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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관련 서비스로 대박 낸다”

“경마 관련 서비스로 대박 낸다”

21세기정보통신의 전순득 회장은 앞으로 경마 관련 사업이 더없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내다본다.온라인 경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순득(49) 21세기정보통신 회장은 경마라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5개의 개인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다. 1987년 설립한 21세기문화사는 경마전문 월간지 <마사춘추> 와 경마예상 주간지 <명승부> 를 발행하고 있다. 또 21세기정보통신은 인터넷과 자동응답전화시스템(ARS)으로 경마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첨단 시설을 갖춘 인쇄업체 ‘21세기프로세스’, 마권 구매를 인터넷이나 전화로 대행해주는 ‘21세기레저텍’, 모바일 경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21세기모바일’등이 있다.

전 회장은 최근 회계법인에 21세기문화사와 21세기정보통신의 자산 가치 평가를 의뢰했다. 담당 회계사는 이 회사들의 가치를 최고 600억원으로 평가했다. 전 회장은 “경마 정보 사업의 안정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가 아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전 회장이 ‘경마’에 뛰어든 것은 87년이다. 당시 평범한 무역 회사 여사원이었던 그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본금 500만원으로 <마사춘추> 를 만들었다. 그 후 오프라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판 사업에서 부가정보 서비스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95년엔 PC통신을 활용한 온라인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 1월엔 21세기정보통신을 설립하면서 그 동안 쌓아둔 각종 경마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경마전문 포털 사이트인 ‘오케이레이스(www.okrace.com)’를 오픈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유료회원만 2만5,000여 명을 확보하고 있다. 전 회장은 지난 17년간 경마 관련 비즈니스에서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인 덕에 지금은 직원 수 60여 명에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를 만들었다.

최근 경마장 입장객 수가 로또 열풍과 장기 불황 여파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경마 관련 비즈니스는 여전히 활발하다. 주5일 근무가 자리잡으면서 업계는 과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국내 경마 음성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서울에서만 50개가 넘는다. 인터넷 사이트를 갖추고 오프라인에서 예상지를 출판하는 업체는 20여 개. 전 회장은 “매달 몇 개의 회사들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게 이쪽 시장의 특징이지만 실제 자금력과 경쟁력을 갖춘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며 “경마 관련 사업을 10년 넘게 해오며 쌓은 신뢰 덕분에 업계의 리딩 컴퍼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이익률은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며 “21세기정보통신은 고부가가치 분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숫자로 보는 경마사업


17만 명 : 경마장 하루 입장객 수


700억원 : 경마장 하루 평균 매출액


1조2,577억원 : 한국마사회가 납부하는 세금


7조6,491억원 : 지난해 경마로 거둬들인 매출액
최근 전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 경마 서비스. 21세기정보통신은 지난해 인터넷 부문에서 3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0억~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전 회장은 “현재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온라인 경마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전 회장은 최근 고객이 경주를 예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마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했다. 이는 경주에 참가하는 말의 상태와 경력, 그리고 담당 조교 등 여러 가지 경주 관련 데이터를 입력해 온라인에서 가상 경주를 볼 수 있는 3D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전 회장은 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직접 게임연구소를 차렸을 정도다. 이 게임은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다수의 사람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실제 경마장에서 마권을 구매하고 경마에 베팅하는 방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가상 인터넷 베팅 게임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매일 60경주 이상 규모의 사이버 경마를 현장감 있는 사운드와 실황중계, 그리고 사실감 있는 3D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선 관련 법규에 제동이 걸려 게임 상용화는 답보 상태다. 그러나 전 회장은 느긋하다. 그는 “게임 사업 자체가 들이는 노력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은 비즈니스”라며 “우리는 오히려 이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는 야심을 내비쳤다.

전 회장은 지난해 시카고에서 열린 컴덱스(COMDEX) 전시회에 참가해 미국의 퍼그마크(Pugmarks)사와 게임과 관련한 전략적 제휴(MOU)를 맺었다. 초기엔 서로 보유하고 있는 경주 DB를 공유하고 나중엔 시뮬레이션 게임을 퍼그마크를 통해 미국 전역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업체들과도 비슷한 MOU를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전 회장은 “현재 전 세계 경마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선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주를 인터넷에서 지켜보면서 베팅할 수 있다. 미국의 온라인 경마 서비스 업체 역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 사람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한국 정부도 조만간 민간업체들에 경마 사업을 열어 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전 회장은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불도저’로 불릴 만큼 과감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사업을 하며 여자이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오히려 상대방에게 부담없이 다가가는 데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여장부 기질 때문인지 올 초엔 경기도 벤처협회 회장을 맡았다. 지난 2001년부터는 인터넷기업협회 부회장을 역임해오고 있다.

그는 “지금까진 내 것을 키우느라 다른 회사의 어려움을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한국 정보기술(IT) 벤처 기업들을 위한 수출 상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경기도 전역 1,000여 개 벤처 기업들의 수장으로서 정부 정책에 대한 질책도 잊지 않았다. 그는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지금 정부는 수도권, 비수도권 논쟁에 휩싸일 게 아니라 중국의 비상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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