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막는 전자 보안관 출동
해커막는 전자 보안관 출동
남의 집 담장을 넘어야 물건을 훔쳐갈 수 있었던 도둑들의 시대에는 문단속만 잘 하면 최소한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제공하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담장 안의 보물은 고사하고 두뇌 속의 비밀조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해커’라고 지칭되는 최첨단 도둑의 출현 때문이다. 이들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무한대의 공간에 뛰어 들어 마음대로 남의 정보를 휘젓고 다닌다. 문제는 이렇게 빼낸 정보가 바로 현금화된다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대상이 바로 인터넷쇼핑몰, 즉 전자상거래(EC)시장의 구매자들이다. 인터넷을 통한 가상 쇼핑몰에서의 거래과정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불과 2∼5초에 불과하다. 카드 소지자가 구입할 물건값을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키보드에 입력, 카드회사에서 구입자의 신원 확인을 거쳐 판매자에게 거래승인 사인을 보내기까지의 시간이 바로 그 순간이다. 이 짧은 순간에 해커들은 카드회사의 전산망에 침입, 거래가 진행중인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낚아채 간다. 이렇게 빼낸 정보로 해커들은 버젓이 인터넷 쇼핑몰로 들어가 남의 이름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96년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우리나라의 인터넷시장 매출이 96년 14억원에서 97년 약 63억원으로 예상보다 증가세가 더딘 이유도 바로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따라 마스타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업체들은 인터넷 상에서 카드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국제표준규격(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을 개발, 신용카드 번호의 도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보안시스템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인터넷쇼핑 시스템과 SET시스템을 이용한 거래의 차이점은 신용카드 번호를 노출시키느냐 않느냐에 있다. 즉 SET시스템을 통한 인터넷 쇼핑에서는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판매자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판매자는 구매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같지만 SET시스템에서는 입력 즉시 구매자의 카드번호가 암호로 바뀌어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즉 기존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는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카드회사와 판매점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 과정에서 해커들이 침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SET시스템에서는 구매자와 카드회사 사이에 금융결제창구(Payment Gateway)인 PG회사가 등장,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입력되는 순간에 이를 바로 암호로 전환해 구매자와 카드회사· 판매자의 중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카드번호를 암호로 바꿔 해킹 원천봉쇄 96년 8월에 미국에서 시범계획이 발표된 이 시스템은 97년 8월21일 마스타카드·비씨카드·국민카드·삼성카드·LG카드 등 5개 국내 카드회사와 한국통신·쌍용정보통신·LG소프트·한솔텔레컴·삼성물산 등 5개 정보통신업체가 사업협정 조인식을 갖고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Inc.Korea Cyber Payment Incorporate.대표 김근배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를 발족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상용서비스가 가능케 됐다. 첫해인 올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마스타카드 사용자 2천명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실시한 후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모든 카드 소지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이용에 따른 카드소지자들의 추가부담은 전혀 없다. 카드회사에서 PG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뿐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상거래를 하려면 카드소지자·가맹점·카드회사들은 사전에 인증센터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카드번호와는 별도의 인증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인증서를 발급받은 카드 소지자의 주문정보와 지불정보(카드번호)는 각기 암호화되어 주문정보는 가맹점으로, 지불정보는 카드회사로 전달된다. 모든 정보가 암호화되어 돌아 다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해킹당하더라도 도용당할 우려가 없다. 전자상거래의 최대 암초였던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어난 1백5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스타카드와 함께 국제 카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비자카드도 데이콤과 합작으로 독자적인 SET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카드회사들의 경쟁도 앞으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김근배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 초대 사장 “인터넷 쇼핑,이젠 마음놓고 즐기세요” 한국사이버페이먼트㈜ 설립의 산파 역할을 하면서 초대 사장을 맡게 된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김근배 사장은 SET시스템의 도입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 SET시스템이 모든 카드소지자에게 상용화되는 시기는. “올해 11월까지 시험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바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므로 99년 이후에는 보편화될 것이다.” ─ 전자상거래 선진국인 미국 등의 경우는 어떤가. “이 시스템이 개발된 96년과 거의 동시에 국내 도입을 추진해 왔고 현재 미국의 상용화 단계와 같은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 인터넷 시장 자체가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쇼핑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세계 동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지만 효과가 반감된다.” ─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터넷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대효과는. “무역패턴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국제운송수단을 통해 샘플을 받아 보고 거래를 하지만 인터넷 시장이 국제화되면 모니터를 통해 샘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무역거래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구매자의 정보 보안이 중요시될 것이고 SET의 효용이 커질 것이다.” ─ 이 시스템의 구축이 카드사들간의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데.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쇼핑이 앞으로 유통혁명을 주도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누가 완벽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 남의 집 담장을 넘어야 물건을 훔쳐갈 수 있었던 도둑들의 시대에는 문단속만 잘 하면 최소한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제공하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담장 안의 보물은 고사하고 두뇌 속의 비밀조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해커’라고 지칭되는 최첨단 도둑의 출현 때문이다. 이들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무한대의 공간에 뛰어 들어 마음대로 남의 정보를 휘젓고 다닌다. 문제는 이렇게 빼낸 정보가 바로 현금화된다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대상이 바로 인터넷쇼핑몰, 즉 전자상거래(EC)시장의 구매자들이다. 인터넷을 통한 가상 쇼핑몰에서의 거래과정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불과 2∼5초에 불과하다. 카드 소지자가 구입할 물건값을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키보드에 입력, 카드회사에서 구입자의 신원 확인을 거쳐 판매자에게 거래승인 사인을 보내기까지의 시간이 바로 그 순간이다. 이 짧은 순간에 해커들은 카드회사의 전산망에 침입, 거래가 진행중인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낚아채 간다. 이렇게 빼낸 정보로 해커들은 버젓이 인터넷 쇼핑몰로 들어가 남의 이름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96년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우리나라의 인터넷시장 매출이 96년 14억원에서 97년 약 63억원으로 예상보다 증가세가 더딘 이유도 바로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따라 마스타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업체들은 인터넷 상에서 카드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국제표준규격(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을 개발, 신용카드 번호의 도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보안시스템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인터넷쇼핑 시스템과 SET시스템을 이용한 거래의 차이점은 신용카드 번호를 노출시키느냐 않느냐에 있다. 즉 SET시스템을 통한 인터넷 쇼핑에서는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판매자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판매자는 구매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같지만 SET시스템에서는 입력 즉시 구매자의 카드번호가 암호로 바뀌어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즉 기존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는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카드회사와 판매점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 과정에서 해커들이 침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SET시스템에서는 구매자와 카드회사 사이에 금융결제창구(Payment Gateway)인 PG회사가 등장,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입력되는 순간에 이를 바로 암호로 전환해 구매자와 카드회사· 판매자의 중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카드번호를 암호로 바꿔 해킹 원천봉쇄 96년 8월에 미국에서 시범계획이 발표된 이 시스템은 97년 8월21일 마스타카드·비씨카드·국민카드·삼성카드·LG카드 등 5개 국내 카드회사와 한국통신·쌍용정보통신·LG소프트·한솔텔레컴·삼성물산 등 5개 정보통신업체가 사업협정 조인식을 갖고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Inc.Korea Cyber Payment Incorporate.대표 김근배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를 발족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상용서비스가 가능케 됐다. 첫해인 올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마스타카드 사용자 2천명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실시한 후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모든 카드 소지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이용에 따른 카드소지자들의 추가부담은 전혀 없다. 카드회사에서 PG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뿐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상거래를 하려면 카드소지자·가맹점·카드회사들은 사전에 인증센터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카드번호와는 별도의 인증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인증서를 발급받은 카드 소지자의 주문정보와 지불정보(카드번호)는 각기 암호화되어 주문정보는 가맹점으로, 지불정보는 카드회사로 전달된다. 모든 정보가 암호화되어 돌아 다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해킹당하더라도 도용당할 우려가 없다. 전자상거래의 최대 암초였던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어난 1백5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스타카드와 함께 국제 카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비자카드도 데이콤과 합작으로 독자적인 SET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카드회사들의 경쟁도 앞으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김근배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 초대 사장 “인터넷 쇼핑,이젠 마음놓고 즐기세요” 한국사이버페이먼트㈜ 설립의 산파 역할을 하면서 초대 사장을 맡게 된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김근배 사장은 SET시스템의 도입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 SET시스템이 모든 카드소지자에게 상용화되는 시기는. “올해 11월까지 시험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바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므로 99년 이후에는 보편화될 것이다.” ─ 전자상거래 선진국인 미국 등의 경우는 어떤가. “이 시스템이 개발된 96년과 거의 동시에 국내 도입을 추진해 왔고 현재 미국의 상용화 단계와 같은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 인터넷 시장 자체가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쇼핑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세계 동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지만 효과가 반감된다.” ─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터넷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대효과는. “무역패턴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국제운송수단을 통해 샘플을 받아 보고 거래를 하지만 인터넷 시장이 국제화되면 모니터를 통해 샘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무역거래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구매자의 정보 보안이 중요시될 것이고 SET의 효용이 커질 것이다.” ─ 이 시스템의 구축이 카드사들간의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데.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쇼핑이 앞으로 유통혁명을 주도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누가 완벽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 ■ 사진설명 ①무점포판매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을 무기로 기존의 통신판매와 함께 유통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쇼핑은 해커에 의한 카드번호 도용이라는 보안상의 취약점 때문에 시장규모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 SET시스템은 신용카드 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금결제를 하는 시스템으로 인터넷 시장의 해커 보안관 역할을 하게 된다. ②지난해 8월21일 한국통신과 5개 신용카드사 등이 전자상거래 보안시스템 서비스업체인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KCP)를 설립하고 사업협정 조인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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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번호를 암호로 바꿔 해킹 원천봉쇄 96년 8월에 미국에서 시범계획이 발표된 이 시스템은 97년 8월21일 마스타카드·비씨카드·국민카드·삼성카드·LG카드 등 5개 국내 카드회사와 한국통신·쌍용정보통신·LG소프트·한솔텔레컴·삼성물산 등 5개 정보통신업체가 사업협정 조인식을 갖고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Inc.Korea Cyber Payment Incorporate.대표 김근배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를 발족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상용서비스가 가능케 됐다. 첫해인 올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마스타카드 사용자 2천명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실시한 후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모든 카드 소지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이용에 따른 카드소지자들의 추가부담은 전혀 없다. 카드회사에서 PG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뿐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상거래를 하려면 카드소지자·가맹점·카드회사들은 사전에 인증센터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카드번호와는 별도의 인증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인증서를 발급받은 카드 소지자의 주문정보와 지불정보(카드번호)는 각기 암호화되어 주문정보는 가맹점으로, 지불정보는 카드회사로 전달된다. 모든 정보가 암호화되어 돌아 다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해킹당하더라도 도용당할 우려가 없다. 전자상거래의 최대 암초였던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어난 1백5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스타카드와 함께 국제 카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비자카드도 데이콤과 합작으로 독자적인 SET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카드회사들의 경쟁도 앞으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김근배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 초대 사장 “인터넷 쇼핑,이젠 마음놓고 즐기세요” 한국사이버페이먼트㈜ 설립의 산파 역할을 하면서 초대 사장을 맡게 된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김근배 사장은 SET시스템의 도입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 SET시스템이 모든 카드소지자에게 상용화되는 시기는. “올해 11월까지 시험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바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므로 99년 이후에는 보편화될 것이다.” ─ 전자상거래 선진국인 미국 등의 경우는 어떤가. “이 시스템이 개발된 96년과 거의 동시에 국내 도입을 추진해 왔고 현재 미국의 상용화 단계와 같은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 인터넷 시장 자체가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쇼핑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세계 동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지만 효과가 반감된다.” ─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터넷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대효과는. “무역패턴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국제운송수단을 통해 샘플을 받아 보고 거래를 하지만 인터넷 시장이 국제화되면 모니터를 통해 샘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무역거래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구매자의 정보 보안이 중요시될 것이고 SET의 효용이 커질 것이다.” ─ 이 시스템의 구축이 카드사들간의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데.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쇼핑이 앞으로 유통혁명을 주도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누가 완벽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 남의 집 담장을 넘어야 물건을 훔쳐갈 수 있었던 도둑들의 시대에는 문단속만 잘 하면 최소한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제공하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담장 안의 보물은 고사하고 두뇌 속의 비밀조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해커’라고 지칭되는 최첨단 도둑의 출현 때문이다. 이들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무한대의 공간에 뛰어 들어 마음대로 남의 정보를 휘젓고 다닌다. 문제는 이렇게 빼낸 정보가 바로 현금화된다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대상이 바로 인터넷쇼핑몰, 즉 전자상거래(EC)시장의 구매자들이다. 인터넷을 통한 가상 쇼핑몰에서의 거래과정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불과 2∼5초에 불과하다. 카드 소지자가 구입할 물건값을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키보드에 입력, 카드회사에서 구입자의 신원 확인을 거쳐 판매자에게 거래승인 사인을 보내기까지의 시간이 바로 그 순간이다. 이 짧은 순간에 해커들은 카드회사의 전산망에 침입, 거래가 진행중인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낚아채 간다. 이렇게 빼낸 정보로 해커들은 버젓이 인터넷 쇼핑몰로 들어가 남의 이름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96년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우리나라의 인터넷시장 매출이 96년 14억원에서 97년 약 63억원으로 예상보다 증가세가 더딘 이유도 바로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따라 마스타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업체들은 인터넷 상에서 카드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국제표준규격(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을 개발, 신용카드 번호의 도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보안시스템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인터넷쇼핑 시스템과 SET시스템을 이용한 거래의 차이점은 신용카드 번호를 노출시키느냐 않느냐에 있다. 즉 SET시스템을 통한 인터넷 쇼핑에서는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판매자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판매자는 구매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같지만 SET시스템에서는 입력 즉시 구매자의 카드번호가 암호로 바뀌어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즉 기존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는 구매자가 자신의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카드회사와 판매점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 과정에서 해커들이 침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SET시스템에서는 구매자와 카드회사 사이에 금융결제창구(Payment Gateway)인 PG회사가 등장, 구매자의 신용카드 번호가 입력되는 순간에 이를 바로 암호로 전환해 구매자와 카드회사· 판매자의 중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카드번호를 암호로 바꿔 해킹 원천봉쇄 96년 8월에 미국에서 시범계획이 발표된 이 시스템은 97년 8월21일 마스타카드·비씨카드·국민카드·삼성카드·LG카드 등 5개 국내 카드회사와 한국통신·쌍용정보통신·LG소프트·한솔텔레컴·삼성물산 등 5개 정보통신업체가 사업협정 조인식을 갖고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Inc.Korea Cyber Payment Incorporate.대표 김근배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를 발족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상용서비스가 가능케 됐다. 첫해인 올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마스타카드 사용자 2천명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실시한 후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모든 카드 소지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이용에 따른 카드소지자들의 추가부담은 전혀 없다. 카드회사에서 PG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뿐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상거래를 하려면 카드소지자·가맹점·카드회사들은 사전에 인증센터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카드번호와는 별도의 인증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인증서를 발급받은 카드 소지자의 주문정보와 지불정보(카드번호)는 각기 암호화되어 주문정보는 가맹점으로, 지불정보는 카드회사로 전달된다. 모든 정보가 암호화되어 돌아 다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해킹당하더라도 도용당할 우려가 없다. 전자상거래의 최대 암초였던 카드번호 도용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어난 1백5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스타카드와 함께 국제 카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비자카드도 데이콤과 합작으로 독자적인 SET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카드회사들의 경쟁도 앞으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김근배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 초대 사장 “인터넷 쇼핑,이젠 마음놓고 즐기세요” 한국사이버페이먼트㈜ 설립의 산파 역할을 하면서 초대 사장을 맡게 된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코리아 김근배 사장은 SET시스템의 도입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 SET시스템이 모든 카드소지자에게 상용화되는 시기는. “올해 11월까지 시험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바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므로 99년 이후에는 보편화될 것이다.” ─ 전자상거래 선진국인 미국 등의 경우는 어떤가. “이 시스템이 개발된 96년과 거의 동시에 국내 도입을 추진해 왔고 현재 미국의 상용화 단계와 같은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 인터넷 시장 자체가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쇼핑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세계 동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지만 효과가 반감된다.” ─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터넷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대효과는. “무역패턴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국제운송수단을 통해 샘플을 받아 보고 거래를 하지만 인터넷 시장이 국제화되면 모니터를 통해 샘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무역거래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구매자의 정보 보안이 중요시될 것이고 SET의 효용이 커질 것이다.” ─ 이 시스템의 구축이 카드사들간의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데.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쇼핑이 앞으로 유통혁명을 주도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누가 완벽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시장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 ■ 사진설명 ①무점포판매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을 무기로 기존의 통신판매와 함께 유통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쇼핑은 해커에 의한 카드번호 도용이라는 보안상의 취약점 때문에 시장규모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 SET시스템은 신용카드 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금결제를 하는 시스템으로 인터넷 시장의 해커 보안관 역할을 하게 된다. ②지난해 8월21일 한국통신과 5개 신용카드사 등이 전자상거래 보안시스템 서비스업체인 한국사이버페이먼트(주)(KCP)를 설립하고 사업협정 조인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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