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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서 잠자며 1년간 맛 연구”

“부엌서 잠자며 1년간 맛 연구”

서울시청 앞 서소문의 베트남 쌀국수집 ‘호아빈’은 예약을 따로 받지 않는다. 점심·저녁으로 밀려드는 고객 때문에 자리를 미리 잡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평일 매출 250만원. 사무실 밀집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도 200만원 매출 올리기가 어렵지 않다. 박규선(40) 사장은 2003년 10월 일산 장항동에 ‘호아빈’ 1호 직영점을 냈다. 서소문점은 2호점이다. 일산점은 오픈 3개월 만에 월 매출 4000만원을 넘겼다. 점포 권리금은 2억원을 호가한다. 창업 2년 만에 전국 45개 가맹점을 만들었다.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육수를 개발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1년간 부엌에서 잠을 잤습니다.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쏟아 부은 돈으로 건물 한 채는 샀을 겁니다. 기존 향이 강한 베트남식 쌀국수 육수를 그대로 들여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육수를 개발 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호아빈 쌀국수의 육수는 오향·정향·산초·계피 등 11가지 이상의 한약재가 들어가 국물 맛이 진하고 얼큰하다. 다른 곳보다 좀 늦게 쌀국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매니어 층을 형성한 것도 얼큰한 육수 맛 덕분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 일산 호아빈 바로 옆에 정통 필리핀 핫폿 전문점 ‘마이닐라’도 오픈했다. 핫폿은 신선한 야채를 끓는 육수에 넣어 가공 없이 먹는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샤브샤브와 비슷하다. 여러 사람이 한 냄비에 끓여 먹지 않고 각자 개인 냄비에 원하는 재료를 선별해 넣어 먹는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는 마이닐라 오픈을 위해서도 필리핀을 수없이 오가며 우리 입맛에 맞는 육수와 소스 개발에 힘을 쏟았다. “육수와 소스의 차별화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중요합니다. 국내에서는 샤브샤브가 코스로 나와 너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핫폿은 개인이 맞춤 주문을 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적죠.” 기본 1인식 가격은 6000~8000원, 아무리 배부르게 먹어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오픈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엔 일산 아파트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찾아 발 디딜 틈이 없다. 박 사장은 곧 필리핀식 선술집인 ‘부코(BUKO)’ 체인점과 중국 퓨전 음식점도 낼 생각이다.
“중국 계림에 가면 50가지가 넘는 다양한 육수의 쌀국수를 저렴한 가격에 팝니다. 원가 절감을 하면 국내에서도 맛있고 싸게 쌀국수를 팔 수 있어요. 그 비법을 터득해 올 생각입니다.” 일부 계층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가의 동양 음식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보급시키고 싶다는 게 박 사장의 꿈이다. 올 하반기까지 호아빈을 포함해 마이닐라와 부코, 그리고 중국 음식점 차우림(예정)까지 총 4개의 브랜드를 런칭시킬 계획이다. 그가 올 초 회사 이름을 비엣포코리아에서 오리엔탈푸드코리아로 변경한 것도 동양 음식 전문점으로 승부를 걸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동양음식에 승부 건 박규성 오리엔탈푸드코리아 사장 1965년생, 90년 현대전문학교 기획실장, 92년 동서남북관광 이사, 95년 게임왕국 체인본부 대표, 2000년 백산인쇄 이사, 2003년 비엣포코리아 호아빈 대표, 현재 오리엔탈푸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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