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아성 지키는 최후의 전사
네오콘들 지리멸렬한 지금 마지막 깃발 치켜든 에이브럼스 9·11테러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했던 네오콘들이 힘겨운 시절을 맞았다. 대부분 부시 정부에서 쫓겨나고, 내분에 휘말렸으며, 몇 해 전만 해도 그들의 권력을 찬양했던 외교가의 조롱을 받는다. 지난 10월이 가장 가혹했다.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봤다. 부시 대통령이 워싱턴의 막후 협상가 제임스 베이커와 리 해밀턴을 만나는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양당 인사가 포함된 두 사람의 연구그룹은 네오콘 정책이 이라크에 만들어놓은 수렁에서 미국을 구해내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설상가상으로 1986년께 중남미에서 냉전시대의 숙적이었던 다니엘 오르테가가 다시 일어나 니카라과의 대통령으로 뽑히는 모습을 지켜봤다. 네오콘들이 휘청거리긴 했어도 아직 죽지는 않았다. 강단 있는 몇 사람이 남아 꿋꿋이 버틴다. 최근의 역풍에 맞서 불어오는 작은 역풍도 있다. (이상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의 보루로 알려진 국무부의 일부 관리조차 저항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신념을 가진 직원이 많다”고 한 고위관리가 익명을 요구하며 말했다. “만일 베이커 보고서에서 우리가 이라크에서 철수하고자 모종의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들의 희망은, 그리고 모든 네오콘의 희망은 엘리엇 에이브럼스의 양 어깨에 달렸는지 모른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2인자인 에이브럼스는 네오콘들의 지상명제인 중동지역의 민주주의 촉진을 여전히 담당한다. 뉴스위크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에이브럼스는 현재 안성맞춤인 일을 한다. 하버드 출신의 변호사로서 중동 담당이며 이라크와는 무관하다. 올해 초 조용한 정권교체 추진을 목적으로 이란에 내보내는 TV·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8500만 달러 규모로 확대하는 업무를 추진했다. 이제 성직자 정권 추방 목표는 포기했는지 모른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같은 아랍 동맹국들에서 개혁을 추진한다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무바라크는 유명한 반체제 인사를 11개월 이상 감옥에 가두고 국민의 인권을 제약했다. 얼마 전까지 부시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마이클 거슨(현재는 뉴스위크에 글을 기고한다)은 에이브럼스가 틀림없이 이 같은 분위기 변화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확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바라크가 민주화를 후퇴시킨다고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는 팔레스타인 선거 추진과정에서 얻은 예기치 않은 부산물의 뒤처리도 해야 한다. 하마스의 부상(浮上)과 평화협상의 붕괴가 그것이다. 그러나 에이브럼스에게는 강력한 원군이 있다. “부시는 그를 높이 평가한다”고 한 고위관리가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 “첫째, 에이브럼스가 최후의 기수라는 사실을 안다. 둘째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에이브럼스는 20년 전 의회에 이란-콘트라 사건 관련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죄를 시인한 이래 언론을 기피해왔다. 나중에 사면받았다). 가장 치열한 싸움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이란·북한·시리아 같은 정권과 타협하느냐의 여부다. 부시는 압제정권의 위협에 정권교체 추진으로 맞서는 수법을 써왔다.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인이자 논객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네오콘인 빌 크리스톨은 대통령이 모든 기존 전략에 등을 돌린다고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시는 권력을 쥔 최후의 네오콘이다. 사실 부시가 그 중심이었다.” 크리스톨은 네오콘들이 서로 물고 뜯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역사의 종언’을 쓴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공개적으로 네오콘과 절연했고, 그들이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국방부 고문을 지낸 네오콘의 대부 리처드 펄은 자기 같으면 이라크 침공을 결정하지 않았으리라고 말했다(뉴스위크와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크리스톨은 옛 친구 펄이 “고백 모드”로 바뀌었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내홍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지식 집단, 모든 정치 집단은 작은 분란의 시기를 겪으면서 약간 다른 방식으로 재정렬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신뢰 잃은 집단이라면서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우리의 신뢰를 흠집 내느라 엄청난 시간을 쓴다.” 크리스톨의 동료들은 에이브럼스가 전열을 재정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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