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가는 길 ‘A to Z’…앞으로 펜션은 45평 이하만 가능
전원주택 가는 길 ‘A to Z’…앞으로 펜션은 45평 이하만 가능
돈이 먼저냐, 전원생활이 먼저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영중(38)씨는 충청도 충주호 주변에 노부모를 위한 전원주택을 짓고 있다. 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이지만 아직 개발이 안 된 한적한 곳이다 보니 노부모 두 분이 들어가 살기에 적적할 것 같아 펜션을 권했다. 부모들도 적적함을 달랠 수 있고 또한 용돈이라도 생길 것이란 생각에 펜션을 선택하게 됐고 58평 크기의 집을 짓기로 했다. 계획을 세워 공사를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연면적 45평 이하의 주택만 펜션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집을 축소할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공사를 밀어붙여 11월 이전에 준공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10월까지만 집이 완성되면 민박 지정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펜션으로서 희소가치가 있어 사업성도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도시인이 펜션에 집착하는 것은 전원생활을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따금 펜션사업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다면 이는 힘든 사업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았을 때 펜션은 도시의 다른 사업 아이템과 비교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스키장이 있어 펜션 입지로 최고인 강원도 평창을 예로 들어 보자. 이곳에서 부지 500평에 60평형 펜션을 지을 경우 약 3억5000만~4억5000만원 정도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투자해도 월 수익은 잘해야 500만원 정도다. 물론 이것보다 훨씬 적은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45평 이하 주택에서만 펜션을 운영한다면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손수 손님을 맞아들이고 서비스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자존심도 상할 때가 많다. 가족들이 직접 하지 않고 사람을 두고 할 생각이라면 계산은 더욱 달라진다. 그야말로 남는 것이 없다. 강원도 영월 수주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던 강영훈(48)씨는 최근 이 사업을 그만두었다. 2년 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구입했는데, 마침 펜션 붐이 일면서 단순 전원주택에서 수익형 펜션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부지 1000평을 구입해 60평 펜션을 짓는 데 약 4억2000만원이 들었다. 그 후 약 2년간 펜션을 운영해 보았는데 장사는 매우 잘돼 전원생활을 하면서 괜찮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손님들을 맞다 보니 정신없이 바빠 정작 전원생활을 위한 자신만의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손님 중에는 젊은 사람이 많았는데, 그들을 대하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해 펜션업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펜션에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돈이 먼저냐, 전원생활이 먼저냐’를 두고 심각한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전원주택을 짓고 아무 수익 없이 경치만으로 먹고살기보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사람도 만나고 더불어 생활비나 용돈을 벌 수 있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펜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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