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입찰 서류를 접수하고 있는 모습. | 꿈은 이루어진다?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시한을 못박진 않았지만 정부는 이르면 7월 말까지 한화측과 대한생명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이 잘 풀릴 경우 한화는 3년 묵은 ‘꿈’을 이루게 된다. 김승연 회장은 1999년 대한생명 매각 입찰 때 서류를 직접 들고 가기도 했다. 그 만큼 인수 의지가 강했다. 대한생명이 한화 품으로 갈 공산이 크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한화측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자격이 있느냐’의 문제는 일단락됐다. 자격 시비 논란의 근원지였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27일 한화그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지난 2월 미국 메트라이프가 발을 뺀 뒤 한화가 유일한 협상 대상자였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매각 창구인 공자위가 한화의 존재를 인정한 셈이다. 사실 공자위 주변에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금융가에서는 최순영 前 신동아 회장의 입김 탓에 대생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최 前 회장은 대생이 한화로 넘어갈 경우 경영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판단했다는 것. 최 前 회장은 그래서 동서 사이인 온누리교회 A씨를 창구로 이 교회 신자인 B 前 재무부장관에게 매각을 막아달라고 부탁했고, B 前 재무부장관은 대학 선후배 사이인 공자위 C위원에게 매각의 부당성을 부각시켜줄 것을 요청했다는 게 루머의 골자다. 정부가 가격 협상과 더불어 주주간 계약 협상 등을 벌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예금보험공사는 한화측이 대생을 인수하더라도 대생이 3년간 한화 계열사에 돈을 빌려주지 못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또 한화 계열사 발행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차단벽을 만들었다. 공자위는 이에 앞서 한화가 현재 2백30% 정도인 부채비율을 3년 내 2백%까지 낮추지 못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하고 예금보험공사가 이사와 감사를 임명하는 등의 조건도 두기로 했다. 정부는 또 한화가 대생 지분 51%를 인수한 뒤 5년간 지분을 팔 수 없도록 하는 조건도 달 방침이다. 이렇게 지난 두어달 동안 정부측에서 나온 조건을 짚어보면 가격만 맞으면 매각 협상은 성사될 가능성이 큰 모습이다. 전윤철 부총리가 줄곧 “자격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실 공적자금 회수가 급한 정부로선 비교적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대생이 복덩어리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8천6백억원대의 순익을 올린 대생은 올 1·4분기(4∼6월)에도 2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3조5천5백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부실 기업치곤 꽤 괜찮은 성적이다. 63빌딩과 더불어 대생 매각 때 패키지로 팔리는 신동아화재의 대표이사가 갑자기 바뀐 것도 한화측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신동아화재는 지난 7월16일 이사회를 열고 김경식 前 대표이사 사장을 상임고문으로 추대하고 전화수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뽑았다. 신동아화재측은 주식 투자 실패와 지급여력비율 미달 등을 교체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측이 대생 인수를 대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사장을 경질하면서 상임고문으로 추대한 점이나 전화수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이나 사장이 아닌 대표이사 전무로 선임한 것 모두 석연치 않다는 것. 한화가 대생을 인수한 뒤 한화 사람을 앉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한화측이 교보생명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대생을 인수할 경우 한화는 금융 중심이란 사업구조 재편은 물론 자산 규모도 11조원에서 35조원으로, 매출액도 두배(올해 8조3천원) 이상 껑충 뛰게 된다. 올해 투자 계획을 뒤로 미루고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제2의 구조조정을 벌여 상반기까지 5천억원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빛을 보게 되는 것. 다만 문제는 역시 매각 가격이다. 지분 1백% 기준으로 정부측은 1조2천억~1조6천억원선을, 한화측은 1조6백50억원선을 제시해 여전히 갭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대생이 날로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밑지고 팔 수는 없다”며 “일단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한화 관계자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정확한 가격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가에서는 풋백옵션을 인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7천억원대(지분 51%)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내일 전국 불볕더위 이어져…제주는 28일 오전까지 비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손담비, 출산 100일 차 맞아? 벌써 선명한 복근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정부, 통상대책회의 개최..."차주 루비오·베센트 만난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슈퍼달러에 웃었던 국민연금, 올해 환율 효과는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인투셀, 中 선행특허 상장 전 인지 정황...거래소에도 함구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