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들의 남다른 호텔사랑
대기업 오너들의 남다른 호텔사랑
프라자호텔 부지는 원래 오피스빌딩 자리 시청앞에 있는 프라자호텔 부지에는 원래 대형 오피스빌딩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 회장(김승연 회장의 부친)은 프라자호텔 부지 인근에 있던 차이나타운 대지 일부를 매입, 1천3백여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당시 김회장은 호텔사업과 같은 관광사업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으나 “한화가 서울에 조선호텔과 견줄 특급호텔을 세워 달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요구로 호텔 건설로 방향을 틀은 것. 한화의 주력사업이 화약제조였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기 힘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김회장도 당시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한화뿐 아니라 다른 재벌기업에게도 호텔 건설을 요구, 너나 할 것 없이 호텔 신축 경쟁이 벌어졌던 것. 비슷한 시기 신격호 롯데 회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반도호텔을 인수했다. 김회장은 프라자호텔이 그냥 돈이나 축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했다는 것이다. 김회장의 불길한 예감대로 프라자호텔은 설립 당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호텔 규모는 지하 3층, 지상 22층의 빌딩으로 연건평 1만평, 객실 5백40실로 설계, 건설비는 총 53억원이 투자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에너지파동이 일어나고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기간도 늘어나고 건설비도 당초 금액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백66억원이 들었다. 자기 호텔에 돈낸 정주영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역대 재벌총수 중 가장 검소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화려한 호텔의 이미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그 역시 경주현대호텔과 울산현대호텔을 세운 호텔리어다. 그는 호텔에 대해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프라자호텔을 세울 때 일본 마루베니와 합작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는 외국기업과 제휴하는 관행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 쉽게 말해 실리추구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 바로 앞에 위치한 울산현대호텔(옛 다이아몬드호텔)은 외국인 바이어들을 위한 숙소용으로 세운 것이다. 그래서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건물 규모나, 객실 내부·부대시설이 협소해 특2급 등급을 받았었다. 정회장은 경주에도 호텔을 세웠지만, 가급적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정회장의 비서 출신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정회장은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며 “현대중공업을 방문할 때에는 영빈관에서 머물렀고 비서들이 경주호텔을 숙소로 이용하라고 권할 때면 반드시 다음날 직접 지갑을 열어 객실요금을 지불하곤 했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과 경주현대호텔은 현재 현대중공업이 소유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호텔사업부가 위탁경영하고 있다. 호텔에 지극정성 기울인 정희자씨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경주코오롱호텔은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이 세웠다. 당시 이회장은 참의원으로 정치인으로도 활동했는데, 지난 78년 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불국사 바로 밑에 호텔을 세우게 된 것. 특이한 점은 코오롱은 이원만 회장·이동찬 회장·이웅렬 회장으로 경영권을 대물림해 왔으나 호텔사업에는 별다른 욕심을 내지 않았다. 파라다이스그룹 전락원 회장에게 호텔은 중요한 사업장이다. 전 회장은 카지노 사업으로 거부의 반열에 오른 인물. 카지노 영업장이 호텔 내부에 속해 있다는 점 때문에 전회장은 파라다이스호텔 입지와 내부 인테리어에 롯데 신격호 회장과 비슷한 열의를 보였다. 그의 경험으로 볼 때 카지노를 즐기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고급호텔을 선호하기 때문에 호텔시설 수준이 카지노 매출 규모로 이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정원 앞 수목은 그가 직접 고른 것이며, 부산호텔의 조경 조성 작업에도 직접 지휘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는 호텔사업에도 상당한 수완을 발휘한 인물로 통한다. 정씨는 대우그룹이 몰락하기 전 대우개발 사장을 맡아 서울 힐튼호텔과 경주 힐튼호텔을 경영해 왔다. 그는 장남을 잃고 난 뒤부터는 서울 힐튼호텔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영업을 독려해 왔다. 힐튼호텔은 한동안 서울 도심에서 국제행사를 가장 많이 유치한 호텔이란 명성을 얻었다. 정씨는 포천에 있는 아도니스 골프장으로 사업을 확대했으나, 결국 외환위기를 맞아 대우와 함께 동반 몰락했다. 중견재벌 삼부토건의 조남욱 회장은 건설사업뿐 아니라 호텔사업에도 상당한 투자를 해온 호텔업계의 ‘큰손’이다. 경주콩코드호텔(경주도쿄호텔)과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이 삼부토건 계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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