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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BIZ 시네마] 여성 과학자 위기관리 돋보여

[임준수의 BIZ 시네마] 여성 과학자 위기관리 돋보여



플라이트 플랜 원제 : Flightplan 감독 :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 조디 포스터(항공기술자) 장르 : 드라마, 스릴러 상영시간 : 98분 원산지 : 미국 홈페이지 : www.flightplan.co.kr/

원자탄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된 우라늄의 핵분열을 발견한 과학자 중엔 오스트리아 여성 리제 마이트너(L. Meitner·1878~1968)가 끼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잊혀진 과학자가 된 것은 1944년 노벨화학상이 공동 연구자인 독일의 오토 한에게만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트너는 평화상을 못 탄 간디와 함께 노벨상의 정치성과 성차별을 탓하는 모델로 자주 거론된다. 여성의 과학적 두뇌는 ‘여성상위시대’로 일컬어지는 현대에 와서도 성차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2001년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인 프린스턴대의 총장에 여성 과학자가 기용된 것이 화제가 됐던 사실이 그점을 말해준다. 영화에서도 과학자의 이미지는 변함없는 남성 중심이었다. 적어도 박사 칭호가 붙으려면 대머리에 도수 높은 안경을 낀 늙수그레한 남자여야 제격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할리우드 영화는 첨단과학 연구실이 헤드 테이블에 젊고 어여쁜 여성을 앉히는 사례가 부쩍 늘어 흥미를 끈다. 스크린 속의 여성 과학자는 SF가 아니더라도 이젠 생소한 캐릭터가 아니다. ‘쥬라기 공원’의 생태 과학자, ‘딥 블루 씨’의 해양동물 연구가, ‘스틱 4’의 유전공학자, ‘단테스 피크’의 화산전문가 등은 모두 팔팔한 여성들이다. 그녀들은 안경을 끼고 곱상하게 연구실을 지키는 과학자가 아니라 연구 현장을 뛰는 청바지족 연구 전사다. 그런 가운데 최근 소개된 ‘플라이트 플랜’에선 항공기 엔진을 설계한 한 엄마가 비행 중인 여객기 안을 휘젓고 다니는 색다른 여성 과학기술자로 나온다. 주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는 예일대 출신답게 일찍부터 지성미를 갖춘 연기파로 명망을 쌓았다. ‘양들의 침묵’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FBI 요원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그녀는 ‘콘택트’에선 천문학자로 나와 과학기술 분야의 배역과 인연이 깊다. ‘플라이트 플랜’에선 현직을 떠난 항공기 전문가로서 자신이 설계한 여객기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던 중 감쪽같이 사라진 어린 딸을 구출하는 무용담을 펼친다. 납치범의 치밀한 계획으로 졸지에 환각증 환자로 몰린 여주인공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 할 수 없이 그녀는 기내 안전수칙을 깨고 혼자 힘으로 거대한 여객기의 한구석에 납치돼 있는 딸을 구출한다. 자신이 설계한 비행기 안이니 기내 사정을 오죽 잘 알겠는가. 복잡한 전선 회로까지 조작하며 공중 테러범을 무력화시키는 여성 항공기술자의 기지와 담력, 그리고 본능적인 모성애가 긴장감을 더해준다. 이제 여성 과학기술자의 영역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세기에는 경제의 정보화·소프트화·서비스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여성 기술인력의 위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지적·감성적·미적 능력에서 남성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일부는 남성을 뺨치는 체력·완력·담력까지 갖추고 있다. 머지않아 남성들은 생존을 위해 여성 호르몬을 주입해야 할지 모른다.
Biz Point

미래의 첨단 여객기 ‘플라이트 플랜’에서 흥미를 일으키는 또 한 요소는 미래형 여객기 구조다. 전 좌석이 2층으로 배열돼 있고 호사스러운 기내 바도 있다. 좌석은 500석가량 되며 모든 탑승객이 개인용 단말기로 TV나 인터넷을 즐긴다. 현재 생산 준비 중인 보잉사의 B747-800X와 에어버스사의 A380은 이 같은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사가 설계한 신형 초음속 여객기는 250명의 승객을 태우고 마하 2~3의 속도로 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한다. 미국의 NASA가 개발 중인 X-43은 길이 3.6m, 무게 1000㎏의 초소형으로 마하 7~1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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