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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보다 스릴 얻기 위해 거래… 초단타 주식매매는 위험한 도박

수익보다 스릴 얻기 위해 거래… 초단타 주식매매는 위험한 도박

일러스트:김희룡(aseokim@joongang.co.kr)
지난 1950년 한 심리학자가 쥐의 두뇌에 전극을 설치하고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을 했다. 뇌의 일부인 시상하부 주변에 전극을 설치해 자극을 주자 쥐는 황홀경에 빠졌다. 쥐가 미로에서 길을 성공적으로 찾으면 보상으로 전기 자극을 줬다. 전기 자극에 맛을 들인 쥐들은 나중에 인간에게도 어려워 보이는 길도 찾을 수 있게 됐다. 미로를 찾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지만 전기 자극을 받고 싶은 욕망이 쥐들을 어려운 길 찾기에 나서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다. 먹을 것이 나오는 레버와 전기 자극을 주는 레버를 함께 두면 쥐는 전기 자극 레버를 선택한다. 쥐들은 1분에 수백번씩 전기 자극을 주는 레버를 누른다. 쉬는 것도,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그리고 굶어죽는다. 주식투자자들은 전기 자극 레버를 누르는 쥐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단기 주식투자의 유혹이 바로 전기 자극 레버와 같다. 장기투자에 비해 실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단기매매와 초단타매매에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쥐가 전기 자극에서 얻는 황홀경 같은 쾌락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쾌락이 투자자를 단기매매 중독자로 만드는 것일까? 주식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제적인 이득이고, 또 하나는 주가 등락에 따른 스릴이다. 이것은 쥐의 실험에서 쥐가 누르는 두 가지 레버에서 얻는 쾌락과 비슷하다. 하나의 레버는 경제적 이득(먹이)을 얻는 것이고, 또 다른 레버는 스릴(전기 자극)을 얻는 것이다. 주식투자자도 전기 자극을 얻는 레버만 누르다 굶어죽은 쥐처럼 행동하기 쉽다. 처음엔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서 단기매매 한다고 나선다. 그러나 나중에는 스릴 자체에 중독되고 만다. 도박중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돈을 번다는 사실이 아니라 스릴 그 자체에 있다. 도박중독자들이 진정 원하는 건 스릴과 자극인 것이다. 계속 이기는 승리의 열매를 얻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패배의 고통, 승리의 쾌감이 교차하는 자극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박중독자들은 손끝으로 패를 쥘 때 여러 번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룰렛이 돌아가다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면 도박자는 마치 섹스를 할 때처럼 심장이 고동치고 숨을 헐떡거리게 된다고 한다. 단기주식투자자도 도박자와 마찬가지로 이익이 아니라 스릴과 자극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일부 정신병리학자들은 단기 주식투자자들을 섹스중독자와 같이 취급한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단기주식투자와 섹스는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보자. 단기주식투자자는 가능성 있는 주식을 발견하면 본격적인 매수에 앞서서 약간 시범 매수를 해 본다. 이것은 섹스중독자가 섹스 전에 여성을 상대로 집적대는 행동과 같다. 또 단기 주식투자자가 사용하는 차트 용어인 클라이맥스·발기·밑바닥자극 등은 섹스 용어와 똑같다. 단기 주식투자자들은 주가가 저항선을 관통(성교)하고 오를 때 흥분이 절정(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또한 매도 뒤 이익을 거두고 나면(섹스가 끝난 뒤) 안도감과 쾌감을 느낀다. 결국 많은 투자자들이 단기매매와 초단타매매에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스릴을 통해서 쾌락(도파민)을 얻으려는 본능 때문이라는 얘기다. 언젠가 한 증권사 지점장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나는 거래하고 싶은 욕망을 참기 힘들다. 며칠 동안만이라도 거래를 하지 않으면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미칠 것 같다.”이 같은 쾌락 본능을 이겨내지 못하면 부자의 길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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