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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江南 호텔시장 각축전 돌입!

대기업들 江南 호텔시장 각축전 돌입!

한국 간판 재벌들의 새로운 강남대전이 시작됐다. 이번 전투의 출전 선수는 재벌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호텔부문. 지난달 조선호텔과 신라호텔 등 강북의 대표적 호텔들이 강남에 특1급 이상의 시설을 갖춘 ‘6성급’ 호텔을 각각 짓는다고 발표했다. 아직 공식발표는 없지만 현대산업개발도 강남에 비슷한 수준의 특급 호텔을 짓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호텔이 지난해부터 W호텔을 짓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재벌그룹의 호텔 확장은 이미 대세다. 이처럼 재벌들이 호텔 사업에 앞다투어 참여하는 것을 두고 혹자는 ‘얼굴 단장’쯤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과거 재벌들에게 호텔이란 ‘장사보다는 폼 잡는 데 사용하는’ 액세서리였기 때문이다. 과거 호텔사업은 ‘미운 오리새끼’에 비유됐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고 인건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대기업 그룹사 내에서도 수익과 매출이 최하위권에 맴돌기 일쑤다. 이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 때 팔겠다고 내놓은 특1급 호텔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호텔업계의 관계자들은 “그건 옛날 얘기”라고 잘라 말한다. IMF 이후론 계열사 별로 성과를 측정하고, 회계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생존을 하지 못하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97년 외환위기 이후 개방이 가속화 되고 해외 고객이 늘어나면서 호텔업계의 비즈니스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장우종 신라호텔 팀장은 “97년 이후 특1급 호텔은 대게 자체적으로 충분히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호텔 숫자는 IMF 이후 정체 상태에 있다. 객실 3백실 기준으로 대개 1천5백억원에서 2천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특 1급 호텔을 지을 수 있는 사업자는 현실적으로 재벌밖에 없다. 문제는 재벌이 97년 이후 줄곧 축소지향의 경영을 해왔다는 점이다. 더구나 4대 재벌 중 어느 곳도 호텔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지 않아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웠다. 최근 몇몇 재벌 계열 호텔들이 확장 정책을 펴는 것은 지금이 호텔 투자의 적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 호텔 업계 사람들의 판단이다. 조선호텔의 최태영 팀장은 “삼성물산도 강남으로 오고, 동부그룹도 강남사옥으로 갔다. 그외에도 해외 교류가 많은 통신·인터넷·다국적 기업 등 호텔 수요가 강남으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강남의 특급 호텔은 항상 공급부족 상태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 차별화된 브랜드로 들어가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삼성·SK·신세계·현대산업개발 등 재계 라이벌들이 LG계열의 한무개발이 운영 중인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콧노래‘를 지켜 보고만 있을 수도 없었으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의 경우 97년 이후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99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까지 장사가 잘된 최근 3년간 가장 큰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흔히 한국과 비교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특1급 이상의 호텔을 50여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36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서울에는 15개가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도시국가인 점을 감안한다면 서울에 얼마나 호텔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다. 현재 서울의 특1급 호텔의 경우 연 평균 객실 점유율이 75%를 넘는다. 그 중에서도 신라·조선·하얏트·인터컨티넨탈 등 소위 ‘빅4’의 경우 연간 객실 점유율이 80%선에 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경우다. 99년의 경우 한국의 특1급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82%까지 치솟았다. 당시 세계평균이 68%였던 점을 보면 호텔이 얼마나 부족한 지를 알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 발표된 각 호텔들의 증축 및 신규 사업 진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경수 워커힐호텔 신규사업팀장은 “더 이상 호텔을 재벌들의 사치품으로 보는 것은 무리한 시각이다. 특급 호텔 하나 짓는 데 최소한 요즘 1천억∼2천억원이 드는 요즘 어느 재벌이 함부로 의사결정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제 호텔도 수익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얘기다.

▶조선호텔=지난달 말 “강남에 특1급 호텔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호텔측은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강남에 새 호텔을 짓고 강남권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래 소공동에 위치한 현 웨스틴 조선을 세인트 루지스로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웨스틴 조선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강하고 또 신흥시장인 강남에 거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참에 새로운 호텔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조선호텔이 강남에 지을 세인트루지스호텔은 흔히 말하는 ‘6성급’ 호텔이다. 원래 호텔등급에는 5성(星)이 최고다. 하지만 최근에 기존의 특1급보다 더 뛰어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곳이 생겨나면서 이런 호텔을 흔히 ‘6성급’ 호텔로 부르고 있다. 강남의 삼성동 등 여러 곳에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지금은 강남의 인터컨티넨탈이나 리츠칼든·르네상스 등의 호텔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이중 몇몇 호텔은 수요 초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제대로 된 서비스와 시설을 갖추고 강남으로 진출할 경우 신규 시장은 물론 기존 시장도 빼앗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선호텔은 이번 사업확장과 관련된 자금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년 중으로 증시에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미 동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세계 최고 브랜드 호텔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럭셔리 비즈니스 호텔로 지어 식음료 등 부대 시설은 줄이고, 객실과 스파(spa) 등을 위주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조선호텔의 한 관계자는 “ 객실의 경우 이익률이 70%를 넘는다. 때문에 앞으로 호텔 사업은 객실 위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라호텔=한때 한국 최고의 호텔로 군림했던 신라호텔의 최근 불편한 교통과 위치 때문에 다소 정체 상태에 있다. 여전히 VIP 호텔로서의 명성은 있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고객들을 꾸준히 끌여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허태학 사장이 부임한 것을 두고도 ‘떨어진 명성을 만회하기 위한 인사’라는 의견이 많다. 이처럼 수익보다 품격을 중시하는 신라호텔이 강남에 새로운 호텔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늘어나는 해외 바이어와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호텔을 지어 정체된 신라호텔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신라호텔만의 독자적인 서비스와 화로 강남에 진출할 경우 해외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강북의 신라호텔은 지금처럼 VIP 호텔로 두고 강남에서 사업성이 있는 호텔을 경영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이 신라호텔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허태학 사장이 기자회견 중에 강남 진출을 밝혔지만 이번 일이 공식적으로 그룹을 통해 발표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라호텔이 부지로 생각하고 있는 서초동 땅은 삼성 계열사들 소유기 때문에 그룹의 승인이 없으면 사업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발표가 두고 지난해 9월 신라호텔에 기획부장으로 부임한 이건희 회장의 첫째딸인 부진씨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그룹 구조조정위원회 5인 중 한 사람인 허사장의 발표로 미루어 볼 때 성사될 가능성이 많다.

▶워커힐호텔= 지난해 말 W호텔과 메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규 호텔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03년 말 준공 목표인 W호텔은 위의 두 호텔과 다른 리조트형 호텔을 지향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의 위치상 비즈니스 호텔보다는 리조트 호텔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W호텔의 경우 98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이제 겨우 4년 남짓한 역사를 가진 호텔이지만 미국에서는 가장 신세대적이고 스타일리쉬한 호텔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16개, 호주 시드니에 1개 등 총 17개의 호텔을 가지고 있다. 최경수 워커힐호텔 과장은 “미국의 경우 할리우드의 스타들을 비롯 젊고 패션감각이 뛰어난 멋쟁이들이 오는 호텔로 정평이 나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이나 서비스 등은 6성급 수준으로 하되 실제 감각이나 분위기는 상당히 젊게 간다는 컨셉이다. 워커힐호텔측은 “리조트형 호텔의 경우 돈을 쓰러온 손님들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호텔보다 수익률이 높다. W호텔을 중심으로 워커힐 단지를 서울권에 있는 세계적인 휴양시설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호텔을 통해 한국을 찾는 고급 관광객이나 한국의 상류층 들이 묵어갈 수 있는 호텔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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