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도 부동산'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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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의 세수 오차가 60조원에 육박한 원인을 두고 '부동산 시장 전망 오판' 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부가 "경기회복에 따른 세수 개선세에 따라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상세브리핑을 갖고 "초과세수는 부동산 시장 영향을 받는 양도세나 증여세 부분이 커진 부분도 있지만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법인세, 부가세, 근로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으로 (초과세수 규모에 미친 영향이) 70% 정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초과세수 규모는 약 2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가 기존에 밝혔던 초과세수 규모인 19조원에 더해 또 10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이미 세수가 예상보다 더 들어와 세입경정한 액수(31조5000억원)까지 더하면 정부 예측대비 60조원 이상의 오차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전날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세목별 국세수입 실적 자료를 근거로 본예산 대비 실적 증가율이 가장 높은 세목이 '양도소득세'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양도세, 상증세,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급증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며 “증권거래세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집을 구매하지 못하니 주식에 자금이 몰렸기 때문에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역대급 세수 추계 오차의 주원인이 실패한 부동산 정책인 것이 분명한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세수 추계 오차는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법인세 증가도 결국은 코로나 위기를 잘 견뎌낸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 덕분이지 정부의 정책 효과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2.01.21 11:47
2분 소요
지난해 60조원에 달하는 초과세수가 발생할 정도로 세수 추계가 엇나간 것은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양도소득세(양도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부동산 관련 세목이 정부의 예측보다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20일 국민의힘 부동산공시가격센터장을 맡은 유경준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21년 11월 기준 세목별 국세수입 실적 자료에 따르면, 양도소득세가 본예산 대비 실적 증가율이 가장 높은 세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기재부)는 본예산 편성 때 지난해 양도세수를 16조8857억원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까지 양도세 34조3761억원을 걷으며 17조4904억원을 더 걷었다. 세금징수 실적이 본예산 예측치의 2배를 넘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징수금액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걷은 전체 양도세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상속·증여세는 본예산 때 9조999억원을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해 11월까지 본예산의 약 1.5배인 14조459억원을 걷었다. 종부세는 본예산이 5조1138억원, 11월 말까지 징수액은 1조4788억원이었다. 종부세 납부는 12월에 이뤄지기에 세수가 적게 나타났다. 그러나 유 의원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고지액은 8조5681억원으로 본예산의 1.7배 수준이다. 증권거래세는 본예산 5조861억원, 징수금액은 9조4499억원으로 걷어간 세금이 본예산의 2배 가까이 된다. 법인세는 본예산 53조3054억원의 1.3배인 68조7847억원을 징수했다. 근로소득세는 본예산 46조6706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46조3036억원을 걷었다. 유 의원은 “양도세·상속증여세·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급증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며 “증권거래세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집을 구매하지 못하니 주식에 자금이 몰렸기 때문에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역대급 세수추계 오차의 주 원인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인데도 문 대통령은 ‘세수추계 오차는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법인세 증가도 정부 예측보다 코로나 사태 위기를 잘 견딘 기업들의 노력의 결과이지, 정부의 정책 효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청와대는 초과 세수 배경으로 경제 활성화를 지목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자리에서 세수 예측 문제를 두고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기업의 이익과 수출입·고용 등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라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기재부만 세수 추계에 오류를 낸 것이 아니라 다른 연구기관들도 비슷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다”며 “불확실성이 큰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가 어떻게 될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1.20 16:55
2분 소요![[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 (32)] 투자와 투기의 갈림길 당신의 선택은](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2949993309_q8Ym54tF_01.353x220.0.jpg)
철저한 분산투자 강조한 윌리엄 샤프의 재무설계이론... 위험과 수익률 고루 고려해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 영국의 도박사이트 베트페어 보도자료에 따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 중 67% 이상이 트럼프의 당선에 베팅했다고 한다. 브렉시트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트럼프에 다시 돈을 걸어 돈을 벌었다. 지난 6월 23일 치러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당시 도박사이트에서 80%의 확률로 부결될 것으로 예측됐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작았으므로 여기에 돈을 건 사람들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도 브렉시트 부결과 비슷한 80% 수준으로 예측됐지만 브렉시트 때처럼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에 베팅한 이들은 한몫을 쥘 수 있었다. 주식시장은 어떠했나? 이 역시 브렉시트 때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공포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나름의 보상을 받았다. ━ 원칙을 실천하는 게 중요 이번 미국 대선과 관련된 판돈은 역대 최고치였다고 추정된다. 액수가 적은 개미들은 승산이 낮은 쪽(트럼프)에 훨씬 많고, 액수가 큰 베팅은 승산이 높은 쪽(힐러리)에 있다는 점이 브렉시트 때와 유사했다. 한 도박사이트에서 개인 중 약 70%는 트럼프에 돈을 걸었으나, 전체 판돈의 74%는 힐러리에게 쏠렸다. 트럼프의 당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장면을 생각하며 투기와 투자에 대해 생각해 본다. 투기로 몇 번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한 번의 실패로 패가망신 하는 게 인생의 교훈이기에 소신 있는 투자 철학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개인의 은퇴 재무설계와 관련해 더욱 빛을 발한다. 199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샤프는 “개인의 노후를 국가와 기업이 책임 지던 시절은 끝났다”며 “이제 개인이 안정된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자식에게 투자해서 효를 다할 것을 생각하기에는 그들도 밥 벌어 먹기 힘든 세상이 되었기에 나이 들어 자식에게 기대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일지도 모르겠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금에만 의존해서 재무설계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바람직한 투자의 원칙을 생각해 보는 게 가장 기본적인 경제교육이라 하겠다.서점에는 수많은 재테크 책이 넘친다. 몇몇 투자의 고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안전자산에 투자한 경우에 그건 그냥 미래를 위해 묻어둔 자금으로 생각하고 아예 쳐다보지 말자고 누군가는 말한다. 미래의 인내와 현재의 유혹이 싸우면 현재가 이긴다는 관점에서의 이야기다. 많은 이들은 보험을 들었다가 충동적으로 해약하고 퇴직금도 중간정산해서 소비해 버린다. 그냥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쳐다보지 않으면 노후에 상당한 돈이 될 것이다, 윌리엄 샤프의 이야기를 하면 또 누군가가 시시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는 바람직한 노년을 보내려면 ‘더 많이 저축하고 덜 소비할 것’ ‘은퇴시기를 늦출 것’ ‘투자수익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대상을 찾아 과감히 투자할 것’을 주장한다, 어떤 주식을 콕 하나 찍어 달라는 사람에게는 공자님 말씀이라고 여겨 실망감을 표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서점에 넘치는 주식·채권·부동산 책이 이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기에 충실한 투자의 원칙을 견지하며 무엇보다 그렇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화끈한 한판을 주장하는 투자가들에게 샤프의 주장은 미적지근한 이론으로 치부될 수 있다. 인정한다. 샤프는 시장의 흐름을 좇는 수익이나 그저 남들 오른 만큼의 투자를 권하는 안전 지향적 유형의 투자가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에 연동되는 상품이 있다고 하자. 이런 인덱스 펀드는 샤프의 철학을 담고 있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다면 재테크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냥 펀드를 내버려 두고 저 푸른 초원을 거닐어 봐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여가를 마음껏 즐기세요. 본인의 돈으로 투자한 것이라면 말이에요. 한 주식이 내려도 다른 주식이 오르거나 통화 표시가 다른 채권과 주식으로 어느 정도 위험을 분산하면 밤에 잠을 편히 잘 수 있잖아요.”그가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인덱스 펀드는 특정 지수의 궤적을 따른다. 보통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의 비율대로 투자 바스켓을 짜서 운용한다. 효율적인 시장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의 등락이 있겠지만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그러하고 박스권에 갇힌 형국인 코스피 지수도 길게 보면 지금까지 상승 흐름이었다. 물론 몇 년째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조롱을 받는 건 코스피에 투자하는 인덱스 투자자도 화가 나는 현상이다. 물론 더 높은 위험을 무릅쓰고 인덱스처럼 패시브한 펀드가 아닌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액티브 펀드를 살 수도 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주관에 따라 시장수익률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편입한다. 그런데 긴 역사를 보고 인덱스 펀드와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하면 어떨까? 미국의 사례 연구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가운데 2~3%만이 S&P500 지수 수익률을 초과했다고 한다. 샤프는 이렇게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액티브 펀드보다 수수료도 싼 인덱스 펀드에 가입해 절감되는 금액만큼을 추가로 투자해 보세요. 복리의 효과까지 더해지면 장기 투자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으로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 인덱스 투자자 심심하다고? 샤프에게 경제이론가의 지성의 향기뿐만 아니라 행동하는 재무설계자의 실천적 향기가 나는 것은 그가 실제로 자신의 전 재산을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시장수익률만 얻어도 훌륭한 투자가라는 겸손의 미덕이 그래서 느껴진다.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수학적으로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워요. 인덱스 투자가 심심하다고요? 네, 맞아요. 인덱스 펀드는 시장을 선도하는 종목을 사냥하는 흥분을 안겨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삶이 롤러코스터일 때 멀미가 나잖아요. 인덱스도 시장이 크게 등락할 때 결코 안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인생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듯이 길게 보고 투자하세요. 낮은 비용으로 지속적으로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게 안정적인 삶을 위해 좋지 않을까요? 투자하며 건강을 해치면 곤란하잖아요.”인덱스 펀드와 직접 투자의 장점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가 그래서 인기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이 펀드는 개별종목처럼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다. 물론 잦은 매매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나 요즘 같은 박스피 상황에서는 지수의 어느 구간에 사서 어느 구간에 팔 수 있어 상당히 인기가 있다. 증권거래세도 면제되고 운용보수도 인덱스 펀드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사고파는 시점이 항상 맞을까? 그건 정말 의문이다.샤프에게 펀드를 고를 때 뭘 참조해 고를 수 있을까 물어 보면 이런 대답을 할 수도 있겠다. “높은 샤프 지수(Sharpe Index)를 기록하는 펀드가 참고는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전년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금년도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요? 다년 간에 걸쳐 샤프지수가 정규분포를 이뤘다면 의미가 있겠네요. 한 해의 운발이 아닌 다년 간의 노련함을 느껴야지요.”동일한 성과를 거둔 포트폴리오라도 성과 척도에 따라 서열이 달라질 수 있다. 주식이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해서 주식 투자가 더 나은 투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주식의 가격 변동폭은 채권보다 더 크기 때문에 위험에 맞는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수준이 서로 다른 투자 성과를 비교하려면 같은 위험을 갖는 자산에 투자된 다른 포트폴리오의 성과에 대비해 상대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 샤프 지수도 그런 분석의 지표다. 샤프 지수가 높을수록 위험 조정 후 성과가 좋다는 뜻이며, 비율이 낮으면 성과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1년간 수익률이 20%인 A펀드와 10%인 B펀드가 있다. 언뜻 보면 A펀드가 더 좋아 보이나 만약 위험 수준이 A가 B보다 4배 높다면 오히려 B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 위험도와 펀드의 수익률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기 때문이다. ━ 수익률이 두 배 높은데 위험은 네 배 높다면? 샤프 지수는 투자수익률에서 국공채 등 무위험 자산의 수익률을 뺀 값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이다. 유사 개념으로 정보비율(Information ratio)을 사용하는데, 벤치마크 수익률로 국공채 대신 S&P500이나 코스피200 수익률을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코스피가 20% 오르고 내가 산 펀드가 30% 올랐다 하자. 그리고 나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에서 코스피의 월간 수익률을 뺀 값의 표준편차가 5%라고 하자. 그러면 정보비율은 (0.3-0.2)를 표준편차(0.05x루트12)로 나눈 것으로 계산하면 약 0.57이 된다. 여기서 분모는 수익률을, 분자는 위험도를 나타낸다. 투자를 고려할 때는 수익률과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샤프 지수나 정보비율이 0 이상이어야 투자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있고 1 이상이면 상당히 괜찮은 투자다. 위험보다 수익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 아닌가? 물론 샤프 지수나 정보 비율을 사용해서 펀드를 평가하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익률 분포가 정규분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투자 대상이어야 한다. 작은 수익을 계속 내다 한 번 크게 잃는 투자의 경우에는 샤프 지수로 판단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펀드의 만기가 대부분 1년 이내이고, 주식의 변동성이 높아 위험성이 크다면 그 값이 0.5를 넘기 어렵다. 샤프의 다른 명언을 상기해 보자. “몇몇 투자 상품은 다른 상품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품은 어떤 상품인가? 이런 상품은 대체로 시황이 나쁠 때 가장 나쁜 수익률을 보일 상품이다.”그의 말을 들으니 약장사에게 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지 않나? 인덱스 펀드의 구성은 다양하다. 그래서 그의 투자 철학은 ‘분산, 분산, 분산투자하라’로 요약된다. 자산군 내에서, 자산군 간에서, 지역별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수익률의 관점에서 그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주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위험이 좌우되는 게 아니라 위험은 얼마나 주식을 잘 고르냐에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케인스는 위험 측면에서 확신하지 못하는 여러 분야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보다 확신하는 소수의 종목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샤프의 주장과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케인스도 그러한 확신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그래서 주식 수가 아니라 위험을 분산하도록 바스켓을 짜는 게 여전히 중요하고, 이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는 것이다.투자의 대가들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회사 중 가장 좋은 기업 몇 개 정도만 보유하고 거래를 최대한 적게 한다.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오래 들고 재투자하는 것이다. 이들은 분산투자가 아닌 이른바 집중투자를 한다. 하긴 불황기에는 물 반, 고기 반으로 투자할 종목이 많고 호황기에는 투자할 종목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호황기에는 너도 나도 주식을 하기에 상투일까 겁에 질릴 수 있다. 남들이 공포에 질린 시기에 우량 주를 사서 집중투자해 성공한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볼 수 있다. 케인스가 밝히듯이 집중투자의 핵심은 좋은 종목을 발굴해서 오래 들고 있는 것이다. 좋은 종목이란 장기적으로 전망한 내재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싼 것이다. 그 역시 이런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더라도 가능하면 위험이 상쇄되도록 위험을 다각화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 투자에서는 인내가 필요하다.장기적으로 내가 맞을 수 있는데 단기적으로 내 예상과 달리 손실이 발생하는 건 엄청난 고통이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당신이 집중투자를 해서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강력한 확신을 가질 정도로 철저한 분석을 해야 한다. 그 분석이 제대로 맞을 때까지 흔들림이 없이 본인이 분석하고 판단한 바를 밀고 나갈 수 있어야 성공한 투자가가 되는 것이다.집중투자를 분산투자처럼 강력히 권할 수 없는 건 왜일까? 집중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집중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케인스 역시 집중투자를 강조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지식이 부족하다면 최대한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워런 버핏 역시 “자신감 넘치는 투자 전문가에게는 과감한 투자를 권하겠다. 그러나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는 철저한 분산 투자를 권한다“고 주장했다. 샤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집중투자를 하는 사람은 큰 변동성에 노출되기 쉽다. 시장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하회할 수도 있다. 당신이 오늘밤 잠 못 이룬다면 투자자로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케인스는 런던이 포격을 당하고 미국이 참전을 꺼리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주식을 보유했다. 당신은 그런 배짱과 인내력을 가지고 있나? 누군가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도 낮잠을 즐긴 윈스턴 처칠을 생각하듯 그런 성향이나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야 집중투자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 런던에 포탄 떨어질 때도 주식 보유한 케인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알짜 정보를 찾아 흙 속의 진주를 찾을 분석력이 있나. 소음과 신호를 구별하는 명석한 투자가가 아니라면 우리는 샤프의 분산투자 철학을 받아들여도 무방하다고 본다. 그게 수익률을 높이는 게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정도에 그치더라도 건강을 해치며 가산을 탕진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자, 가만히 눈을 감고 울림이 있는 투자가들의 명언을 생각해 보자. 모든 주식 투자가가 자신은 시장에서 돈을 벌 것이라고 과신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식을 살 때는 과신하고 주식을 팔 때는 소심해진다. 그래서 의사결정도 비합리적이게 된다. 우리가 분산할 것은 금융자산만이 아니라 총자산이며 우리 스스로에 대해 투자할 시간도 가져야 한다. ‘나’라는 몸뚱이가 제대로 된 투자처 자체라면 그깟 금융자산 몇 푼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있을까? 손가락만 빨고 있어도 곤란하겠지만 그만둘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인생이니까.윌리엄 샤프(William Sharpe, 1934년 6월~): 미국의 경제학자로 보스톤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금융경제학과 재무관리 방법론의 권위자로 증권가격이 위험과 잠재수익을 반영하는 방법을 밝힌 ‘자본자산 가격 결정모형’이라는 금융이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위험자산의 시장가격 형성이 위험자산과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사이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밝혀냈다. 샤프는 자본시장의 균형에 관한 이론 개발을 통해 기업 재무관리방법론에 기여한 공로로 199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 있다.
2016.11.20 09:26
9분 소요![[Riches] 배당투자로 따뜻한 겨울 보낸다](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5/ecn28180124.353x220.0.jpg)
서울 역삼동에 거주하는 사업가 A씨는 해마다 연말이면 배당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 연말까지만 보유한다. 배당금만 받고 주식은 길게 보유하지 않는 식의 배당주 투자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A씨가 지난해에 배당금을 목적으로 단기로 투자한 종목은 한국쉘석유, 한미반도체, 율촌화학, 무림페이퍼 등이었다. 이들 종목은 시가배당률이 5.30%~6.50%에 이른다. 웬만한 금융상품 못지 않은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게다가 A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가 상승으로 매매차익 또한 만만치 않게 올렸다.A씨가 투자하진 않았지만 진양폴리우레탄은 지난해 가장 높은 시가배당률(8.10%)을 보였다. 연말이 되면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회사의 주식에 강남 부자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나빠지진 않았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말 2000선을 넘던 것과 달리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현재 18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A씨는 그래서 올해 시가배당률이 더욱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9월 결산법인인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시가배당률 8.6%에 이르는 배당을 했다. 인터엠은 시가배당률은 8.26%였다. 예년보다 높은 시가배당률이다. 배당할 이익이 급증했다기보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가 더 크다.A씨가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금융주와 통신주 등이다. 업종의 특성상 확장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투자비용이 그리 크지 않고, 성장주와 달리 외부환경 변화에 그리 민감하지 않다. A씨는 배당투자 시즌을 맞아 SK텔레콤과 에쓰오일 등을 매입해 일정한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약간의 시세차익도 기대하고 있다.A씨는 부동산 투자도 ‘매매차익형 부동산’에서 ‘현금흐름 창출형 부동산’으로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듯 주식 투자도 그래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기려고 했지만 이제는 회사에 투자자금인 자본을 대고 경영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나눠 받아가는 진정한 자본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 더 떨어져서울 삼성동에 거주하는 사업가 B씨는 배당주를 A씨와 다른 방법으로 활용한다. 그는 주식투자는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주식형펀드에도 투자한 경험이 없다. 그는 은행의 예금이나 채권 등에만 투자하는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다. 그런데 올 하반기에는 배당주펀드에만 1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예금과 채권 투자에서 만족스런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다만 주식에 직접 투자하긴 불안하고 일반 주식형펀드도 미덥지 않아 배당주펀드를 택했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때는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낮게 마련이다. 그러나 유럽발 위기상황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투자 방안으로 배당주펀드를 선택했다.배당주펀드는 높은 시가배당률을 보이는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펀드라고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많은 배당주펀드들은 펀드에서 투자한 배당 관련 주식이 일정한 시가배당률을 넘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는 주가 수준까지 오르면 배당기준일을 기다리지 않고 주식을 매도해 배당금 대신 시세차익을 거두는 전략을 쓴다. 배당을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매매차익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배당을 받을 때보다는 연말에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고배당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진다. 그렇다 보니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배당주펀드는 투자자산의 다양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거나,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배당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하지만 B씨 같은 주식 초보는 1~2종목에 집중 투자했을 때 주가 하락으로 큰 위험을 겪을 수 있지만 배당주펀드는 다르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을 수십 종목 넘게 편입하고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배당주펀드 역시 펀드이다 보니 자주 사고팔기 어렵고 각종 수수료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서울 청담동에 거주하는 C교수는 배당률이 높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장점과 분산투자할 수 있는 배당주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방법을 택했다. 바로 배당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것이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펀드와 달리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매매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소수 종목에 투자해 위험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주식투자와 달리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펀드의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ETF 중에서 ‘KOSEF고배당ETF’는 ‘MKF웰스 고배당20’ 지수와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코스닥을 포함해 시가총액 200위 기업들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비중을 정하지 않고 배당금액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 역시 이 ETF의 큰 특징이다. ‘KOSEF고배당ETF’도 다른 ETF처럼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환금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또 일반 펀드와 달리 환매수수료가 없고 증권거래세도 면제되기 때문에 투자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배당주와 펀드의 장점 모은 ETF는 실시간 거래올해에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연말을 맞을 가능성이 커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올해 수익은 그리 나빠보이지 않지만 주가는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을 전망이어서 강남 부자들이 배당투자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이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배당주식을 선별해 배당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배당주식 투자전략, 배당률 높은 주식이 관심을 받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배당 관련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배당주펀드 투자전략, 배당성향 높은 주식 20종목에 투자하는 ETF에 주식처럼 투자하는 배당ETF 투자전략 등이 강남 부자들이 세운 올 겨울나기 배당투자 전략이다.
2011.11.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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