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에 관계된 각종 서적에 의하면 매춘은 구미 여성에게 부끄러운 직업이라는 인식이 희박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국내에 입국한 백인 여성 가운데도 매춘을 목적으로 입국한 유럽인의 수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 필자가 베이커리에서 식빵을 사면서 만난 파란 눈과 백색 피부를 가진 두세 명의 러시아 여성에게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일이 있다. 그러자 그녀는 ‘entertainer’ 라고 대답했다. 그 후 다시 그곳을 들렀을 때 빵집 주인은 이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미녀들의 신분이 매춘부라고 귀띔해주었다. 늙은이가 함부로 접근했다가 망신당한다는 노파심에서 일러준 경고였을 것이다. 최근 10여 년 사이 공산권의 연쇄적 붕괴로 매춘 길에 나선 젊은 여성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들의 씀씀이가 헤픈 한국이 그 목표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 사정이 나쁜 나라에만 매춘부가 폭증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제일의 부국인 미국은 어딜 가도 창녀들이 많다. 필자가 의료문제 프로를 제작하기 위해서 리포터로 미국에 갔을 때도 알몸에 외투만 걸친 창녀가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을 상대로 대담하게 유객(誘客) 행위를 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1년 사계절 관광객이 그치지 않는다는 하와이에서도 일본인인 줄 알고 필자 일행에게 “아소비마쇼(놀다 가세요)” 하며 추근대는 금발의 창녀들을 만났다. 대중잡지에 소개된 미국의 창녀 단속반의 한 여자경찰관 경험담을 보면, 그녀들을 단속하면서 겪는 곤혹스러운 일은 “내 물건을 내가 팔았는데 뭐 잘못된 것이 있느냐”라는 창녀들의 항변이라고 한다. ‘당신네들이 노동을 제공한 후 받는 보수로 생활하듯 우리도 육체노동을 하며 살아간다’는 논리에 걸맞은 적절한 대응 논리가 아직 없다고 털어놓는 것을 보았다. 매춘의 부당성을 설파하자면 왜 논리가 없을 것인가만은 그 수준의 여성들에게 가장 또렷하게 그 부당함을 납득하게 할 간단명료한 논리가 없다는 것이다. 매춘의 사회악으로 거론되는 첫째가 그녀들이 없었더라면 차분히 직장과 가정생활에 안주했을 가장들의 마음에 음란성을 심어놓는다, 둘째 지역사회의 풍기가 문란해지고 이것은 2세 교육에 심각한 지장을 가져온다, 셋째 각종 성병을 만연시킨다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은 매춘만이 짊어질 짐이 아니라는 것이 그녀들의 주장이다. 최근의 프리섹스 풍조는 창녀보다 남성의 음란성을 부채질해 가정파탄의 위험성을 제고하고, 처음부터 성병 감염을 염두에 두고 대처하는 매춘보다 무방비 상태에서 옮겨주고 옮겨 받는 성병균은 자유연애 쪽에 더 많다는 것이 매춘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창녀 사회악의 주동자들은 ‘창녀가 범죄를 유발한다’는 항목이 끼어있는데 이것도 사실을 규명해 보면 창녀가 개입되지 않은 범죄가 개입한 것보다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더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 조사에서 20~40세의 젊은 여성은 범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 판명되었다고 한다. 또 빈곤을 이유로 자행되는 생계형 범죄로 보면 여성은 강도나 절도보다 차라리 매춘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 범죄 유발론을 반박하는 좋은 자료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범죄자들이 곧잘 내뱉는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것을 보면 사회가 좋아지면 범죄도 없어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엔리코 페르리 박사의 『범죄사회학』이라는 저서를 보면 곧 알게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창녀는 생활고를 그 탈선의 첫째 사유로 거론하지만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육체를 빌려주고 화대를 받는 일에서 어처구니없게도 강렬한 기쁨과 쾌락을 느낀다. 그녀들이 매춘에서 발을 빼지 못하는 것은 음학성(masochism)을 내포한 이상성애(異常性愛) 때문이지, 매춘 조직의 철저한 감시체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서구 사회에서의 매춘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녀들의 정신의학적 치료가 선결 문제라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창녀가 성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사회 기여의 측면도 인정해야 한다. 선진 강대국에 모두 창녀가 존재하는 것은 그런 포지티브 기능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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