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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es] 배당투자로 따뜻한 겨울 보낸다

[Riches] 배당투자로 따뜻한 겨울 보낸다

서울 역삼동에 거주하는 사업가 A씨는 해마다 연말이면 배당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 연말까지만 보유한다. 배당금만 받고 주식은 길게 보유하지 않는 식의 배당주 투자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A씨가 지난해에 배당금을 목적으로 단기로 투자한 종목은 한국쉘석유, 한미반도체, 율촌화학, 무림페이퍼 등이었다. 이들 종목은 시가배당률이 5.30%~6.50%에 이른다. 웬만한 금융상품 못지 않은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게다가 A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가 상승으로 매매차익 또한 만만치 않게 올렸다.

A씨가 투자하진 않았지만 진양폴리우레탄은 지난해 가장 높은 시가배당률(8.10%)을 보였다. 연말이 되면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회사의 주식에 강남 부자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나빠지진 않았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말 2000선을 넘던 것과 달리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현재 18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A씨는 그래서 올해 시가배당률이 더욱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9월 결산법인인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시가배당률 8.6%에 이르는 배당을 했다. 인터엠은 시가배당률은 8.26%였다. 예년보다 높은 시가배당률이다. 배당할 이익이 급증했다기보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가 더 크다.

A씨가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금융주와 통신주 등이다. 업종의 특성상 확장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투자비용이 그리 크지 않고, 성장주와 달리 외부환경 변화에 그리 민감하지 않다. A씨는 배당투자 시즌을 맞아 SK텔레콤과 에쓰오일 등을 매입해 일정한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약간의 시세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A씨는 부동산 투자도 ‘매매차익형 부동산’에서 ‘현금흐름 창출형 부동산’으로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듯 주식 투자도 그래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기려고 했지만 이제는 회사에 투자자금인 자본을 대고 경영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나눠 받아가는 진정한 자본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 더 떨어져서울 삼성동에 거주하는 사업가 B씨는 배당주를 A씨와 다른 방법으로 활용한다. 그는 주식투자는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주식형펀드에도 투자한 경험이 없다. 그는 은행의 예금이나 채권 등에만 투자하는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다. 그런데 올 하반기에는 배당주펀드에만 1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예금과 채권 투자에서 만족스런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다만 주식에 직접 투자하긴 불안하고 일반 주식형펀드도 미덥지 않아 배당주펀드를 택했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때는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낮게 마련이다. 그러나 유럽발 위기상황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투자 방안으로 배당주펀드를 선택했다.

배당주펀드는 높은 시가배당률을 보이는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펀드라고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많은 배당주펀드들은 펀드에서 투자한 배당 관련 주식이 일정한 시가배당률을 넘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는 주가 수준까지 오르면 배당기준일을 기다리지 않고 주식을 매도해 배당금 대신 시세차익을 거두는 전략을 쓴다. 배당을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매매차익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배당을 받을 때보다는 연말에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고배당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진다. 그렇다 보니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배당주펀드는 투자자산의 다양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거나,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배당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하지만 B씨 같은 주식 초보는 1~2종목에 집중 투자했을 때 주가 하락으로 큰 위험을 겪을 수 있지만 배당주펀드는 다르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을 수십 종목 넘게 편입하고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배당주펀드 역시 펀드이다 보니 자주 사고팔기 어렵고 각종 수수료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서울 청담동에 거주하는 C교수는 배당률이 높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장점과 분산투자할 수 있는 배당주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방법을 택했다. 바로 배당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것이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펀드와 달리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매매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소수 종목에 투자해 위험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주식투자와 달리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펀드의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

ETF 중에서 ‘KOSEF고배당ETF’는 ‘MKF웰스 고배당20’ 지수와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코스닥을 포함해 시가총액 200위 기업들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비중을 정하지 않고 배당금액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 역시 이 ETF의 큰 특징이다. ‘KOSEF고배당ETF’도 다른 ETF처럼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환금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또 일반 펀드와 달리 환매수수료가 없고 증권거래세도 면제되기 때문에 투자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와 펀드의 장점 모은 ETF는 실시간 거래올해에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연말을 맞을 가능성이 커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올해 수익은 그리 나빠보이지 않지만 주가는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을 전망이어서 강남 부자들이 배당투자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이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배당주식을 선별해 배당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배당주식 투자전략, 배당률 높은 주식이 관심을 받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배당 관련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배당주펀드 투자전략, 배당성향 높은 주식 20종목에 투자하는 ETF에 주식처럼 투자하는 배당ETF 투자전략 등이 강남 부자들이 세운 올 겨울나기 배당투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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