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 위해 위성까지 동원
물류혁신 위해 위성까지 동원
일관된 EDLP 정신의 비결 월마트의 물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바코드 시스템·EDI(전자데이터 교환)·POS(Point of Sale)시스템·스캐너 자동발주시스템 등 다양한 물류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회사가 바로 월마트다. 월마트의 이런 물류체계 혁신은 최근 위성통신 시스템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월마트의 위성 통신시스템으로 2천5백여개에 이르는 미국 내 월마트 매장과 물류센터 본사의 연결은 물론 상품 수송 차량의 움직임까지 추적해 물건이 몇 시 몇 분에 어느 점포에 도달할 것인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월마트는 이같은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총매출액 중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15%대로 낮췄다. 이는 경쟁사보다 5∼7% 낮은 수준으로 결국 경쟁사에 비해 동일한 상품을 5% 이상 싸게 팔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창업자인 샘 월튼은 단순한 경쟁구도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다. 그는 종업원들이 고객 지상주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최상의 인프라를 구축한 뒤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내가 제안하는 마술만 실행에 옮기면 매출은 자동으로 늘어납니다. 그 마술이란 고객이 가게에 들어오면 머리를 숙이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샘 월튼은 “경영진이 종업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종업원들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결정된다”고 믿었다. 실제로 종업원에 대한 월마트의 배려는 전설적이다. 월마트의 종업원 중시 풍토는 종업원을 ‘동료’(associates)라 부르고 회장을 ‘미스터 샘’(샘 월튼 회장의 별칭)이라 부르는 평등주의 속에서 자라났다. 월마트에는 아직도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모든 종업원들이 심벌 마크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현장에서 만나 대화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즉시 시정하는 전통을 경영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종업원들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샘 월튼 회장은 출고 10년이 넘는 포드 픽업 트럭을 타고 출근했고, 그의 후임이었던 글래스 사장은 머큐리 왜건을 직접 운전했다. 2000년 제3대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스콧 역시 종업원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 대화할 때는 반드시 사장 자리가 아닌 회의 탁자로 옮긴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월마트에서는 최고경영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직접 커피를 타 마시고, 4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을 사용하거나 비행기의 1등석을 타지 않는 검소함을 오랜 불문율로 지키고 있다. 아울러 각종 제도를 통해 종업원들이 전사와 각 점포 차원의 정보를 공유하고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종업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마트는 또 어떤 기업보다 먼저 종업원들에게 이익 배분과 스톡옵션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매장의 수익 목표가 달성되면 시간급 직원에게도 이익을 분배한다. 월마트는 근속연수와 성과에 연동시켜 액면가로 주식을 매입하게 하며, 전 구성원이 시가의 70% 이하로 주식 매입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근속연수 10년 이상된 종업원의 경우 10만 달러에서 3백만 달러까지 이익을 얻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익이 생기면 분배한다 인사정책도 남다르다. 월마트는 ‘채용하여 유지하고 성장시킨다’는 정책이 아닌 ‘유지하여 성장시키고 채용한다’는 인사정책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해고하고 다시 채용할 수 있다는 사고가 아니라 이미 채용한 유능한 인재를 유지하고 개발하는 전략이다. 한 예로 이 회사는 신입사원들이 거대 기업에서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베테랑 직원들을 조언자로 붙인 다음, 30일·60일·90일 시점마다 자신들의 향상 정도를 평가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잠재적인 리더십이 있다고 여기는 직원들은 아칸소주 벤토빌에 있는 본사 ‘샘월튼 개발센터’에 보내 연수를 받게 한다. 연수를 받은 직원들은 이후 다양한 부서를 옮겨다니면서 참신한 과제를 모색하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월마트의 성공비결을 말한다. 하지만 그 근원에는 EDLP이라는 경영원칙을 실천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 종업원을 중시하는 고유한 기업문화가 있다. 이것이 월마트의 진정한 성공비결인 것이다. 월마트의 종업원 중시 경영은 그 기업이 속한 업종에 관계없이 인간을 배려하는 경영철학이 얼마나 기업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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