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현지 진출 성공의 조건 '비엣키우' 네트워크를 뚫어라!

현지 진출 성공의 조건 '비엣키우' 네트워크를 뚫어라!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은 연평균 7%가 넘는 경제성장률과 인구 8,000만 명이 넘는 거대 내수시장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내수 불황의 돌파구로 베트남을 찾는 한국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 올 들어 베트남 내 직접투자 건수에서 1위에 올랐다.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과 베트남을 움직이고 있는 실세 ‘비엣키우(Viet-Kieu)’를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응웬 바오 황(Nguyen Bao Hoang·31)은 베트남계 미국인이다. 그에겐 미국식 이름인 헨리가 더 친숙하다. 그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새로 형성된 부촌인 호터이 호수 근처에 살고 있다. 현지 사람들은 그를 ‘비엣키우(Viet-Kieu)’라고 부른다. 해외에 사는 중국인을 화교라고 부르듯 해외로 이민간 베트남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하버드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와 의학석사를 받았다. 그가 의사 직업을 포기한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베트남에서 더 나은 비전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 의사를 그만두자마자 곧바로 베트남으로 건너왔다. 주위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만 그는 자신을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국에서 ‘꼬리’가 되느니 급속하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머리’가 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현재 응웬은 베트남 정보기술(IT) 업계의 신세대를 대표한다. 그는 IDG벤처스베트남을 이끌고 있다. IDG벤처스는 IT 시장조사업체인 미국 IDC의 자회사로 IT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베트남 IT 분야에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베트남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있었지만 IT 분야에 이만큼 투자하는 펀드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며 “어떤 시장이든 첫발을 내딛는 사람에게 축복이 내리게 마련”이라고 자신했다.

응웬과 같은 비엣키우의 원조는 보트피플(난민)이다. 1970년대 초반 베트남 지식인들과 상류층은 베트남전 당시 공산체제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현재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비엣키우들은 미국·호주·유럽 등지에서 IT 기술자·변호사·의사 등에 종사하면서 상당한 부를 쌓았다. 한국 못지않은 교육열 때문에 비엣키우 2세들은 대부분 미국 주요 대학에서 엘리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도 인도인·화교에 이어 상당한 세력으로 등장했다. 응웬은 “얼마 전 호치민시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비엣키우 모임’에 참석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300여 명의 비엣키우들이 모여 서로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앞으로 베트남에 어떻게 투자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엣키우는 현재 베트남 경제의 젖줄로 변신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들이 베트남으로 보내는 금액은 연간 30억 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베트남 수출액의 20%,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6~7%에 달한다. 송금액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베트남 정부로선 이런 비엣키우를 남다르게 대접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부터 베트남 정부는 비엣키우들이 출입국시 특별문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 통관시간을 줄이기 위해 두 번씩 거치도록 돼 있는 탑승객들의 화물 검사를 한 번으로 간소화하고, 비엣키우들의 통관서류를 도와주는 전담팀도 구성했다.



숫자로 본 베트남


2 베트남은 쌀·커피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세계 2위의 쌀 수출 국가며 커피 수출 역시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다.



3.3 베트남의 면적은 33만㎢ 로 남한의 3.3배에 달한다.



9.6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천국이다. 인구 9.6명당 한 대씩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다.



461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461달러. 하노이와 호치민 시민의 소득은 1,500~2,500달러 수준이다.



81400000 베트남 인구는 8,140만 명에 달한다.


정부 규제 풀리자 비엣키우들 고국행 러시

최근 베트남 경제의 급성장 역시 비엣키우의 베트남 직접투자와 맞물리며 시작됐다. 베트남 정부가 2002년부터 비엣키우들의 현지 투자에 대한 규제들을 풀었다. 비엣키우들은 당시 내국인과 동등하게 주택·토지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이 해외에서 송금하는 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을 국외로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해외에서 기반을 잡았던 비엣키우들이 몰려들어 베트남은 이른바 투자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먼저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아직 땅에 대한 소유 개념이 없다. 하지만 50년 동안 임대할 수 있어 소유에 가깝다. KOTRA 하노이 무역관의 정원준 과장은 “50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임대 자체가 소유로 연결된다고 현지인들은 믿고 있다”며 “지금 하노이에서는 부동산 열풍 때문에 아파트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대우건설·LG건설·포스코개발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하노이 신도시 개발지역. 이곳에 건설 중인 한 아파트는 45평 기준 분양가가 10만 달러가 넘는다. 해당 지역의 90% 가까이가 논과 밭 등 미개발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비엣키우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하노이 공항 근처 땅은 2002년에 비해 최고 30배가 올랐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2년 전 분양 당시에 비해 3배가 올랐다”며 “주택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호치민의 부동산 가격은 베트남의 경제 수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편이다. 2003년 기준으로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경제 수도라 불리는 호치민 시민의 소득도 2,000~2,500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부동산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현지인은 거의 없다. KOTRA의 정 과장은 “베트남은 공식 통계와 비공식 통계 간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비엣키우들이 부동산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베트남인 중에서도 숨은 재력가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OTRA에 근무하는 베트남 운전사만 해도 월급은 200달러가 채 되지 않지만 그가 최근에 구입한 차는 4만 달러가 넘는다”며 “과외 수입이나 커미션 문화가 일반화돼 있어 눈에 보이는 소득만으로는 생활 수준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공장. 베트남인들은 손재주가 뛰어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70센트로 우수한 인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베트남 국민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려 하지 않는다. 은행 신용도가 낮아 예금 인출이 불가능한 사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 정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베트남인들은 미국 달러화나 금을 가장 안전한 저축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달러를 환전할 때도 은행보다는 사설 환전소를 선호한다. 베트남인이 은행을 꺼려 하는 것은 은행을 이용할 때 그 근거가 남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세금이나 다른 제약 사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풍조는 현재 베트남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내 자본 형성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비엣키우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력하는 또 다른 이유다.

소비 부문에서도 비엣키우는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은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레스토랑과 바에서 VIP 대접을 받고 있다. 비엣키우가 직접 레스토랑이나 백화점 매장을 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개장한 하노이의 최고급 백화점 빈콤과 하노이 근교 골프장도 비엣키우 자본으로 알려져 있다. 응웬도 하노이의 최고급 와인바를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와인바에 들어가는 칠레 와인까지 직접 수입하고 있다. 현지의 한 프리랜서 기자는 외국에서 지냈던 비엣키우들이 고급 패션과 문화를 선도하면서 소비욕구가 강한 베트남인들의 소비 수준까지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엣키우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 과장은 “베트남은 아직 유통시장을 외국 업체에 개방하지 않았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장일치를 통해서만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현지인보다는 서구식 비즈니스 문화에 익숙한 비엣키우를 파트너로 맞는 것이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IDG벤처스의 응웬은 “IT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기업을 파트너로 찾고 있다”며 “서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엣키우들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호치민의 한 한국 대기업 주재원은 “비엣키우들이 베트남에 투자한다고 해봤자 대부분 부동산이나 건설 분야”라며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는 이들이 들여오는 돈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베트남은 인도 뒤를 잇는 IT 유망주”
하노이에 본사를 둔 아이스피어(www.ispheresoftware.com)의 비즈니스 형태는 매우 특이하다. 먼저 이 회사의 투자자는 미국계 비엣키우다. 이 회사는 유럽겫球?한국 등지의 IT 기업에 소프트웨어 개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고객사로부터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내용을 의뢰받아 전담팀을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외형상 국내에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회사의 경쟁력은 비용과 인력 구성에 있다. 임진욱 대표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베트남 현지 엔지니어의 임금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며 “하지만 기술력은 한국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2003년 말 4명으로 시작한 아이스피어의 직원은 이제 30명이 넘는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남다른 인력 구조에 있다.

베트남계로 유럽의 IT 기업에서 일하던 투언 레 전무, 한국의 IT 기업에서 10여 년 일한 장종범 이사 등이 합류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역시 미국·한국·싱가포르 등지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외국물’을 먹은 고급 인력이지만 임금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임 대표는 “인력 수준은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며 “한국의 IT 기업들에는 우리가 수출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IT 전문잡지인 <컴퓨터 월드> 가 미국 내 225개 기업의 IT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4% 이상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IT를 외국에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전세계 IT 아웃소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인도의 임금이 매년 15~17% 정도 상승하면서, 아웃소싱 시장이 점차 임금이 싸고 인력이 풍부한 동남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 IT 시장을 선점하라"

임진욱(31) 아이스피어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2세다. 미국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와 핸디소프트글로벌 등 다국적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03년 말 미국계 비엣키우 투자자의 제안으로 실리콘밸리에서 IT 불모지나 다름없는 하노이로 건너왔다. 비엣키우가 대주주로 있는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IT 아웃소싱 전문회사를 베트남에 세우게 된 것. 가족들이 말렸지만 그가 베트남행을 고집한 이유는 응웬과 다르지 않다.

그는 “베트남의 IT 산업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기질이 비슷해 IT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며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IT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엣키우와 해외 자본이 몰리면서 베트남 산업의 체질도 바뀌고 있다. 의류·봉제·신발 등 제조업 위주에서 IT·가전·건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베트남이 한국의 과거를 ‘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베트남의 조대기 지사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가부장적인 유교사회와 높은 교육열, 외세의 침략에 장기간 시달린 것까지 한국과 매우 흡사해 한국 드라마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베트남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IT·건설·서비스 등의 산업 수준은 한국의 10~20년 전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 기업이 뛰어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은 IT 분야다. 베트남은 IT 인프라에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2003년 6월부터 2004년 5월까지 베트남 IT시장의 매출 규모는 5억1,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자 역시 2004년 5월 현재 총 470여 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5배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전체 인구의 약 6%에 불과하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셈이다.
베트남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5%인 420만 명 선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넘나들고 있다. 유선전화는 가입 신청 때부터 개통까지 6개월 넘게 걸리지만 휴대전화는 가입 즉시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IT 산업이 황금시장으로 부각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분주해졌다. 2004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직접투자 건수는 130건으로 투자국가 가운데 1위에 올라섰다. 투자금액으로는 싱가포르·일본·대만에 이어 4위다. 2001년 이후부터는 대만이 1위, 한국이 2위를 고수하고 있다. KOTRA 정 과장은 “관광객을 포함해 한국인 입국자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며 “특히 한국에서 오는 경제사절단은 2003년의 10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호치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2004년 베트남에서 모토롤라·소니 등을 누르고 가전과 IT 부문에서 종합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컬러TV와 컴퓨터 모니터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시장에서 휴대전화 매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시장점유율 35%로 노키아의 48%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키아가 저가 휴대전화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반면 삼성은 고가 휴대전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삼성 휴대전화가 현지에서 ‘명품폰’으로 통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전영훈 삼성전자 베트남 사장은 “중국산 저가 브랜드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고가 제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엣키우를 비롯해 일부 부유층은 고가 디지털 제품을 충분히 소화할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노이에 근거를 두고 있는 LG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 백색가전의 명품으로 불린다.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에어컨·냉장고가 모두 톱브랜드로 꼽힌다. LG전자는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인에게 LG장학퀴즈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조대기 지사장은 “베트남 사람만큼 똑똑한 민족은 드물다”며 “교육열과 근면한 민족성을 볼 때 차세대 인도차이나의 맹주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지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서비스인 ‘S폰(S-Fone)’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폰은 SK텔레콤과 LG전자·동아일렉콤 등이 합작한 베트남 현지법인인 SLD텔레콤이 선보이는 이동통신 서비스다.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5개월 만인 2004년 12월에 15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최근 문자메시지 서비스(SMS)와 단말기 무료 대여제를 실시하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쟁이 치열했던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현지에서 그대로 살렸다. 정대현 SLD텔레콤 사장은 “후발주자지만 지금은 선발 사업자들이 S폰의 마케팅과 서비스를 좇아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합작투자의 경우 베트남 기업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베트남에선 이사 한 명만 거부해도 의사결정 사항이 무효가 된다. S폰의 경우 단말기 무료 임대제를 실시하기 위해 베트남 임원들을 일일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에 부과되는 과도한 개인소득세도 문제다. KOTRA의 정 과장은 “베트남 현지인들의 개인소득세율은 5%인 데 비해 외국인들이 내야 하는 개인소득세율은 40%”라며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단독 투자할 경우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베트남에는 커미션 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이중가격제가 존재한다. 아이스피어의 장종범 이사는 “아무리 사소한 거래라도 버젓이 커미션을 요구하는 베트남 관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베트남 진출 10계명
1. 투자 성패는 파트너 선정에서 이미 판가름난다
- 상식이 통하는 파트너를 구하라.
2. 되로 주고 말로 받자
3. 자존심을 세워 줘라
- 한국인보다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다. 은혜는 안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치지 마라.
4. 문제를 노출시켜라
- 베트남에서는 본인에게 득이 안 되면 철저하게 침묵한다.
5. 경험 많은 책임자를 파견하라
- 각종 법률과 제도 미비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6. 후환을 줄여라
- 작은 요청도 최대한 들어줘라. 개인이든 관공서든 어려움을 줄 수 있다.
7. 균형되게 인맥을 유지하라
- 도와주지는 못해도 방해할 수 있는 제도가 많다.
8. 보안 유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마라
- 모든 도시가 친인척으로 연결돼 있어 보안 유지가 매우 힘들다.
9. 과신은 금물, 시스템으로 관리하라
- 시스템으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라.
10. 교육으로 능률을 높여라
- 교육열이 높아 다른 혜택들보다 교육을 받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尹 조사 앞둔 공수처, 수사 준비 속도…성탄절 출석 응할까

2日 자녀없는 고령남성 2050년 2배 증가…고독사 우려 커져

3 남태령 경찰차벽 28시간여만에 철수…“트랙터 관저까지 행진”

4“강용석, 4년간 변호사 못한다”…도도맘 무고교사 유죄 확정

5‘크리스마스 이브’, 사람 가장 많이 모이는 곳 명동 아닌 ‘이곳’

6‘이재명은 안된다’ 선관위 현수막 불허에…국힘 “편파적 결정”

7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46만명…300억이상도 1만명 넘어

8비트코인, 나흘 만에 하락세 ‘멈춤’…9만7000달러대 거래

99980원 ‘초가성비’…3주 만에 1만5000개 팔린 케이크

실시간 뉴스

1尹 조사 앞둔 공수처, 수사 준비 속도…성탄절 출석 응할까

2日 자녀없는 고령남성 2050년 2배 증가…고독사 우려 커져

3 남태령 경찰차벽 28시간여만에 철수…“트랙터 관저까지 행진”

4“강용석, 4년간 변호사 못한다”…도도맘 무고교사 유죄 확정

5‘크리스마스 이브’, 사람 가장 많이 모이는 곳 명동 아닌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