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진출'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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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외국 투자 유치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그중에서도 홍콩은 첨단기술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앞세워 한국 기업에 손짓하고 있다. 홍콩의 투자유치 진흥기관인 홍콩투자청에선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정부부처와 기관, 현지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가 홍콩투자청의 수장인 스티븐 필립스 청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콩 진출이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나요. 팬데믹을 겪었지만 홍콩은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은 도시입니다. 단순명료한 세금 체계, 안정적인 금융 시장, 안전한 비즈니스 환경, 신뢰할 수 있는 법률제도 등이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혼란한 정세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민간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홍콩의 은행 예금규모는 15조 홍콩달러(2357조원)를 넘습니다. 이는 국가보안법이 발효되기 전보다 8%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근엔 한국 기업 중에서도 홍콩 사업을 확장한 곳도 있죠. 어떤 곳인가요.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홍콩에 영업점을 신설했습니다. 3D 그래픽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한국 기업은 사무실을 더 넓히고 추가 인력도 채용했습니다. 진출 유망업종으론 어떤 게 있을까요. 홍콩 정부는 지난해 도시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스마트시티 청사진 2.0’을 공개했습니다. 이 계획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이 필요한데요. 테크기업에 큰 기회가 될 겁니다. 스타트업이 뛰어들 기회도 많겠군요. 홍콩은 금융허브이기도 하지만, 창업 생태계 역시 탄탄하게 갖춘 도시입니다. 지난해 홍콩의 스타트업과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의 숫자가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창업가 중 26%가 외국 국적을 가진 점 역시 의미 있는 통계입니다. 테크기업이 진출해서 얻을 이점이 또 있다면요. 홍콩은 웨강아오대만구(GBA) 프로젝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GBA는 중국 정부가 광동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통합경제권으로 조성하는 전략사업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도쿄만 등 세계 유명 베이(Bay) 경제권을 뛰어넘는 첨단기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건데요. 8600만명의 인구가 속한 경제권인 만큼 소비력도 어마어마할 겁니다. 홍콩에 진출한 한국 기업엔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까. 그간 한국 기업은 홍콩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이 홍콩을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전초기지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콩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에 팁을 준다면요. 홍콩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좋거든요. 한식과 관련해선 클라우드 키친과 쇼핑몰 내 팝업스토어 형태로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한 기업도 있는데요. 자본을 크게 들이지 않더라도 유연하게 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홍콩 역시 특유의 개방적인 비즈니스 문화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 속으로 뛰어들어주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3.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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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 기업이 홍콩의 정치 상황을 우려하는데요. 그간 시위를 이유로 홍콩에서 철수한 한국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혁신기술을 다루는 국내 스타트업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혁신기술 중에서도 핀테크 분야를 주목해야 하는데요. 홍콩 정부가 핀테크 생태계 강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많은 한국 기업이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조은아 홍콩투자청 한국대표부 매니저) 외국 기업의 투자 진출을 지원하는 정부기관인 홍콩투자청은 진출 유망분야로 ‘핀테크’를 꼽는다. 홍콩은 법인세(최고 16.5%)가 OECD 평균(23.4%)보다 낮고, 기업하기 편한 환경이란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잘 짜인 법률 체계,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장경제 덕분에 많은 외국기업이 몰리고 있는데, 사업분야가 핀테크라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도시에서 금융의 디지털화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홍콩엔 600개가 넘는 핀테크 기업이 있는데, 이중 5개는 유니콘 기업이다. ━ ‘홍콩의 실리콘밸리’ 사이버포트 300여 개 핀테크 입주 대다수 글로벌 금융사가 아태지역 본부를 홍콩에 두고 있고 이들 역시 홍콩 핀테크 산업에 노크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핀테크 행사 가운데 하나인 ‘핀테크 위크 홍콩’도 매년 열린다. 핀테크 산업의 기반인 금융산업도 탄탄하다. 금융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지수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홍콩의 종합 순위는 세계 3~4위를 오간다. 한국 기업이 홍콩에 둥지를 트면 핀테크 수요가 많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가 용이하다. 홍콩이 웨강아오대만구(GBA)에 속해 있단 점도 매력적이다. GBA는 홍콩·마카오와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 9개 도시를 한데 묶어 경제·기술특구로 집중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이 지역엔 86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전체 총생산규모(GDP)가 1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홍콩투자청 핀테크 전담팀의 킹 릉 팀장은 “홍콩은 튼튼한 금융 인프라와 잘 갖춰진 법률 시스템 덕분에 외국기업에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발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비자 핀테크 도입률을 기록한 도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라면 활용하기 좋은 투자 유치 프로그램도 많다. 홍콩투자청은 핀테크 기업을 타깃으로 글로벌 패스트트랙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핀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거래 및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홍콩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사이버포트’엔 300개 이상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해있다. 홍콩의 금융 인프라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홍콩 정부가 핀테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온 스타트업과 교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사이버포트에선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다양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기술산업단지인 홍콩과학기술원에도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입주해있다. 홍콩과학기술원은 이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작업실이나 실험실을 빌려준다. 금융산업 특유의 까다로운 규제도 미리 따져볼 수 있다. 지난해 홍콩통화국(HKMA)과 중국인민은행(PBOC)이 새 원스톱 샌드박스 플랫폼을 구축하면서다. 핀테크 관련 상품은 선출시·후심사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킹 릉 팀장은 “선행연구를 하기도 쉽고, 관리감독 부서의 피드백과 사용자 의견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이런 홍콩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면 충분히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핀테크 산업 환경은 데이터 관리에도 강점을 보인다. 홍콩은 아시아 최초로 포괄적인 개인 데이터 정보 보호 법률을 제정하고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 규제 기관을 설립했다. 이미 홍콩에 진출해 ‘금융 혁신’을 꾀한 한국 기업도 있다. 올해 초 소프트뱅크로부터 1억46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됐던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자산운용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홍콩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개방형 온라인 SW·서비스 개발 플랫폼인 싱크트리를 개발한 엔터플 역시 지난해 홍콩과학기술원에 둥지를 틀었다. 킹 릉 팀장은 “한국 핀테크 기업은 인재, 자본 그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이미 완성된 많은 첨단 기술 솔루션을 홍콩에서 선보였다”면서 “이들은 다른 아시아 기업과 견줘 세계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었는데, 앞으로도 아시아 지역의 핀테크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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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국제 정세에 휘말린 아시아의 금융허브.” 국내 미디어 눈에 비친 홍콩의 최근 이미지다. 홍콩은 지난 2019년부터 긴박하게 전개되던 미·중 패권 다툼의 무대다.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대립이 거칠어지면서 홍콩의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뉴스가 쏟아졌다. 요약하면, 세계 최대 상업지구로서의 홍콩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홍콩은 세계 중계무역의 중심지다. 중국 본토와 아세안을 연결하는 중계무역항 역할뿐만 아니라 물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법인 설립이 자유롭고 간편한 데다 외환거래 규제가 없고 기업 활동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렸던 이유다. 하지만 주요 무역국이 관세 공방을 벌이고,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이 힘을 받게 되면 홍콩의 국제 교역 경쟁력은 줄어들 게 뻔했다. 코로나19 장기화도 홍콩 경제를 짓누르는 무거운 변수다. 셧다운과 집단감염이 반복되면서 공급망 붕괴, 원자재값 급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홍콩 대신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싱가포르가 이 지위를 꿰찰 거란 전망까지 고개를 들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한국에서도 홍콩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살펴보자. 한국 기업의 홍콩 투자랠리는 2017년 33억6000만 달러, 2018년 36억28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2019년엔 27억5800만 달러로 감소했고, 2020년엔 14억4800만 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매년 100건을 웃돌던 신규 법인 설립 숫자도 2020년엔 59건에 불과했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의 선택지에서 홍콩이 지워지게 될까. 외국기업의 홍콩 진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서영호 홍콩투자청 한국 대표의 설명은 다르다. “우려가 담긴 세간의 시선과 달리 지난 몇 년간 홍콩 경제는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도 여전히 공고하다. 거대한 글로벌 금융자본과 인력은 지금도 홍콩 경제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다. 지금이 홍콩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홍콩은 금융허브를 넘어 글로벌 첨단 기술기업이 모이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극성이었고, 국가보안법이 시행(2020년 6월) 2년 차를 맞는 2021년 홍콩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6.4%를 기록했다. 2020년엔 GDP가 6.1%를 후퇴했는데, 금세 이를 회복했다. 홍콩의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숫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에서 홍콩은 89.1점을 기록해 2위를 기록했다. 줄곧 차지하던 부동의 1위 자리를 싱가포르(89.4점)에 뺏기긴 했지만, 한국의 경제자유지수가 74.0점이란 걸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 ‘건재’ 홍콩투자청의 스티븐 필립스 청장은 “우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혹은 중국 본토에 모회사를 두고 있는 기업 수는 9049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타트업 수도 3755개로 역대 사상 최대치였다”면서 “이는 홍콩의 비즈니스 환경이 여전히 외국 기업에 우호적이라는 걸 충분히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홍콩은 2022년 ‘반환 25주년’을 맞아 경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홍콩은 마카오와 더불어 중국 남부의 광둥성 9개 자치구와 함께 웨강아오대만구(GBA)에 속해있다. 중국이 미국 실리콘벨리와 맞먹는 세계적 경제특구로 성장시키려는 통합경제권이다. 이 경제권에 속한 인구만 8600만명에 달한다. 홍콩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정식 발효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5개국을 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여기에 홍콩이 참가하면 한국이 대(對) 아세안 수출액을 늘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숱한 대내외 경제 위기에도 홍콩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이유는 ‘2단계 법인세율’로 불리는 홍콩 특유의 조세제도 때문이다. 여러 단계로 나뉜 일반 국가의 법인세율 체계와 달리, 홍콩의 체계는 간단명료하다. 기본적으로 법인회사는 16.5%(비법인회사 15%)의 세율이 책정되는데, 법인의 첫 200만 달러(홍콩달러)의 과세소득을 두고는 그 절반인 8.25%(비법인회사 7.5%)만 적용된다. 아울러 부가가치세, 소비세, 판매세, 자본이득세, 투자 원천징수세, 부동산세, 국제 과세 등이 ‘제로(0)’다. 홍콩의 개인소득세율은 15%다. 금융허브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싱가포르(22%)보다 경쟁력을 갖췄다. 자본금 납입 의무가 없고, 외국인 차별 없이 홍콩 법인의 지분을 100%까지 소유할 수 있다. 고급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의 2022년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상위 50위 안에 3개의 홍콩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고급 인재가 숱하다. 이밖에도 사업자 등록 수수료도 면제되고, 연구개발(R&D)의 세액공제 시스템도 고도화돼있다. 해외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펀딩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 단순하고 경쟁력 있는 세금 시스템 홍콩이 최근 첨단 IT 기술을 다루는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에겐 매력적이다. 홍콩은 2020년 ‘스마트 시티 청사진 2.0’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잘 짜인 인프라에 IT를 결합해 모든 산업이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게 목표다. 모빌리티와 리빙, 환경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스티븐 필립스 홍콩투자청장은 한국 기업에 다음과 같이 손짓했다. “그간 홍콩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을 봤는데 홍콩의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한국은 핀테크와 첨단기술 시장이 잘 발달해 있는 만큼, 관련 기업의 국제적인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는 홍콩 진출만큼 매력적인 카드가 없을 것이다. 한국과 홍콩은 지식교류와 협업을 통해 기술 발전을 견인하고 아시아의 강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3.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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