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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으로 명품 잡지 ‘빚는다’

장인 정신으로 명품 잡지 ‘빚는다’

▶1965년 서울생. 고려고·중앙대 예술대 졸업. 90년 ㈜노블레스애드 설립, 월간 『노블레스』 창간(현 발행인). 94년 에이스침대 홍보이사. 2004년 중국판 노블레스 창간

“어느 나라보다 프로페셔널이 많은 곳이 바로 일본입니다. 어묵을 팔든, 청소를 하든 무엇을 해도 ‘제대로’ 합니다. 택시기사를 봐도 하얀 장갑을 정갈하게 끼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반드시 두 손으로 핸들을 잡아요. 무작정 일본을 추종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프로의식을 배우자는 것입니다.” 올해로 18년째 명품 라이프 스타일 잡지 『노블레스』를 발행하고 있는 명제열(42) 사장은 1년에 몇 차례 회사의 우수사원들을 일본에 연수 보낸다. “일본인의 자존심 어린 서비스 의식을 배워오라”는 주문이다. 명 사장은 “명품 잡지 사업의 본질은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독자와 광고주에게 마음이 깃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는 명 사장이 만드는 잡지는 어떨까. 일단 콘텐트. 『노블레스』는 1990년 창간한 국내 최초의 ‘VIP용 명품 잡지’. 부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 즐기고 싶은 것들이 잡지 안에 담긴다. 매월 400여 통의 독자 편지를 받는다면 ‘독자와의 소통’이 얼마나 활발한지 짐작할 수 있다. ‘품질 관리’ 역시 엄격하다. 시간이 3~4일 더 걸리고 비용이 50%나 추가되지만 『노블레스』는 품질 좋은 오프셋 인쇄를 고집한다. 이 회사 기자들은 마감하고 나서도 안심할 수 없다. 사진 배치가 어색하거나 기사 품질이 떨어진다 싶으면 ‘사흘 동안 인쇄소에서 밤을 새우는’ 명 사장에게 모조리 ‘칼질’을 당하기 때문이다. 명 사장은 “매월 15~20쪽 기사가 최종 점검 과정에서 빠진다”고 말했다. “어느 명품 브랜드 작업장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가방 한 개를 만들기 위해 100원어치의 가죽을 쓴다면 실제로는 1000원어치를 버리더군요. 명품은 괜히 명품이 아닙니다.” 이런 명제열식 프로정신이 『노블레스』를 최고 권위의 명품 잡지로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이 잡지는 ‘공인’ 발행부수만 7만 부가 넘는다. 잡지 발행과 광고·홍보 대행업까지 합쳐 연 매출액이 150억원대. 2004년 8월 중국 상하이(上海)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판 『노블레스』를 내고 있다. 명 사장은 “중국판은 창간 10개월 만에 10만 부를 찍어 현재는 업계 3~4위권의 유력지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명품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를 다진 셈이다. 그러나 명 사장은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친다. “적어도 30년은 해야 한다”는 대답이다. 그래서 그는 늘 부자를 상대하지만 골프채를 잡지 않는다. 잡지 발행인이지만 그 ‘흔한’ 글도 쓰지도 않는다. “적어도 30년은 일해야 제대로 쉴 자격이 있을 것 같아 (골프 안 치고) 일에만 집중합니다. 글쓰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30년은 해봐야 ‘이것이다’하면서 발행인 칼럼을 쓸 수 있겠더라고요.” 장인 얘기도 꺼냈다. 명 사장은 국내 가구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 안유수 회장의 사위다. “그래서 더 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유수) 회장님은 잠을 자면서도 침대 생각을 하시거든요. 저는 한참 더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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