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건조증 가을철에 급증 … 컴퓨터 작업 오래하면‘눈물 마른다’
안구 건조증 가을철에 급증 … 컴퓨터 작업 오래하면‘눈물 마른다’
| 건성안 증후군은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에 늘어나기 쉽다. 건성안 증후군 환자가 진료받고 있다. | | 고종관 중앙일보 기자. | 쌀쌀하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요즘 같은 계절에 부쩍 늘어나는 질환이 건성안 증후군(안구 건조증)이다.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 아프고, 시리거나 타는 느낌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다. 이때 눈물샘에서 눈물이 울컥 쏟아지므로 본인은 눈물이 많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 환자는 눈이 가렵고 끈적거리는 분비물이 나온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건성안은 의외로 많다. 10대에선 50%, 20대 83%, 30대 이상에선 95.5%가 한 번 이상 건성안 증상을 보이고, 이 중 10∼15%가 치료 대상으로 추정될 정도다. 눈의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눈물층은 크게 지방층·수성층·점액층 등으로 나뉜다. 우리 눈꺼풀 속에는 두 종류의 눈물샘이 있다. 슬프거나 눈에 자극이 왔을 때 나오는 눈물, 즉 반사성 눈물은 주눈물샘에서 만들어진다. 수분이 많아 수성층을 이룬다. 기름 성분이 있는 눈물(지속성 눈물)은 부눈물샘이라는 곳에서 나온다. 눈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나오면서 눈의 표면을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한다. 마지막으로 점액 성분은 각막과 결막의 술잔세포에서 분비된다. 이렇게 두 눈물샘과 각막 표면에서 만들어진 눈물은 코 옆쪽 눈가에 위치한 눈물점→눈물관→눈물낭을 거쳐 비루관을 통해 코로 빠져나간다. 이 중 한 가지 성분만 부족해도 눈물층이 불안정해져 눈물이 쉽게 마르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성안은 크게 ▶눈물 생성이 부족한 경우 ▶눈물층이 깨져 눈물이 빨리 건조하는 경우 ▶눈물이 빨리 빠져나가는 경우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눈물 생성 부족을 야기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눈꺼풀에 염증이 발생했을 때는 부눈물샘의 기능이 떨어져 지방 성분의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류머티스성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있거나 고령, 그리고 여성은 폐경기와 관련이 많다. 먹거나 눈에 넣는 약이 눈물 생성을 방해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약이 충혈 제거 안약, 알레르기약, 고혈압약, 항우울제 등이다. 둘째, 눈물이 빨리 건조하는 데는 환경이나 생활습관이 관여한다. 건조하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히터·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이 실내 공기를 건조하게 만든다. 특히 독서에 빠져 있거나, 컴퓨터를 볼 때는 눈의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면서 눈물이 많이 증발한다. 이 밖에도 소프트 콘택트 렌즈 착용 시에도 눈물 증발이 늘어난다. 셋째, 눈물 배출이 많은 사람은 눈물점이 큰 경우다. 눈물이 만들어지는 것보다 빠져나가는 것이 많으니 눈에 눈물이 고여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건성안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생활 환경을 바꾸고, 인공눈물을 처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 시중에는 많은 종류의 인공눈물 제품이 나와 있으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사용한다. 며칠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의사하고 상의한다. 아침에 눈뜨기 힘들 정도로 건조가 심하면 자기 전 인공 눈물 성분의 안 연고를 사용한다. 건성안은 눈 주위 염증성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항생제 안약을 사용해 염증 치료도 함께 받아야 한다. 치료와 함께 환경을 바꿔주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에 난로를 켤 때는 반드시 가습기를 가동하거나 방의 온도를 조금 낮춰야 한다. 머리 염색, 헤어 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볼 때는 30분마다 눈을 쉬게 하고, 눈을 자주 깜박이는 습관을 갖는 것도 도움을 준다. 인공 눈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눈물점이 커서 눈물 배출량이 많다면 비루관 폐쇄기구를 사용한다. 도움말:대전 건양대병원 안과 조상형 교수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