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안 비브이엠티 대표…고울 선(鮮)·생각 상(想)
일상이 된 화장품 관련 모니터링…새 아이디어 원천
직원들과 소통 중시…수평적 조직문화 지향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지안 비브이엠티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이지안 비브이엠티 대표.[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옛 서울의 정취가 깊이 배인 서울 종로구 서촌. 강남의 빌딩 숲에 있을 법한 화장품 회사가 고즈넉한 거리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로 5년 차를 맞은 뷰티 브랜딩 하우스 ‘BVMT’(비브이엠티)의 이야기다. 회사는 클린 뷰티 브랜드 ‘런드리유’(laundryou)를 중심으로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운영한다. 젊은 감각과 신선한 패키지 디자인,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뷰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강남 테헤란로 한 복판에 있었던 비브이엠티다. 비브엠티의 수장인 이지안 대표는 조용한 서촌으로 옮겨와 더 능률이 올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래 강남의 높은 빌딩에 있었는데, 공허함이 컸어요. 각박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좋은 기회가 생겨 서촌으로 옮겨왔어요. 다양한 스타트업 회사들이 모여있고, 각 회사의 직원들이 서로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는 동선이 마련돼 있어서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이지안 비브이엠티 대표 책상 뒷쪽에 놓인 런드리유 제품들. [사진 신인섭 기자] 뷰티 회사 대표의 걸맞게 이 대표의 미적인 감각은 집무실 내부 곳곳에서 드러났다. 뷰티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타사의 제품을 늘 테스트하고, 접하고 있어 손이 닿이는 어느 곳이든 뷰티 제품들이 가득했다.
색조 화장품 론칭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손등은 제품 발색으로 늘 얼룩덜룩한 상태다. 이 대표는 “손등에 발색 테스트를 하고 늘 이렇게 흔적이 남아있는데, 이런 착색도 말끔하게 지울 수 있는 클렌저 개발도 하고 있다”며 화장품에 대한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 색조 화장품을 테스트한 이지안 비브이엠티 대표의 손등. [사진 신인섭 기자] 이 대표는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 내내 화장품과 관련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퇴근 후에도 집에 가면 홈쇼핑을 보거나 SNS 숏폼을 보는 등 이 대표에게 쉬는 개념은 아예 없다. 이 대표의 열정만큼이나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다. 정시 퇴근, 연차 소진보다 회사의 일을 우선시하며 비브이엠티를 위해 달려왔다.
직원들과 ‘소통’이 가장 중요한 이 대표는 집무실 내부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전화 통화나 중요한 업무를 할 때에만 집무실에 있고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업무를 진행한다. 직원들의 직급도 없앴다. 전원 서로를 매니저로 불러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소통이 원활해지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비브이엠티 직원들이 만들어 준 이지안 대표의 생일기념 롤링 페이퍼. [사진 신인섭 기자] 전원 MZ세대인 비브이엠티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 대표와 팀원들이 스스럼없이 지내고 격식을 파괴한 소통 방식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거나 롤링 페이퍼를 전하는 등 친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얼굴을 새긴 쿠션과 크리스털 명패를 직원들로부터 선물 받았다며 자랑해 보이기도 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이 대표는 비브이엠티의 내년의 성장을 더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의 바탕에는 ‘하면 된다’라는 신념이 있다.
“화장품은 제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소위 ‘코덕’(코스메틱+덕후)라고도 하잖아요. 저는 코덕이라기보다 객관적으로 화장품을 바라보고 사업을 이뤄나가고 있어요. 어려운 시기도 겪고 사업을 접을 위기까지 갔었지만, 안되는 건 없더라고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뭐든 이룰 수 있죠. 올해는 정말 더 잘될 것 같습니다.”
이지안 대표는_ 한양대학교에서 법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전통적인 화장품 회사에 재직한 경험이 없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컨설팅펌에서 일하며 아모레퍼시픽을 클라이언트로 만나 화장품 산업에 대한 매력에 빠진 뒤,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신사업 개발을 총괄했다. 적자를 이어오던 계열사를 흑자전환시키며 사업적인 역량을 확인받았으며, 코오롱티슈진 상장멤버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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