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컬러링 가입자가 늘면서 이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비즈링’이 늘고 있다. |  | |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동식 과장은 최근 신한은행에 다니는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가 번호를 잘못 누른 줄 알고 깜짝 놀라 전화를 끊었다. 귀에 익숙한 통화연결음 대신 광고를 통해 들었던 ‘고객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신한은행’이란 문구가 음악과 함께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전화번호를 확인해 다시 걸었지만 역시 같은 음악과 안내 문구가 들렸다. 박 과장은 친구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신한은행이 두 달 전부터 희망하는 직원들에 한해 통화연결음을 CF에 나오는 음악과 광고 문구로 바꿨다는 설명을 들었던 것이다. 최근 통화연결음을 유행하는 노래나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코멘트 등으로 바꾸는 ‘컬러링’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이를 홍보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이나 정부단체가 늘고 있다. 2002년 8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실시한 컬러링(CRBT· Color Ring Back Tone)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비즈링’ 시장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컬러링’은 SK텔레콤에서 만든 용어가 일반화된 것으로 LG텔레콤은 ‘필링’, KTF는 ‘투링’ 등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비즈링은 특히 최근 브랜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매체에서 ‘최대의 광고주’로 불릴 만큼 광고비 지출이 큰 건설업계에서는 조금이라도 광고비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직원들의 컬러링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GS건설이다. LG건설에서 회사명을 바꾼 뒤 새 회사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를 홍보하기 위해 전 임직원의 컬러링을 ‘자이’ 아파트 영상 홍보물에 삽입된 노래로 교체했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전속모델의 교체에 맞춰 전 임직원의 컬러링을 ‘래미안’ 홍보 동영상에 담긴 곡으로 바꿨다. SK건설 역시 ‘뷰(View)’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CF에 삽입된 팝송을 컬러링으로 사용할 예정이고, 팬택에 인수된 SK텔레텍은 ‘SKY송’을 별도로 제작해 컬러링으로 사용하고 있다. 모 건설회사 관계자는 “일부 직원 중에는 꼭 개인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까지 회사 홍보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있지만 회사를 알린다는 차원에서 대부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링이 컬러링의 新트렌드 이 같은 ‘비즈링’ 바람은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산업자원부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를 홍보하기 위해 5월부터 7월까지 직원들의 컬러링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홍보 메시지를 삽입했다. 산자부는 “아세요? 원전수거물관리센터는 중저준위 수거물을 저장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상태로 돌려보내는 곳이라는 사실! 국민의 뜻을 모아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홍보 코멘트를 내세웠다. 산자부는 비즈링 이용에 매우 적극적이다. 현재 이희범 장관과 조환익 차관을 비롯해 직원의 90% 이상이 컬러링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업무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즈링이 흘러나오고 업무시간 이외에는 자유롭게 컬러링을 설정하도록 돼 있어 직원들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를 추진 중인 전북도청도 유치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전 직원 1600명 중 1400명가량이 비즈링을 사용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비즈링 활용도 눈에 띈다. 충북 옥천군은 지난달 13∼15일 열린 ‘지용문화축제’ 홍보를 위해 590명의 군청직원과 군의원 등이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부른 ‘향수’란 노래를 컬러링으로 대체해 비즈링 활용을 강화했다. 또 함평군 ‘나비축제’, 보성군 ‘녹차축제’, 담양군 ‘죽제품축제’, 이천군 ‘도자기축제’ 등도 지역축제를 알리기 위해 축제기간에 이를 알리는 비즈링을 삽입했다. 이 밖에 홍보가 중요한 정치인이나 연예인들 역시 비즈링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털’ 김흥국은 ‘으아∼’였던 자신의 비즈링을 최신 자신이 유행시키고 있는 단어인 ‘들이대∼’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정치인 중에는 한나라당의 김희정 의원과 이성권 의원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반발해 ‘독도는 우리땅’으로 통화연결음을 교체했고, 열린우리당의 친노계열인 조경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18번인 ‘부산갈매기’를 사용하고 있다. 박상환 위트콤 대표는 “국내 컬러링 시장이 비즈링의 확대에 힘입어 컬러링을 사용하지 않던 3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확산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비즈링이 컬러링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신규 수요 창출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토종 컬러링 수출 효자 상품됐다” 비즈링의 등장으로 컬러링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컬러링은 이미 이동통신 3사의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상태. 국내 컬러링 솔루션 업체 중에는 유엔젤과 위트콤·필링크·소프텔레웨어 등이 관련 기술을 해외에 수출했다. 위트콤은 2003년 베트남 ‘S-텔레콤’에 60만 달러 규모의 컬러링 솔루션을 설치하고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싱가포르의 ‘M1’사에도 컬러링 솔루션을 수출했다. 위트콤은 현재도 필리핀과 대만 등의 현지 이동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엔젤 역시 지난해 7월 태국에서 컬러링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말레이시아에도 컬러링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1월 말 현재 태국의 컬러링 가입자 수는 60만 명에 달하고 말레이시아에서도 22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링크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의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콤플렉시에 270만 달러 규모의 컬러링 솔루션을 공급했다. 소프텔레웨어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 CDMA 사업자인 모바일8, KTF 등과 함께 합작법인인 ‘프리콤(Freekom)’을 설립하고 5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현재 국내 컬러링 서비스 가입자 비율은 올 1월 말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3670만 명 중 38.5%인 14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휴대전화 사용자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컬러링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향후 컬러링 시장이 2008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컬러링 관련 비즈니스 시장이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통화연결음 시장은 2003년 820억원, 2004년 1210억원, 2005년 1370억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2008년에는 시장규모가 37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규모는 최근 DMB 사업자 선정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 방송 관련 시장(2008년 433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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