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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Investment Guide] 국내 증권사들‘장밋빛’ 외국계·연구소‘신중론’

[2007 Investment Guide] 국내 증권사들‘장밋빛’ 외국계·연구소‘신중론’

2007년 주식시장은 2005년처럼 다시 한 번 주가 재평가(Re-rating)가 가능할까.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기업들의 실적개선에 따른 증시 호황기를 예측하고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외 경제연구소는 환율 리스크·세계 경기 둔화 등을 내세워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20년 만에 찾아온 기회’(삼성증권)·‘상승랠리, 강하고 빠르게 온다’(우리증권)·‘선진 주식시장으로 2차 도약기’(굿모닝신한증권)·‘재도약’(메리츠증권)·‘제2막을 연다’(대우증권)·‘밸류에이션 병목을 풀다’(NH투자증권)…. 2007년 각 증권사의 증시 전망 보고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정해년(丁亥年) ‘황금돼지의 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2007년 증시는 ‘2005년의 영광을 재연할 것인가. 아니면 2006년처럼 다시 실망감을 안겨 줄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2005년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리레이팅’(재평가)에 성공하며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지만, 2006년은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일단 국내 증권사 대부분의 2007년 증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치는 2006년 말에 가까워지면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부국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800포인트의 코스피 지수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낙관론의 근거는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적립식 펀드를 필두로 한 탄탄한 수급 상황 등이다. 먼저 2006년 주식시장을 짓누른 최대 요인이기도 했던 국내외 경기와 실적 모멘텀이 개선될 것이란 데 증권사들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또 외국인의 매도세도 지난해보다 진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수급 전망도 밝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우리 증시에서 나타났던 외국인 순매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점유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과보유 해소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순매도로 일종의 외국인 초과투자 부담이 진정되면서 2007년은 외국인이 3년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먼삭스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과매수에 따른 해소 과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UBS는 최근 줄어들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 역시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증시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 증권사들이 2007년 가장 주목한 부분은 기관투자가다. 최근 2년여 동안 개인을 중심으로 한 ‘펀드’가 증시의 ‘실탄’으로 작용했다면 2007년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2007년 주식 투자 규모는 29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규 집행 규모만 해도 지난해 외국인 전체 매도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화 강세와 소비부진이 최대 악재 그러나 ‘모두가 “Go, Go”를 외칠 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증시의 격언을 떠올려 봐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증권가 한 켠에서는 최근 증시에 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환율 리스크와 경제연구소 등이 잇따라 내놓은 부진한 경제성장률 등을 내세워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대표적으로 ‘한국 경제 모멘텀이 식어간다(Korea Economy’s Cooling Momentum)’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조만간 수출 부진에 따라 경기후퇴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2007년 증시가 ‘성장’보다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코스피 목표지수로 1,490포인트를 제시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이 여전히 지역 내 다른 나라보다 할인돼 거래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 감소와 내년 성장 둔화 전망을 감안할 때 생기는 다소 잃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유동성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주식형 펀드로의 유입세도 이미 2006년 3분기 이후 둔화되고 있다”며 2007년 유동성 환경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박 센터장은 “가치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주주 가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성공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좁혀질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 추구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에, 가치 추구 투자자들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원-달러 환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코스피 지수 목표치도 비교적 높지 않은 1,550포인트를 제시했다. CLSA증권은 2007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종전 950원에서 930원으로 낮추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2~3%가량 낮아진다고 밝혔다. 삭티 시바(Sakthi Siva) UBS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2007년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1,550에서 1,650으로 상향하며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임태섭 골드먼삭스증권 한국공동대표도 2007년 2분기 이후부터 2008년까지 대세 상승을 점쳤지만, 적어도 2분기까지는 신중한 접근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증시 전망에 비해 2007년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 이유로 제시한 것은 단연 2007년 경제성장률.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은 세계 경기 둔화 등과 함께 4%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4%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 정부의 공식 추정치인 4.6%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4.2%)·삼성경제연구원(4.3%)·한국경제연구원(4.1%) 등 국내 민간 연구원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의 2007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평균적 전망도 4%대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먼삭스·JP모건·리먼브러더스·메릴린치·모건스탠리 등 9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지난 9월 중순 이후 보고서를 통해 밝힌 2007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의 평균은 4.25%로 집계됐다. ABN암로가 가장 높은 5.1%를 제시했고 메릴린치 4.5%·JP모건 4.5%·씨티4.3%·모건스탠리4.3%·골드만삭스4.0% 등 대부분 4%대 성장을 예상했다. UBS의 추정치가 3.6%로 가장 낮았다. 특히 골드먼삭스는 한국에 대해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 둔화로 고용과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06년 4분기와 2007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5.25%, 4.75%에서 각각 4.8%, 4.0%로 크게 낮췄다. 리먼브러더스도 최근 “소비 부진과 수출 성장 둔화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6년 5.0%에서 내년 4.3%로 낮아질 것”이라며 “경상수지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에 근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2006년 말 이후 강해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2007년 국내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경기와 주가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주가가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 증권사 특유의 부풀리기 탓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2005년 말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2006년 코스피 지수가 1,600 안팎까지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현재로서는 1,500선 돌파도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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