 효과를 향후에 보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I 기반 퇴직연금 자산관리 전략과 함께 퇴직연금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투자자 대부분이 직접 운용에 부담을 느끼거나,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간접투자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간 수준의 투자 관심을 가진 이른바 ‘중관여 고객층’에 대한 전략이 부재하다”며 “이들을 위한 자동화된 맞춤형 솔루션으로 단순 자산배분을 넘어 ▲인출 전략 ▲수익률 최적화 ▲위험관리까지 포괄하는 통합 연금관리 시스템 M-ROBO를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손 대표는 “고액 자산가들만 누릴 수 있었던 서비스를 1인 연금투자자들도 M-ROBO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고도의 자산관리를 한다는 게 중요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철강업체 직원들에게는 평균적인 은퇴 연령, 급여 수준, 임금 상승률 등 변수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맞춰서 로보어드바이저로 집단화할 수도 있다”며 “M-ROBO는 장기적으로 콜렉티브 DC, 특정 유사 직군들을 통합해 운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까지 고도화해 향후 실제 서비스를 하기 위해 큰 방향을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퇴직연금 RA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는 검증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그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 운용을 지시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IRP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을 직접 지시해야 했으나 최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투자 일임업자의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을 지시하게 된다.특히 M-ROBO는 ▲투자자의 연령 ▲성향 ▲목표 수익률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자동 설계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동적으로 리밸런싱(자산 재배분)하는 AI 기반 연금관리 솔루션이다. 단순히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 운용 결정을 자동화해 연금계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BNK경남은행 ▲BNK부산은행 등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들과 제휴를 맺었다. 이달부터 각 사업자 퇴직연금 플랫폼을 통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 M-ROBO를 활용해 AI 기반 맞춤형 연금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 본부장은 “M-ROBO는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리스크 성향 ▲은퇴 시점 ▲시장 흐름 등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동적으로 조정하고, 자동 리밸런싱 기능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며 “모바일 기반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기존 수수료 구조 대비 비용 효율성을 제고해 연금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연금 선진국들을 고려하면 한국 역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퇴직연금 시장은 총 32조7000억달러 규모이다. 이 중 개인형 퇴직연금 시장(DC + IRA, 약 29조4000억 달러)의 약 5%가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되고 있다. DC형과 IRP는 사전에 퇴직급여가 확정된 확정급여(DB)형과 다르게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해 자산을 증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2025.04.15 17:00

3분 소요
원/달러 환율, 보합권…관세 우려 완화·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경제일반

15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1,424원 선을 중심으로 횡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시사 발언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0.1원 내린 1,424.0원으로 집계됐다.환율은 2.1원 내린 1,422.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줄여 횡보했다. 개장 후 10분 동안에도 여러 차례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시장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 자동차 업체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관세의 추가 면세 가능성을 시사했다.아울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면서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고조로 위험 선호 심리도 강화됐다.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관세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통화 완화에 무게를 뒀다.이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0.79%, 나스닥 종합지수는 0.64% 각각 상승했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867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00선을 밑돌고 있다.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3.76원이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99.23원보다 5.47원 하락한 수준이다.엔/달러 환율은 0.35엔 내린 143.16엔이다.

2025.04.15 10:15

2분 소요
경북 동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여행

경북 동해안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경북도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경북 동해안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고 14일 밝혔다.이번 지정으로 포항·경주·영덕·울진 동해안 일원(면적 2,693.69㎢)이 북한 백두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북도는 앞서 2017년 청송에 이어 두 번째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게 됐다.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역사·문화 자원과의 연계, 지역사회 협력,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정하는 제도다.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은 한반도 최대의 신생대 화석산지, 동아시아 지체구조 형성과 화성활동(magmatism)의 주요 흔적, 다채로운 지질 경관을 갖춘 지역으로, 학술적·교육적·관광적 가치가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현재 경북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2개소(청송, 경북 동해안)와 국가지질공원 4개소(울릉도·독도, 청송, 경북 동해안, 의성)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최다 규모다. 국가지질공원 후보지로 선정된 문경 역시 올해 인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이경곤 경북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지정은 2015년 국가지질공원 신청을 시작으로 10년간 경북도와 4개 시군, 지역 주민이 함께 쌓아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체계적인 보전과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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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은행 인가 ‘신호탄’...‘27년 만’ 카뱅, 태국 빗장 뚫을까

은행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시기 한국계 은행이 철수한 후 첫 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금융사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태국 가상은행(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출한다. 전통적인 일반 은행 라이선스 취득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 투자와 높은 규제 리스크를 피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디지털 뱅킹 방식으로 태국 시장에 첫발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이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인 ‘에스시비엑스’(SCBX)와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중앙은행에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올 상반기 내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신규 가상은행 인가 접수를 마친 이후 6~9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6월 중 신규 가상은행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 20% 이상 2대 주주 확보 예정이번 신규 가상은행 사업엔 5개 사업자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 중 3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SCBX와 중국 텐센트 산하 인터넷뱅크인 위뱅크 등이 손잡아 신규 선정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뱅크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기반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의 인터넷은행이다. 위챗에 익숙한 태국인들이 많아 앱(애플리케이션) 사용 패턴과 UI·UX(사용자환경·경험) 정보 등 태국 현지화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또 중국이 태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태국인 수가 많아 중국 기업이 고객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태국에 거주 중인 중국계 태국인 수는 약 700만명으로, 전체 태국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SCBX가 태국 왕실이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라는 점도 인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SCBX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로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SCB을 포함해 카드X, 이노베스트X 증권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데 SCB는 아시아 10위권에 랭크돼 있는 대형 은행이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와 증권 등 비금융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어 다른 금융사와의 협업도 노릴 수 있다. 단독 진출은 아니지만 카카오뱅크가 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은행의 태국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카오뱅크는 전략적투자자(SI)로 가상은행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합작 은행 설립 후에는 국내에서 쌓은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노하우를 태국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태국 금융시장에 빠르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태국 가상은행의 경우 상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리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국내 금융회사의 태국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024년 2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태국을 방문, 가상은행 도입과 한국 금융회사의 참여에 협조를 요청했다.카카오뱅크는 태국 시장 진출에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성공 경험을 쌓았다. 동남아 지역은 비대면 금융 수요가 많지만 아직 서비스나 환경이 불충분해 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에서다. 동남아 플랫폼 기업 그랩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설립에 참여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10.05%를 보유하고 있다.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지 2개월 만에 고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자문 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의 금융 환경이 국내와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슈퍼뱅크 론칭 이후 기존 인니의 어떤 디지털 뱅크 사업자보다도 빠른 시일 안에 여신과 수신, 고객 수 세가지 측면에서 빠른 성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랩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고, 카카오뱅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혁신 서비스를 슈퍼뱅크의 신규 상품에 이식한 것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성장 전략을 태국에서는 보다 확장적으로 적용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태국에서도 가상은행 라이선스를 성공적으로 취득한다면 인니에서의 접근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론트엔드 구성부터, 앱 개발 자체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뱅크에 대한 제도 정비와 혁신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카카오뱅크의 진출은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다”고 평가했다.카카오뱅크의 태국 내 가상은행 인가 심사 결과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인가를 획득할 경우 카카오뱅크는 태국 내 최초의 한국계 디지털 은행으로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태국 현지에 한국계 은행 진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현지 주요 금융지주사와 손잡고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양 사의 제휴는 태국 금융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태국 내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5.04.14 07:00

4분 소요
오늘 태어난 아이는 60년 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지난 3월 20일, 국회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각각 13%, 43%로 인상하는 모수조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역대 세 번째 국민연금 개혁이며, 노무현 정부의 개혁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이번 개혁을 통해 2055년으로 예상됐던 기금고갈을 10~15년가량 늦췄고, 소득대체율 역시 인상해 재정안정과 소득보장의 균형을 찾으려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설명이다. 개혁안 통과 직후, 거물급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미뤄졌던 연금개혁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고 다수의 전문가도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평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회 통과 직후 이뤄졌던 여론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반면, 2030세대의 반응은 아주 냉랭하다. 소득보장론자 vs 재정안정론자 이번 연금개혁을 이해하려면 노무현 정부 당시 연금개혁을 되짚어봐야한다. 2007년 연금개혁의 주인공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총대’를 맨 유시민 복지부장관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에 소득대체율이 60%였다. 본격적으로 저출산이 본격화되던 시점, 국민연금이 지속 불가능한 것은 누가 봐도 명약관화했다. 유 전 장관은 ‘낸 만큼 받는’ 연금제도를 만들고자 했다. 보험료 15.9%에 소득대체율 50%로 모수조정을 하는 것이 최초 개혁안의 골자였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그의 개혁안을 거세게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보험료는 9%로 유지하되, 소득대체율만 향후 20년에 걸쳐 40%까지 삭감하는 미완의 개혁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기금고갈까지 15~20년 가량의 시간을 추가로 벌게 됐다.그 과정에서 이후 18년간 연금개혁의 주역이 될 두 전문가 집단이 탄생한다. 소득보장론자와 재정안정론자다. 소득보장론자는 소득대체율이 삭감된 것을 심각한 문제로 봤다. 소득대체율이 40%로 유지되면 심각한 노후빈곤이 해소될 수 없다고 인식했다. 소득대체율을 이상적으로는 60%까지, 그게 어려우면 최소 50%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재정안정론자는 개혁 후에도 수지균형이 달성되지 않아 기금이 여전히 고갈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소득대체율을 추가로 삭감하거나, 아니면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그 후 18년간의 연금개혁 논의는 소득보장론자와 재정안정론자의 힘겨루기로 정리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진보의 소득보장과 보수의 재정안정이라는 이념적 대치 상태로 논의 구조가 진화했고, 정권이 바뀌며 공수가 바뀔 뿐 평행선을 달리는 고착구조는 풀리지 않았다. 논의가 길어지며 소득보장도, 재정안정도 점차 멀어져갔다.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였다. 전문가 집단의 합의는 불가능한 것이 명백해지자, 진보와 보수는 국민들에게 소득보장과 재정안정 중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 4월, KBS에서 전국에 생방송된 공론화위원회가 그것이다. 여러 의제가 있었지만, 핵심은 소득보장안, 즉 ‘더 내고 더 받기’(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와 재정안정안, 즉 ‘더 내고 그대로 받기’(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의 선택이었다. 500명의 국민대표는 ‘더 내고 더 받기’안에 56%의 지지를 보내며 소득보장론자의 손을 들어줬다. 법안 통과 전 연금개혁 논의가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보험료율 13%에 대한 양당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고, 공론화위원회 결과에 따라 소득대체율 인상은 기정사실인 상태에서, 그 수치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있었다. 공론화위원회 이후 1년가량의 ‘밀당’이 있은 후 ‘1343 개혁’(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가 양당의 합의하에 통과됐다. ‘2007년 체제’의 형성 이후 18년간의 논쟁의 종지부를 거대양당이 절충하는 모양새로 이끌어 낸 셈이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연금은 지급된다?법안 통과 직후 반응은 진영별로 극명하게 갈린다. 진보 진영에서는 공론화위원회의 지지를 받은 50% 소득대체율에서 후퇴한 개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고, 보수 진영에서는 기금고갈을 해소하지 못했는데 소득대체율을 올린 것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진보-보수간 차이보다는 세대간 인식의 간극이 훨씬 더 커 보인다. 2030을 중심으로 어차피 기금고갈이 되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데, 소득대체율을 올려 미래세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이러한 젊은 세대의 분노에 이번 개혁안에는 국가의 지급보장이 담겼고, 따라서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연금은 지급될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기금이 고갈됐다고 연금급여 지급이 완전히 고갈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경제가 파탄 난 우크라이나도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하지만 보험료를 걷을 때 약속했던 급여를 모두 받을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약속했던 급여를 소급해 삭감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공무원연금이 그렇다. 1960년에 도입된 공무원연금은 2001년 기금이 고갈됐다. 악화되는 공무원연금 재정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 박근혜 정부는 기여금을 인상하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에 해당하는 지급률을 삭감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후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국민연금 가입자의 2배를 내고 1.7배만을 받게 됐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주어지는 퇴직연금이 공무원에게는 없는 것을 감안하면, 젊은 공무원들이 국민연금에 가입시켜 달라는 볼멘소리를 내는 건 당연하다.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건 젊은 공무원들만이 아니다. 이미 은퇴해 연금을 받고 있던 기존 공무원연금 수급자들도 급여를 소급삭감 당했다. 물가상승률 연동 급여인상분을 5년간 동결하는 방식이었다. 크게 악화된 연금제도를 받아든 젊은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함이기도 했고, 악화된 재정을 일부나마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기금이 고갈돼도 연금이 제대로 지급되는 건 앞 세대보다 다음 세대의 인구가 많고 더 부유할 때만 성립한다. 기금이 없어도 연금제도는 유지된다는 인식은 대부분의 국가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20세기엔 유효했다. 공적연금이 앞 세대를 뒤 세대가 부양하는 제도라는 인식 역시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 기반한다.하지만 인간이 만든 사회적 제도 중 ‘원래 그런 것’은 없다. 노예제도가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고, 참정권이 남성에게만 주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화하면 그에 맞춰 제도 역시 바뀌어야만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후세대가 앞 세대보다 인구가 많고 더 부유한 것은 더 이상 참이 아니다.기금이 고갈돼도 국가가 존재하는 한 연금은 지급된다는 주장 자체는 참(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약속된 연금을 제대로 다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오늘 태어난 아이가 국민연금에 기여하려면 최소 18년,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이 느린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면 30년 가까이 걸린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2050년대의 인구구조는 2025년 현 시점 확정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기금이 고갈돼도 정부의 지급보장이 있으니 급여를 못 받을 일은 없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지급보장이 없어도 상황이 되면 급여는 제대로 지급되며, 지급보장이 있어도 상황이 안 되면 약속된 연금을 받기 어렵다. 공무원연금 역시 지급보장이 이미 법제화돼 있었음에도 기은퇴자 급여의 소급삭감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국민연금의 원가와 1700조원의 미적립부채국민연금을 낸만큼만 받아가면 어떨까. 젊은 시절 낸 보험료에 기금운용수익률만큼을 더한 수준만 은퇴 이후 받아가면 다음 세대에 미움을 받을 일도, 앞 세대를 미워할 일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낸 만큼만 받아가는 국민연금의 보험료, 즉 ‘똔똔’이 되는 국민연금의 ‘원가’는 얼마일까?가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적인 수명과 지난 40여년간의 기금운용수익률 수준을 상정하면 보험료 1%당 소득대체율 3.3% 정도가 수지균형이다. 따라서 13% 보험료율에 걸맞은 소득대체율은 43% 전후다.수리적인 관점에서 1343 개혁의 가장 큰 함의는 개혁 이후엔 수지균형이 달성된다는 점이다. 개혁 이후엔 낸 만큼 받아가는 셈이니 뒤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지도, 앞 세대의 빚을 갚아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는 기금이 영속되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명제다. 낸 것보다 많이 받는 제도를 38년간 유지했기에 모자란 금액이 있다. 이를 미적립부채라 부른다. 이 금액은 1700조원에 이른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는 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빚에는 이자가 붙어 불어나는 법이다.미적립부채 해소 없이는 시간의 문제일 뿐 보험료를 추가로 인상하거나, 연금급여를 삭감하거나, 아니면 둘 다 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젊은 세대가 갖는 불만은 정당하다. 2030세대, 나아가 그 다음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물려주기 위한 핵심과제는 바로 미적립부채 해소다. 자동조정장치 vs 선제적 국고투입큰 빚을 갚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원금을 탕감받거나, 아니면 최대한 빨리 조금씩 갚아가거나. 1343 개혁 이후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연금특위가 첫발을 내딛은 현시점에 미적립부채 해소를 위해 제안된 방식은 ‘자동조정장치’와 ‘선제적 국고투입’ 두 가지다. 자동조정장치는 2024년 9월, 정부가 제안한 연금개혁안에 담긴 내용이다. 국민연금은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막기 위해 급여를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인상해 준다. 자동조정장치는 이를 없애거나 줄임으로써 연금급여 총액을 실질적으로 소급하여 삭감하는 것이다. 발동시점과 삭감 폭을 적절히 조합하면 기성세대의 삭감 폭을 미래세대의 삭감 폭보다 크게 할 수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한 바는 없지만, 지난 2024년 복지부 국감에서 흘러나온 자료를 보면 10-20%가량 삭감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금고갈 시점을 2080년대 중반까지 늦출 수 있다.선제적 국고투입은 필자가 21대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으로 제안한 것이 최초다. 통상 모수 조합을 따와 ‘416안’이라 불린다. 416안의 핵심 아이디어는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재정을 일부 국민연금으로 돌려 미적립부채를 선제적으로 해소함으로써 국민연금 기금고갈을 영원히 막자는 것이다.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체계는 국민연금만 있는 게 아니다. 올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하위 70%에게 34만원 가량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데, 본인이 기여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개념인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전액 재정으로 지급된다. 2024년 기준, 기초연금은 GDP(경제총생산) 1%에 해당하는 24조원이 지급됐다. 같은 해, 국민연금 지급총액이 44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기초연금 규모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향후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기초연금에 GDP 2%를 넘는 수준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기초연금은 2007년 노무현 정부의 개혁 때 도입됐는데, 당시 국민연금 가입률도 낮고, 수급액도 적어 극심한 빈곤에 시달렸던 노인세대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장을 해주자는 취지였다. 최초 10만원씩 지급됐던 기초연금은 대선을 몇 번 거치며 크게 올랐고, 기초연금이 국민연금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기초연금 도입 후 20여년 가까이 흐른 지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충분히 긴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했다. 가난했던 2007년의 노인과 달리, 2025년의 노인은 젊은 세대보다 부유하다. 그리고 “젊은 노인”의 빈곤율은 주택연금 수령을 가정하면 전체 인구의 빈곤율보다 높지 않다. 미적립부채 해소를 위해서는 2030년부터 GDP 1%씩을 투입해야 한다. 재정여력이 충분하면 기초연금 조정 없이 국민연금에 재정투입을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가의 재정여력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재원을 확보하지 않고 선제적 재정투입을 주장하는 건 공염불이다. 다행히도 국민연금 제도가 자리잡으며 앞으로 은퇴할 세대의 기초연금을 일부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 이미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1960년생과 그 앞 세대는 그대로 하위 70%에게 지급하되, 2026년에 은퇴하는 세대부터 그 대상을 조금씩 축소하여 장기적으로 노후빈곤선 이하에게 지급한다면, 지급액을 40만원으로 인상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절감되는 재정이 GDP 1%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를 국민연금에 투입하면 세금을 더 걷지 않고도 거의 대부분의 재정 문제가 해소된다. 필자가 주장하는 선제적 재정투입은, 이제까지 노인에게만 활용됐던 국가재정의 일부를 미래세대를 위해 기금에 적립해 주자는 것이다.남은 과제는...‘불편한 현실’ 직시해야앞으로 있을 구조개혁 논의는 1700조원의 미적립부채가 쌓였다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탐색돼야만 한다. 필자가 선제적 재정투입을 주장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민연금이 강제가입 제도이므로 국가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다는 개인적인 가치관에 기반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통한 연금급여 소급삭감보다는 사회적 합의가 더 쉬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만 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일 뿐,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 기수급자와 미래세대를 포함하여 급여를 삭감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라면 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옳다. 합의가 되지 않아 구조개혁이 늦어진다면 그 부담은 오롯히 미래세대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1343 개혁의 평가는 구조개혁 논의가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달려있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이든 선제적 국고투입이든,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고 미적립부채를 해소한다면 1343은 성공한 개혁이 된다. 하지만 ‘2007년 체제’를 극복하지 않고 과거 18년 동안의 논쟁을 반복하는 현실과 괴리된 이념적 논쟁이 지속된다면 젊은 세대의 불안은 현실이 된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김우창 교수는_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영과학 및 금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현재 카이스트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SSCI 국제학술지 Quantitative Finance 편집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외이사, 제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주요연구분야는 금융공학, 인공지능, 최적화다.

2025.04.13 10:00

9분 소요
비트코인, 관세전쟁에 8만 달러 붕괴…가상자산 전반 급락세

가상화폐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격화 여파로, 비트코인이 8만 달러선 아래로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7시 15분(서부 오후 4시 1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7만9440달러(1억1550만원)에 거래됐다.24시간 전보다 4.27% 떨어진 수준이다.비트코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급등, 8만 달러선을 회복하며 8만3000달러대까지 뛰어올랐다.그러나 이날에는 미·중 간 관세 전쟁 격화로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렸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왔다.이와 함께 관세 유예 조치 발표 이후 4.26%까지 낮아졌던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4.40%를 넘어가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가상화폐 자동거래 플랫폼 코인패널의 수석 전문가 키릴 크레토프는 "거시경제 전망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며 "지금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환경이며, 단 한 줄의 헤드라인이 시장 심리를 순식간에 뒤흔들 수 있다"고 짚었다.이어 "현재 시장을 흔드는 핵심 변수는 무역 정책"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상황이 악화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현재의 시장 흐름 역시 틀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8.93% 급락한 1521달러를 나타냈고, 엑스알피(리플)는 4.78% 하락한 1.96달러를 기록하며 2달러선 아래로 내려왔다.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각각 5.36%와 4.56% 떨어진 112달러와 0.15달러를 나타냈다.

2025.04.11 11:00

2분 소요
원/달러 환율, 달러 약세에 하락…장 초반 1,450원대 진입

경제일반

11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초반으로 하락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5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1.1원 하락한 1,455.3원이다.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린 1,454.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28% 하락한 100.309 수준이다.미국 물가가 크게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다.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2월 상승률(2.8%)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진데다가, 2021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미·중 관세전쟁 고조로 달러화 자산 투자 심리도 악화했다.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신규 관세율이 앞서 발표한 125%에 합성마약 펜타닐 대응 관련 관세 20%를 더해 총 145%라고 확인했다.다만 위험회피 심리 확산, 수입업체 저가 매수 수요는 환율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6.38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92.17원보다 24.21원 뛰었다.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5% 내린 143.170엔이다.

2025.04.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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