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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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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ging Mr. President

블로거가 된 이란 대통령 자유분방한 블로그 세계에서 정부 수반이 ‘고정석’을 차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분명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려는 듯하다. 그는 최근 블로그(www.ahmadinejad.ir)를 하나 개설했다. 거기에는 옷깃을 열어젖힌 서민적인 차림의 사진이 올라 있다. 일부러 편하게 글 쓰는 자세를 연출한 듯하다. 손에는 키보드가 아니라 구식 펜이 들려 있다. 이 블로그는 예상대로 다른 블로거들에겐 꿈에서나 가능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첫 번째 게시 후 며칠도 안 돼 아마디네자드의 블로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블로그 검색엔진 테크노라티(www.technorati. com)가 사이버 공간의 약 5000만 개 블로그 중에서 집계한 인기 순위 3722위에 올랐다. 테크노라티의 데릭 고든 마케팅 이사에 따르면 현직 국가 수반이 블로그를 만든 일은 사상 최초다. 어쩌면 더 큰 의문은 아마디네자드가 어떤 사람들을 겨냥해 글을 올리느냐는 점이다. 이 사이트는 분명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페르시아어로 제작됐지만 아랍어와 영어판도 있으며 프랑스어판도 준비 중이다. 이란 지도자들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제재 조치가 부과될 시한인 8월 31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따라서 아마디네자드가 홍보 캠페인으로 전 세계의 동정을 불러일으키려 할 만도 하다. 물론 아마디네자드에게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국영매체라는 더 전통적인 수단이 있다. 그러나 블로그는 최신 유행과 현대적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마디네자드에게 비통념적인 메시지 전달 도구를 제공한다. 또 그동안 접근하지 못하던 국내 젊은 층을 겨냥하는 효과도 있다. “TV나 신문 같은 매체로는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고 테헤란의 블로거 마니 모나제미는 말했다. 테헤란의 또 다른 블로거는 아마디네자드가 자신이 젊은이들의 생활 방식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주려 애쓴다고 말한다. 이 블로거는 6개월 동안 당국에 사이트 폐쇄 조치를 당해 익명을 요구했다. 과연 이란 젊은이들이 반응을 보일까. 아마디네자드 게시물의 핵심은 볼품없는 한량에서 종교적·정치적 각성을 하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장문의 에세이다. 농촌 빈민의 아들로 태어났고, 부패한 국왕과 그의 ‘외국인 우두머리들’이 이란을 “서구 문명의 노예로” 인도하려는 노력들 때문에 아야톨라 호메이니와 교분을 쌓게 됐으며 훗날 그의 추방은 “용납하지 못할” 일이었음을 설명한다. 아마디네자드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은 똑똑한 학생이자 헌신적인 운동가였으며 이란-이라크전 중 정예 혁명수비대원이었다. 또 “신앙이라는 성스러운 무기”로 불타오른 1979년의 이슬람 혁명은 ‘사탄 미국’을 이란에서 몰아내는 일 등 “선행의 열정과 행복” 같은 가치가 활짝 피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이란 블로거 호세인 데라크샨은 대다수 이란인이 아마디네자드의 블로그를 “상당히 참신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리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 블로그의 스타일은 일반적인 온라인 추세와 다르다. 몇 안 되는 링크를 클릭하면 더 관료적인 언어로 비슷한 주장을 설파하는 공식 사이트로 연결된다. 반대 견해를 가진 웹사이트 링크는 전혀 없다. 바쁜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짧은 게시물 역시 보이지 않는다. 또 아마디네자드의 글은 간결함과는 거리가 멀다. 맺음말에서도 그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글을 “더 짧고 간단하게” 쓰겠다고 약속한다. 표현의 자유도 다소 제한됐다. 독자들이 댓글을 달아도 괜찮지만 즉시 팝업 창이 나타나 게재되기 전에 검열을 받는다고 알린다. 그러나 블로그 세계의 기본요소인 클릭 여론조사를 최대한 활용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또 다른 세계대전을 촉발하려는 의도이자 목표라고 보는가” 라고 그는 묻는다. 유도 질문이지만 독자들은 양 방향성을 즐기는 듯하다. 8월 16일까지 21만5000명이 응답해 51%가 아니라고 답했다. 데라크샨으로서는 바람직한 조짐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 관해 블로깅을 하려고 조국 이란에 돌아갔다가 정보부에 체포돼 조사받았다. 그리고 강압에 못 이겨 블로그에 게재된 글들을 공개적으로 철회하고 국외 추방됐다. 그는 이제 아마디네자드가 블로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서비스 업체의 블로그 서버가 폐쇄될 가능성은 줄어들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대통령이 동료 블로거들의 게재 글도 좀 관용을 갖고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BENJAMIN SUTHERLAND

The Debunker

“블로그는 저널리즘 아니다” ‘웹로그’가 ‘블로그’로 알려진 이래 이 소위 ‘파자마 미디어(pajamas media: 잠옷 언론)’ 때문에 곧 기자들과 주류 언론이 퇴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을 연구하는 단체인 퓨 인터넷 프로젝트가 실시한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그런 주장은 터무니없다. 누가 읽느나: 미국의 블로거 1200만 명 중 대다수는 자기 자신을 위해 글을 올리며 주요 독자는 부모들이다. 저널리즘이 아니다: 블로거 중 거의 40%는 자신들이 올린 글이 개인 일기라고 말했고, 65%는 자신들의 글을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78%는 개인 경험을 적는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은 전문가들의 블로그: 84%는 블로깅이 취미라고 말했다. 미국의 100대 블로거(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순위)들은 거의 전문 저술가이거나 기자다.

A Boost from Bush

부시는 왜 무소속 후보 지지하나 조셉(조) 리버먼 상원의원은 최근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당 노선을 무시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전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리버먼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도 공화당은 여전히 리버먼을 전폭 지지한다. 지난주 백악관은 코네티컷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소속 당인 공화당의 후보 앨런 슐레진저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 희한한 일이다. 공화당 상원 전국위원회도 슐레진저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사면초가에 처한 슐레진저는 설상가상 코네티컷주의 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며 가명을 사용했고 뉴저지주에서는 도박빚으로 제소당했다는 보도로 더욱 곤경에 처했다. 슐레진저는 잘못을 부인하며 후보를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후보가 경선에 나서지도 않았다. 그 결과 11월 선거는 결국 리버먼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리버먼을 이긴 반전론자 네드 라몬트 사이의 재대결이 될 전망이다. 다만 2000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리버먼이 지금은 무소속으로 상원의원 재선을 노린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지난주 기자들은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에게 부시가 왜 슐레진저를 지지하지 않는지, 거기에 리버먼과 맺은 우호적인 관계가 작용했는지 따져 물었다. 스노는 “그럴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그러는 데는 이유가 많다…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흐렸다. 리버먼은 백악관의 지원을 요청한 적도 그럴 계획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부시가 슐레진저 지지를 거부한 사실은 뒷구멍으로 리버먼 지지하기나 매한가지라고 비난했다. 라몬트는 “리버먼은 사실상 공화당 후보”라고 성토했다. 여러 공화당원들도 속으로는 그에 동의한다. 백악관 관리를 지낸 한 인사는 공화당의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리버먼 힘내!” HOLLY BAILEY

Reality Check

콘돔의 효과 보수 종교단체들은 성생활 절제를 주창할 때 콘돔이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같은 특정 세균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든다. 그러나 미국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린 지난달 논문에 따르면 줄곧 콘돔을 사용하는 섹스 파트너를 둔 여성들의 경우 HPV에 감염될 확률이 70%나 낮았다. 자궁경부암의 70%를 일으키는 HPV 변종을 막는 백신이 곧 시판될 예정이다.

SBY's New Deal

인도네시아판 뉴딜 정책은 겉만 번지르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 1980년대 군 고위 교육 과정으로 미국에 유학,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니 자카르타의 경제전문가들이 유도요노가 제안한 빈곤 감소 계획을 인도네시아판 ‘뉴딜 정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알 만하다. 유도요노는 지난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행한 의회 연설에서 국민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희망을 심어주는 어조로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무색할 정도였다. “높은 경제성장률만이 아니라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삶의 질적 향상까지 추구하겠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에는 6.3%까지 성장하리라고 예측했다. 인구 2억3000만 명의 삶을 향상시키는 계획에는 2007년 공무원·군인·경찰의 급여 20% 이상 인상, 의료 예산 증액과 의약품 가격 인하, 1920만 저소득 가정의 연료·전기 보조금 지급 지속 등이 포함된다. 유도요노는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아니 가장 위험한 사회 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4000만 명에 이르는 실업·불완전 고용 문제다. “일자리 만들기가 최우선이다. 우선 농촌 지역의 기간시설 건설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려고 한다”고 경제전문가 차티브 바스리가 말했다. 유도요노 정부는 생물연료 부문의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야자유·사탕수수 농장을 300만∼500만ha로 확장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생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제 예산 투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자카르타의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부사장 겸 세계시장 전문가인 파우지 이치산에 따르면 유도요노 정부는 기간시설 건설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면서도 올해 개발예산 집행액이 23%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도요노의 강력한 부패척결 운동으로 정부 관리들이 부패 수사의 표적이 되기가 두려워 아예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도요노 정부의 경제 실적은 “활기가 없고 굼뜨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계적으로 보면 인도네시아처럼 영토가 넓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GDP 성장률이 6.3%에 이를지 모른다고 자랑하기보다는 실제로 그 이상의 실적을 올려야 한다. 중국·인도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문제(특히 만연한 부패)를 안은, 아시아의 비틀거리는 3위 경제대국으로 간주된다. 적어도 유도요노는 낙관적인 미래상을 제시하고 노력도 한다. 하지만 그 자신과 국민은 인도네시아가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JOE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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