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낮추면 손님 다시 올까
콧대 낮추면 손님 다시 올까
중하위권 명품 매출 부진 심해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부터 영동대교로 향하는 대로변에 즐비한 최고급 패션 매장 청담동 명품거리. 지금은 30개의 고급브랜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소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곳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명품 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씨는 “근처 다른 매장도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말을 한다. 명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가장 좋지 않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며 ‘명품 불황’을 호소했다. 그는 또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10∼15%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명품 의류 매장 책임자 김씨는 “국내 경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15%에서 많게는 3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관광객이 반으로 줄어든 것도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스와 세계 경제의 위축이 일본 관광객의 발걸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는 또 “어려운 시기여서 명품 소비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비난 일색이다”며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소비를 자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명품 불황의 주요 원인으로 ‘신용카드 명품족’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꼽는다. 신용카드 사용한도 축소와 소득감소로 신용카드에 의존하던 명품족들이 대거 명품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의 명품족 ‘탈락’으로 중저가 명품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자주 찾는 강남 A백화점 명품 매장 책임자인 박과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단골 고객은 변함이 없지만 물건을 살까 말까 망설이가 그냥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고육지책으로 명품 세일 확대 백화점 명품 매장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정기세일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보통 6월 말께 시작되던 ‘명품 세일’이 20일가량 앞당겨졌다. 강북을 대표하는 한 백화점 명품 매장 관리자인 김대리는 “지난 3월 이후 명품 매장 매출액이 매달 20∼30%씩 줄고 있어 이를 만회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쌓인 재고를 소화해야 가을 신제품을 들여놓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품위를 지키던 명품 브랜드들까지 세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역시 ‘명품 불황’의 자화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명품 세일에 참여하는 업체 수는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분위기와 이미지를 먹고산다는 명품의 특성으로 섣불리 세일에 동참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 정설인 만큼 세일기간이나 참여의 확대는 명품업자들의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같은 명품업계의 세일 러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누적된 재고 처리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한다. 예년의 명품 브랜드의 정기세일 참여율은 평균 70∼75%대였지만 올해는 일부 패션잡화와 보석 브랜드를 제외하면 90%에 육박하고 있다. 평소 세일 안 하기로 유명한 고가 브랜드들도 그 동안의 ‘노세일 브랜드’ 이미지를 포기하고 올해는 세일·기획행사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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