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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에도 차별화가 관건”

“건설에도 차별화가 관건”

SK건설이 틈새 공략과 고급화 전략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재무 분야에서 쌓은 치밀함과 공격적 경영스타일을 겸비한 손 사장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손관호(57) SK건설 사장이 건설 쪽에 온 것은 2년 남짓 밖에 안 됐다. 그는 1977년 SK케미칼(당시 선경합섬) 자금부에 입사해 SK텔레콤 재무담당 ·경영지원본부 전무를 지낸 재무통이다. 2003년 SK건설로 옮겨 전무 ·부사장에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런 그가 최근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단독공사로는 가장 큰 12억 달러 규모의 원유집하시설 턴키공사를 수주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2003년부터 노후화된 정유 ·석유화학 시설을 교체 증설하기 시작했다. 유가 폭등으로 원유 ·정제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이 기회를 잡았다. “쿠웨이트 정부가 원하는 품질을 공기 내에 아무 사고 없이 해낼 수 있는 실력을 인정받은 거죠.”

손 사장은 스스로를 안 해본 운동도, 못하는 운동도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소개했다. 측근들은 재무에서 경력을 쌓은 그가 신속함과 공격성이 요구되는 건설 분야에 오자마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이 그의 스포츠맨 성향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는 토목 ·건축 ·플랜트 건설 등 분야별로 차별화된 전략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글로벌 벤처 비즈니스 프로그램과 틈새시장 개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각국에 벤처 성격의 독립법인을 세워 철저한 현지 토착화를 통해 아래로부터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죠.”

지난해 태국에 1호 벤처를 설립했고, 올해 미국을 비롯해 쿠웨이트 ·중국 ·베트남 등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20만~50만 달러씩 투자한 이들 법인은 소규모 토목공사에 소수정예 인력을 투입한다. 그는 이런 법인을 매년 각국에 몇 개씩 설립할 예정이다. 그는 또 제2의 중동붐을 타고 활성화되는 플랜트 건설에도 5억 달러 이상의 중 ·고가 시장을 겨냥해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주택사업에서는 고급 빌라 브랜드 SK아펠바움, 실버주택 시장을 겨냥한 SK그레이스힐, 아파트 브랜드 SK VIEW 등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7월 중순 분양 예정인 기흥 코리아 ·골드CC내 고급 골프 빌리지 ‘기흥 아펠바움’은 그의 새로운 시장개척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총 77가구인 기흥 아펠바움은 국내 최초로 골프장의 페어웨이 안에 지어진다. 전 가구가 페어웨이와 골프장의 연못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입지를 자랑한다. 제주도 핀크스CC 포도호텔 설계로 국내에 잘 알려진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이 단지는 평형별 평면뿐만 아니라 단지 전체가 자연을 테마로 독특하게 구성될 예정이다.

“이타미 준을 초빙한 것은 색다르고 차원 높은 최고의 주거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였죠. 단순한 골프 빌리지가 아닌 예술적 작품을 만들겠다는 게 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선진국에서 가장 선망되는 주거형태인 골프 빌리지는 국내에 거의 도입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자연 속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웰빙문화를 예술적 주거공간과 결합시켜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겠다며 이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아펠바움이 바로 SK건설이 지향하는 경영전략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셈이죠. 서울 삼성동, 용인 동백 택지개발지구 등에도 최고급 아펠바움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는 올해 건축 부문 1조1,580억원을 포함해 총 2조3,930억원의 매출과 3조3,570억원의 수주를 목표로 뛰고 있다.

그는 최근 직원들에게 존 템플턴의 <열정> 을 추천했다. 기본과 열정, 최고를 향한 집념을 갖자는 취지였다. “인재 육성은 직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것이죠. 최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바로 SK건설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지름길입니다. 변화는 역설적으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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