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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부터 남성 패션誌 창간 늘어… “남자도 이젠 멋 부리고 싶다”

지난 가을부터 남성 패션誌 창간 늘어… “남자도 이젠 멋 부리고 싶다”

최근 각 백화점 남성관에는 멋 부리는 남성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브리오> 1999년 3월 창간 &&&光文社&&&, <젠트리> 2004년 9월 창간 &&&부인화보사&&& , <레온> 2001년 9월 창간 &&&주부와 생할사&&& , <스트레이트> 2004년 9월 창간
“‘레온’(LEON)에 실린 재킷 있나요?” 마쓰야(松屋)긴자 본점에는 지난해부터 30~40대 남성 고객들이 잡지에 실린 상품에 관해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백화점은 2003년 도쿄 긴자 지역에서 긴자 미쓰코시(三越)의 매출을 뛰어넘어 7년 만에 1위를 차지한 곳이다. 2000년 봄부터 오피스의 캐주얼화에 주목, ‘성인’을 키워드로 꾸준히 신사복 매장을 강화해왔다. 전문점이나 브랜드 직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30~40대 남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신사복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플러스를 기록했다. 고객이 원단을 직접 골라 원하는 스타일대로 맞추는 ‘패턴 오더’ 매장도 만들었으며, 눈에 띄게 내부 인테리어를 개조해 가방·포켓 칩 등 패션잡화 매출도 끌어올렸다. 최근 서점에서는 30대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잡지가 부쩍 눈길을 끈다. 지난해 가을 ‘젠트리’(Gentry) ‘스트레이트’(Straight) 등 남성잡지 2종이 창간돼 선발 주자인 ‘브리오’(BRIO) ‘레온’(LEON)과 함께 격전을 벌이고 있다. 올 2월에는 ‘우오모’(UOMO)라는 새 잡지도 경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그중에서 ‘인기 있는 남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레온’이 가장 인기가 높다. 이 잡지는 40대 이상의 남성뿐 아니라 20~30대 남성이나 여성 독자들도 많이 구독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모든 남성 패션잡지가 다 잘 팔리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한 대형서점의 판매 조사에 따르면, 선발 주자인 ‘레온’과 ‘브리오’는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생 잡지들은 창간 이후 벌써부터 하락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성 패션잡지나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잡지에 비해 압도적으로 파이가 작은 시장인 만큼 눈에 띌 만큼 독자층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남성 패션회사 광고 늘어 그런데 왜 남성 패션잡지 창간이 잇따르고 있을까? 그것은 패션·의류 회사들이 남성 패션잡지의 광고 효과를 기대해 광고 예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부터 오랫동안 침체기가 계속돼온 신사복 시장은 지난해 후반부터 경기회복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가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각 의류업체와 백화점들은 이 시점을 공세(攻勢)의 시기라고 판단, 남성 패션시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남성 고객이 모이는 도쿄 신주쿠의 이세탄(伊勢丹)백화점 남성관. 이곳 영업본부에서는 고객의 변화를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11월에 출시한 고급브랜드 ‘돌체&가바나’ 봄 시즌 상품이 일주일 만에 1,000만 엔어치나 팔렸다. 이는 여성복 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음 시즌의 상품을 미리 구매하는 남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백화점 1층의 화장품 코너에도 요즘 멋 부리는 남성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세탄 남성관은 최근 1년 사이 매출액이 2배로 늘어났다. 절대액수로 보면 도쿄의 모든 백화점 남성부문 매출액의 25%. 도쿄의 멋쟁이 남자 4명 중 1명이 이곳에서 물건을 샀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형 패션 회사들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온워드카지야마는 올 봄 시즌부터 다리가 길어보이게 디자인한 ‘아름다운 다리(美脚)’ 바지를 투입했다. 이 회사는 남성용 브랜드를 8개나 출시하고 있다. 주력 양복 브랜드인 ‘오대륙’(五大陸)은 매출의 70% 이상이 ‘아름다운 다리’ 바지가 차지했고, 구매층도 30대부터 5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성인 남성에게 저항감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 과감하게 밀어붙여 히트를 만들어냈다. 그 덕분에 신사복 부문은 7회기 만에 수익 증가를 기록했다. 온워드카지야마의 ‘아름다운 다리’ 바지가 히트함에 따라 다른 신사복 메이커들도 뒤따르고 있다. 산요(三陽)상사도 호조다. 2001년 이래 ‘바바리 블랙라벨’로 20~30대용 남성복 시장 개척에 성공한 이 회사는 이번 회기에도 블랙라벨 외에 이지바이제니아·폴스튜어트 등이 지난해에 비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브랜드 개혁과 더불어 소재 면에서의 혁신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그렇다고 남성복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갔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2004년 추동복 시장에서는 태풍과 따뜻한 겨울의 영향을 받아 코트 판매가 부진, 각 사가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승부를 가를 것인가. 그것은 ‘상품지식이나 가치 기준이 올라간 소비자들에 대한 대응능력’이란 게 메이커나 소매 업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다시 말해 상품이나 소재, 그리고 가치를 얼마나 철저하게 추구하는가 하는 것이다. 남성복뿐만 아니라 구두·시계 등 잡화를 포함한 중가 이상의 상품 판매는 바로 이러한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의류 회사들은 라이프 스타일을 특히 강조하는 남성 패션잡지의 정보발신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남성복 시장이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단카이’(베이비 붐) 세대가 끝나면서 새로운 남성 캐주얼 시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카노 마쓰야긴자 과장은 “단카이 세대와 30~40대는 각 세대별로 패션을 즐긴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성인 남성복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은 이러한 패션 경험자들”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남성 소비층 기대 이세탄의 오니시 부장은 “앞으로 1~2년 뒤에는 베이비 붐 세대가 회사를 떠나게 된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새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패션·잡화·리조트 등을 포함한 새로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단카이 세대 은퇴층을 염두에 둔 셀렉트 숍 유나이티드아로즈도 45~60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업태를 올 봄 시즌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요즘 들어 성인남성용 잡지, 남성 스타일지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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