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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되지 못하는 R&D는 무용지물”

“상품화되지 못하는 R&D는 무용지물”


─부채(부채비율 5백56%)가 본래 많았군요? “설비투자에 많은 돈을 들였는데 주문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환율폭등으로 수입 원자재값은 두 배로 오르고 받을 어음을 은행들이 할인해 주지 않아 자금난에 몰렸죠.”

─화의 신청까지 간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다면 무얼 꼽겠습니까? “80% 이상이 어음 거래라 할인을 안 해 주는 한 도리가 없습니다. 어음 거래를 줄일 순 있었겠죠.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어음 발행을 쉽게 생각한 점도 없지 않습니다.”

─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까? “기술·생산부문과 판매·관리부문간에 언밸런스가 있었습니다. 기술·생산에 대한 투자를 판매를 통해 보완하는 노력이 부족했어요. 상품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연구개발(R&D)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원은 매출액의 30% 이상을 R&D에 쏟아부은 R&D에 강한 회사였다. 개발단계에서 마케팅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 안사장은 재기하면 이를 보완할 대기업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맞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대기업·투자자들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말이 기술담보지 일선 창구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정책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되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의 R&D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개발과정에선 나 몰라라 하고 ‘성과가 좋으니 써 준다’는 식으로는 곤란합니다. 벤처 캐피털이나 개인 투자자들은 너무 단기성 수익만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소재·기초산업의 기반 없는 산업구조는 사상누각입니다. 정부든 정부투자기관이든 공익성 있는 기관이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돼요.” 안사장은 사업이 순탄했다면 더 큰 시련이 닥쳤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배웠어요. 성장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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