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①저온 촉매 제조 공정 |  | ②저온 촉매를 가동했을 때의 공장 굴뚝(위), 그렇지 않았을 때(아래)의 굴뚝. 촉매를 가동하지 않았을 때의 굴뚝에는 싯누런 연기가 솟아난다. | 화력발전소나 용광로·자동차 등의 폐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공기 오염의 주범이다. 질소산화물은 질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급성 중독이 일어나면 폐수종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물질이다. 도심에 질소산화물이 많으면 천식이나 기관지염증·만성기관지염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산성비의 원인이 되며 식물을 고사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때문에 오염 규제 대상에 질소산화물 처리에 대한 사항은 단골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기술이 까다롭고 설비 또한 고가이기 때문에 화력발전소, 용해로를 운용하는 각종 공장 등은 질소산화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의 홍성호 박사팀은 질소산화물 처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연구 결과를 내놨다. 저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 제거용 탈질 촉매를 개발한 것이다. 탈질은 질소를 빼낸다는 의미다. 촉매는 화학반응 때 반응이 잘 일어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 이 기술은 주요 질소산화물 발생처인 각종 공장의 연소공정이나 화력발전소 등에 광범하게 적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 환경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촉매는 화력발전소나 유리 용해로 같은 공장에서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려면 300∼350℃ 정도가 유지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연소가스의 온도는 250℃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촉매가 필요로 하는 온도는 그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려면 별도로 온도를 높이는 공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시설을 하는 데는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이런 점 때문에 영세한 공장들은 질소산화물 제거 설비를 제대로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홍성호 박사팀이 개발한 저온용 촉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저온 촉매는 170∼250℃에서도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뛰어나다. 기존 외국에서 수입하는 고온용 촉매의 효율이 40%(저온일 때) 정도인데 홍박사의 저온용 촉매는 85%에 이른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효율이 뛰어나다. 기존 공정이나 기술을 개량하는 방법으로는 효율 몇 %를 올리는 데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홍박사는 고온용보다 두배가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질소산화물 처리 전문가들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획기적이다. 시험 가동에서는 지난 7월7일 용해로에서 막 빠져나온 가스 안의 질소산화물은 92.2ppm인 반면 촉매를 통과한 가스는 26.4ppm, 7월15일은 74.5ppm이 20.2ppm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촉매를 일부만 설치한 것으로, 전량 설치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면 최종 폐가스 중 질소산화물의 농도를 14ppm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이런 효과는 공장 굴뚝만 봐도 육안으로 확인이 됐다. 저온 촉매를 가동하지 않을 때의 공장 굴뚝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솟아올랐으나, 촉매를 가동하자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저온 촉매는 일을 할 수 있는 온도가 상대적으로 저온이므로 별도로 온도를 높여줄 설비가 필요 없다. 이 덕에 저온용 촉매는 설치 공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기존의 설비를 아주 적은 부위만 개조해도 설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반 촉매의 경우 설치비를 1로 잡으면 이 촉매는 0.7 정도의 비용만 있으면 된다. 특히 지금까지 질소산화물 제거 촉매의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해 왔으나 이제 국산 기술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연간 국내 시장만 2,000억원을 수입 대체할 수 있으며 해외 시장 개척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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