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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와 세계경제]"中 성장률 0.6%P 하락"

[사스와 세계경제]"中 성장률 0.6%P 하락"

사스의 발원지 중국 대륙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사스는 막 부상하기 시작한 중국인들의 소비를 직.간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중국을 강타한 후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사스로 세계 각국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초기에는 관광·오락·외식·항공 등 서비스산업에 한정되던 피해 업종이 이제 제조·금융 등 거의 전 업종으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피해를 분석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메릴린치·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액은 최하 수십억, 최고 1백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4월24일)는 이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 지역 피해액이 1백6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더블류에치오)는 4월 하반기까지 전세계가 사스로 인해 쓴 돈이 대략 3백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사스는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5%포인트 낮춘 5.0%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30개 회원국들의 올해 성장률을 당초의 2.2%에 1.9%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 세계성장률을 종전의 3.7%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고도 성장의 동력 뿌리째 흔들려 사스의 발원지 중국은 사스로 인해 전체 대륙이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4월30일 현재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본토에서만 3천4백60명의 추정환자가 발생해 이 중 1백5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사스는 소비·무역·투자 등 고성장을 이끌어 온 동력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사스는 중국인들의 소비를 직·간접적으로 막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4월26일 극장·PC방·당구장 등의 영업을 중단시킨 데 이어 결혼 등기업무까지 금지시켰다. 중국 젊은이들은 결혼도 못할 상황이다. 여기에 도시 봉쇄령과 계엄령 소문까지 나돌면서 베이징 시민들의 소비심리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한 축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민간소비가 크게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 최근 공장 곳곳에서 사스 환자의 확산을 막기 위한 생산라인 패쇄되기 시작됐다. 마쓰시타전기는 지난 4월21일 베이징에 있는 전자부품 공장 생산라인 중 일부를 일시 패쇄했다. 사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공장을 잠정 폐쇄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특히 중국 수출의 40% 정도를 생산하고 있는, 사스의 발원지 광둥성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수출전선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사스에 대한 공포로 하루가 멀다하고 열렸던 각종 박람회와 전시회가 취소·축소되고 있다. 일본의 닛산자동차는 광둥성의 광저우에서 열 예정이었던 신차 출시회를 연기했다. 중국이 최근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것을 과시하기 위해 4월 중순 개최하려 했던 대규모 세계경제포럼도 미뤄졌다. 지난 4월15일 강행된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인 광둥성의 광저우 무역박람회에는 참가 외국바이어 수가 작년의 10% 수준이었으며, 수출 주문도 예년의 30% 수준인 30억 달러에 그쳤다. 외자유치에도 치명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5백72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의 외자유치국으로 떠올랐다. 지난 1분기 유치액도 1백30억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나 증가했다. 하지만 사스라는 괴질의 등장으로 상황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급등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올해 중국 안에 1백50개 이상의 체인점을 개설하려고 했던 월마트는 사스 확산으로 부랴부랴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국 기업들은 아예 기존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다. 지난해 원가절감을 위해 X박스 생산기지를 멕시코에서 광둥성으로 옮겼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 설비를 다시 멕시코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업의 움직임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작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사스 관련 정보를 축소·은폐하면서 초기 대응에 소홀했던 중국 정부는 환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난 4월21일 뒤늦게 은폐 사실을 시인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스 자체보다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회의가 중국의 외자유치에 더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보다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6%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다.

[홍콩] 경기침체와 겹쳐 ‘복합 불황’ 인구에 비해 환자나 사망자 수가 많은 홍콩은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4월30일 현재 홍콩에서는 1천5백89명의 추정환자가 발생해 이 중 본토에서와 거의 같은 1백57명이 사망했다. 홍콩에서 사스로 인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부문은 소매·운수·음식·숙박업 등 관광관련 서비스업이다. 홍콩의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이 홍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관광객 수가 예년보다 30% 이상 줄면서 관광객 감소로 인한 GDP 성장률 하락 예상치가 1.5%포인트에 이른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사스까지 겹쳐 소비심리까지 크게 위축, 불황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주식시장까지 폭락세를 이어가고 개인파산자도 급증하고 있다. 3월 중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2월에 비해 18%나 증가한 3천1백19명을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신규 발병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31일 80명까지 올라갔던 신규 발병자 수는 4월16일부터 30명대로 줄었고 26일부터는 10명대로 줄었다. 사스가 퇴조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사스 바이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사스 바이러스가 홍콩 등 동남아지역의 무더위를 피해 중국 북부지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

[동남아시아]‘관광객 최고 95% 감소’ 사스가 발원지인 중국으로부터 거의 동아시아 지역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어 그 동안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조를 보여왔던 이 지역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4월30일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 다음으로 가장 많은 2백1명의 추정환자가 발생한 싱가포르는 사망자도 24명이나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경제적 손실이 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우선 싱카포르 GDP의 6%를 차지하는 관광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4월 첫 두주 동안의 외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나 줄었다. 공장 폐쇄 현상도 보인다. 모토로라 현지 공장이 잠정 폐쇄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싱가포르의 주요 수출품목이 IT제품임을 감안할 때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이어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최소 1.5%포인트에서 최대 2.5%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했다.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도 주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태국은 4월 중 관광객 입국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이상 감소해 올해 관광수입 손실이 1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도 5∼6월 관광예약이 예년에 비해 많게는 95%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 해도 경제적 여파는 다른 나라에까지 전염될 전망이다. 일본이 중요한 사례다. 내수회복이 어렵고 대미 수출까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스 여파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어도 일본의 경제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미]캐나다 수십억弗 피해 사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북미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사스 피해는 아직 관광산업에 국한돼 있지만 자칫 중국 등 아시아지역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보다는 캐나다의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4월23일 WHO가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는 최초로 토론토를 여행금지 권고 지역으로 지정했다. 4월30일 현재 캐나다에서는 1백48명의 추정환자가 발생해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토론토에 집중돼 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미국 경제의 침체로 위축된 토론토의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CN타워의 관광객 수가 예년에 비해 15% 정도 줄었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사스에 의한 경제적 피해가 수십억 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관광이 주요 산업이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은 캐나다의 관광수입이 30% 감소하면 0.5%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요인이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사스 환자와 사망자 수의 증가추세가 둔화되고 있고 WHO가 토론토에 내렸던 여행금지 권고조치를 4월30일 해제함으로써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웃 나라 캐나다에 비해 미국은 아직 사정이 나은 편이다. 미국에는 4월30일 현재 사스로 인한 사망자는 없고 52명의 추정환자만 보고됐다. 지난 4월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사스가 샌프란시스코·달라스 등 미국 일부 지역 관광 산업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근거없는 헛소문으로 엉뚱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중국·홍콩·베트남계가 밀집해 있는 로스앤젤레스 동부 일대에 사스가 돌고 있다는 근거없는 헛소문이 퍼져 이 지역 상권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지난 4월30일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일부 관광 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사스가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제조의 피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몰려 있고 이들 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저스트-인-타임’ 생산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이상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등에서는 이미 사스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생산기지가 사스로 인해 혼란이 계속된다면 미국 경제도 사스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할 전망이다.

국내외 사스 관련 주요 일지 ▲2월10일 = 중국 광둥(廣東)성 일대에 독성 폐렴 증세의 괴질이 퍼져 100명 이상이 감염되고 5명이 숨졌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 ▲2월12일 = 광둥(廣東)성 괴질이 중국 내 6개 도시로 확산되면서 감염자가 305명으로 늘고, 중국 내 홍콩인 2명이 괴질로 사망 ▲3월13일 =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괴질 아시아 전역 확산 경계령 ▲3월16일 = 국립보건원, 전국에 사스 주의보 발령 ▲3월29일 = 국립보건원, 중국 전역 여행 자제 당부 ▲3월30일 = WHO, 전세계 괴질 환자 1,500명 돌파 집계 ▲4월 1일 = 국립보건원, 괴질 격리치료병원 지정, 운영 발표 ▲4월 2일 = 국립보건원장, “괴질 국내 상륙은 시간문제” 언급 ▲4월 3일 = 국립보건원, `괴질 명칭 `‘사스’로 변경 = 美 질병통제예방센터, ‘사스 원인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표 ▲4월 3일 = WHO, 중국 광둥성·홍콩 여행자제 권고 ▲4월 6일 = 국립보건원, 사스 정보 국제공조 요청 ▲4월 7일 = 국립보건원, 공무원 출장 자제 요청 ▲4월 9일 = 국립보건원, 일반인 국제행사 자제 요청 ▲4월10일 = 국립보건원, 사스환자 발생시 강제 격리 결정 ▲4월15일 = 美 질병통제예방센터,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체 해독 ▲4월17일 =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반응자 3명 발생 ▲4월23일 = WHO, 토론토·베이징·산시성·상하이 여행 금지지역 추가 ▲4월27일 = 외국인 사스 의심환자 첫 발생 ▲4월28일 = 누적 사스 의심환자 13명 발생 ▲4월29일 = 국내 첫 사스 추정환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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