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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노믹스' 틀짜기 始動/노무현 경제브레인 ‘안개 속’

대선주자들, '노믹스' 틀짜기 始動/노무현 경제브레인 ‘안개 속’

김원길,박병윤,강운태
강경식,전철환,황두열
민주당 대선 후보 노무현의 인맥은 ‘자생형’이라는 분석이 있다. 뒤집어 보면 기본적으로 인력 풀이 작은 데다 조직화돼 있지 않다. 경제통은 특히 적다. 그나마 당사자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다. 노무현 캠프의 김만수 공보팀장은 “온라인 정책정당화를 지향, 이메일로 자문하는 다수의 온라인 정책자문단이 있지만 본인들이 신분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특보단도 구성돼 있지 않다. 최근 노무현 후보와 만난 임창열 경기 지사가 “정권 재창출을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당선을 도와야겠다는 원칙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정도이다.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국회 진출을 노리고 있는 그로서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떠맡을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구체적인 역할을 한, 이렇다 할 경제 브레인도 없어 보인다. 항간에 떠도는 ‘MH노믹스’의 태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캠프의 윤석규 정책팀장은 경제 브레인이라고 할 만한 고정 멤버가 없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준비 안 된 대통령’이냐고 찔러봐도 “솔직히 그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밀도는 떨어지지만 조언을 하는 그룹들은 있다. 윤팀장은 40대와 50대 초반의 소장·중견 학자들로 유학파도 끼어 있다고 귀띔했다. KDI 등 국책연구원과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로 10여명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기업집단 등과 관련한 자문에는 민주당의 전문위원들이 응했다. 한화갑 대표 체제가 갖춰진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를 지원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당대표 경선 이후 민주당의 공조직을 짜고 있는 김원길 사무총장은 “박병윤 정책위원회 의장을 중심으로 정책위 산하 전략연구소 등이 노후보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제통인 김총장은 자신이 사무총장을 맡지 않았다면 후보의 경제정책 개발을 떠맡았을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97년 대선에서 여당으로 변신할 때 축적한 경험이 있고 팀도 살아 있어 당쪽의 지원 체계는 곧 정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윤 의장쪽에서도 “노후보도 당 공식기구를 활용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노후보의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기자 출신으로 한국일보 부회장을 지낸 박의장 역시 경제통. 역시 경제통인 강운태 의원측은 당 대선 후보로서 요청이 있으면 돕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6일 노후보와 국회 재경위·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상견례 자리에서 ‘공기업 민영화 신중론’을 편 노후보에게 발전·송전·배전 등 분야에 따라 소유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해 공감을 얻은 일이 있다. 이밖에 당내 경제통으로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장재식 의원이 있다. 장의원쪽은 노후보와 공식으로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노후보의 경제 인맥으로 당 밖에서 거명되고 있는 인물로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김태동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이 있다. 김종인 전 수석은 경제 개혁에 적극적인 인물로 노후보가 국가정책의 모델이라는 관점에서 호감을 보이고 있는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노후보는 “경쟁과 효율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는 독일 모델에 호감이 간다”고 말한 일이 있다. 김 전 수석은 그러나 노후보를 돕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강 전 부총리는 부산고를 나왔고, 현역 의원 시절 지역구가 노후보와 같은 부산이었다. ‘환란’ 재판 이후 동부그룹 금융부문 회장으로 영입되며 정치권을 떠난 그로서는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후보로서도 경제 브레인으로 탐낼 만한 인물. 정작 강회장 본인은 “노후보로부터 연락을 받은 일도, 그를 도울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혁 성향의 학자 출신인 전 전 총재는 노무현 캠프의 모태인 자치경영연구원을 통해 노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후보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알려진 정운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경제학부 교수)은 “은사인 조순 전 서울시장을 위해 선거 때 자원봉사를 한 일은 있지만 정치인을 서포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노후보와의 친소관계에 대해서도 “지난 1∼2년 새 한두 번 악수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정교수는 김종인 전 수석과도 가깝다. 재계와의 관계 정립도 과제다. 재계는, 노후보로서는 잠재적인 비토 세력이다. 그로서는 노풍에 ‘놀란’ 재계를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6일 국회 재경위·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상견례에서 “내 사고는 지극히 시장경제적”이라고 한 것도 그런 제스처로 볼 수 있다. 대선 과정에서 노후보의 출신교인 부산상고 동창들이 이 재계 ‘위무’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절대 열세인 그의 학연을 대표하는 것이 부산상고 동문들로 이루어진 학맥이다. 부산상고는 부산고·경남고·동래고 등과 함께 부산의 4대 명문에 속하는 학교로 광범위하게 인맥이 퍼져 있다. 상고라 특히 금융권 등 경제계에 동문들이 많이 진출했다. 노후보는 53회 졸업생. 그가 당선된다면 부산고 인맥이 자연스레 노무현 정부의 비공식 인력 풀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부산상고 출신들로는 대기업에 황두열 SK㈜ 부회장(49회)·이학수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사장(52회)·정종순 금강고려화학 부회장(49회)·박득표 포스코건설 회장(43회)·오용환 롯데월드 사장(45회)·조운호 웅진식품 사장(68회) 등의 전문경영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황두열 부회장은 석유화학 분야에 정통한 SK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이학수 사장은 제일모직 출신의 재무통으로 6년째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인물. 박득표 회장은 포스코(포철) 사장을 거쳐 98년부터 포스코건설 회장으로 있다. 이들은 노후보와 선이 닿는다는 점에서 소속 그룹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노후보에 대한 재계의 거부감으로 오히려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견 기업인 대창단조의 박안식 회장(45회)과 두원그룹 김찬두 회장(39회)도 부산상고를 나왔다. 박회장은 지난 4월10일 열린 부산상고 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 노후보의 후원회장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이 회장으로 선출되기 전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김회장은 14대 국회의원(신한국당) 출신. 배광우 DHL코리아 사장(43회)도 부산상고를 나왔다. 금융권도 곳곳에서 부산상고 출신들이 각개약진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보·옥치장 증권거래소 감사·김지완 부국증권 사장 등은 부산상고 51회 3인방으로 통하는 인사들이다. 시중은행엔 김옥평 한미은행 부행장(54회)·이수희 서울은행 상무(55회)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의 김대평 비은행검사국장도 부산상고를 나왔다. 삼성생명 사장을 지낸 안시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45회)도 부산상고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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