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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가 테마에 주목하라

글로벌 메가 테마에 주목하라

▶ 킬리만자로 산은 탄자니아의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이란 뜻이다. 정상 부근에 빙하가 잇어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빛나는 산’이라 명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사진은 2005년 10월 31일 항공기에서 내려다본 모습.

해외펀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해외펀드는 특정 국가와 업종(섹터)에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 식량부족 등 글로벌 이슈에 투자하는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성장성이 높은 미래 산업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가 향후 해외펀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 8월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다 녹아 사라질 위기에 처한 ‘킬리만자로의 눈’, 한때 세계 여섯 번째였다가 이제는 바닥을 드러낸 아프리카 ‘차드 호수’, 북극에서 가장 큰 ‘워드헌트 빙붕(氷棚)’의 균열, 남극 펭귄의 개체 수 감소…. 온난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실은 심각하다. 유엔은 지난 4월 IPCC 4차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할 경우 2080년이 되면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6년 10월 발표된 ‘스턴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예방조치 없이 현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전 세계 GDP의 20%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런 극단적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액은 전 세계 GDP의 1%로 추정된다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얼음 천지였던 빙하가 녹아 70년 만에 호수로 바뀐 아르헨티나 남부 업살라 지역의 1928년(위쪽)과 2004년 2월 모습.

그렇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역으로 생각해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해안 기반시설, 재난 복구 등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다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스턴 보고서’의 전망치대로 전 세계 GDP의 1%가 투자된다면 이와 관련한 기업과 산업은 글로벌 신성장동력이 되지 않을까. 이처럼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관련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테마펀드라고 한다. 특히 투자 대상 테마가 지구온난화처럼 세계적인 이슈일 경우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라 부른다. 지난 4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물 펀드(Water Fund)’ 역시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 중 하나다.
펀드 전문가들은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를 향후 해외펀드 시장을 주도할 투자 유망 상품으로 뽑고 있다. 미래 성장산업에 선(先) 투자함으로써 기대수익이 높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테마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수익성은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은 낮은 상품인 셈이다. 신용일 도이치투신운용 사장은 “특정 국가나 업종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컨트리 리스크나 경기 변동에 노출될 경우 변동성(투자위험)이 크지만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는 다양한 국가와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와 함께 미래 성장산업, 즉 주가 전망이 좋은 기업들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가 주요 투자 상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태지만 국내에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는 천연자원 및 원자재 펀드, 에코(환경) 펀드, 물 펀드, 에그리(농산물) 펀드, 지구온난화 펀드 등이 있다. 가장 먼저 선을 보인 상품은 지난해 5월 출시된 ‘글로벌 천연자원 및 원자재 펀드’. 이 펀드들은 이머징 마켓의 경제 성장과 수급 불균형으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관련 기업과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소개된 이 펀드는 10개. 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원자재 펀드 중 국내 최초인 도이치투신운용의 ‘글로벌 커머더티 주식재 간접 펀드’는 전 세계 천연자원에서 대체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자재 관련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7월 9일 현재 누적 수익률이 26.57%에 달한다. 또 최근 3개월 수익률도 9.8%로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 가장 큰 인기를 모은 펀드는 ‘물 펀드’다. 일명 ‘봉이 김선달’ 펀드로도 불리는 이 상품은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집중됐다. 이는 현재까지 국내에 소개된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펀드 수도 12개로 가장 많다. 이 펀드는 수자원 부족으로 성장산업으로 구분되고 있는 상하수 처리기업, 수자원 정화 설비기업 등에 주로 투자한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상품은 ‘지구온난화 펀드’다. 지난 7월 3일 대신증권이 판매를 시작한 이 펀드는 재난 복구 및 구조산업, 에너지효율산업 등 전 세계 지구온난화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도이치투신운용도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기후변화(Climate Change) 주식형 펀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메가 테마들만 골라 집중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 DWS 프리미어 글로벌 테마 펀드’와 KTB자산운용이 내놓은 ‘글로벌 테마 셀렉션 펀드’가 바로 그것. 이 펀드들은 어떤 테마를 고를지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글로벌 테마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세분화된 분산 투자로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글로벌 주식형 펀드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도이치투신운용이 선보인 ‘도이치 DWS 프리미어 글로벌 테마펀드’의 복제 대상 펀드인 ‘DWS 글로벌 테마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무려 882.7%(4월30일 기준)에 달한다. 이 펀드는 도이치자산운용그룹의 미국 본부가 1986년 설정한 상품으로 국내에는 지난 4월 처음 소개됐다. 이 펀드는 단기적인 테마가 아닌 적어도 향후 3년에서 5년까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기적인 테마들에 집중 투자한다.
이종수 도이치투신운용 마케팅 담당 상무는 “시장상황에 따라 글로벌 테마의 투자 성과가 변할 수 있다”며 “글로벌 테마펀드는 농수축산업, 에너지산업 등 12개의 글로벌 테마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경기 사이클과는 상관없이 최고의 성과를 얻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가장 유망한 ‘글로벌 메가 테마펀드’는 무엇일까. 펀드 전문가들은 ‘에그리 펀드’(농업펀드, Agri Fund)를 뽑고 있다. 에그리 펀드란 전 세계 인구 증가, 이머징 국가들의 식품소비량 급증, 기상이변, 농경지 감소 등으로 식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 착안해 만들어진 상품으로 토지 보유 기업부터 농산물 생산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이 펀드는 농산물이라는 테마의 특성상 에코 펀드, 물 펀드, 대체에너지펀드 등의 투자 대상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에그리 펀드로는 도이치자산운용그룹의 미국 본부가 운용하는 ‘DWS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를 들 수 있다. 지난해 9월 중순 설정된 이 펀드는 수익률과 변동성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7월 6일 기준)은 42.6%로 MSCI(세계증시지수)보다 2배가량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머징 마켓 주식형 펀드보다 우수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빌 바버 도이치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지역 상품전략 담당자는 “인구는 늘어나는 데 비해 경작지 면적이 급감하면서 세계는 지금 에그 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겪고 있다”며 “특히 바이오 에너지 개발로 농산물 가격 급등이 계속되는 등 농산물 관련 산업은 성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에그리 펀드는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 DWS 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 펀드’가 유일하다. 이 펀드는 도이치자산운용그룹의 미국 본부가 지난해 9월 출시한 ‘DWS 에그리비즈니스 펀드’를 복제해 만든 상품.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이 펀드는 3개월 만에 1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수익률도 여타 경쟁펀드에 비해 가장 높은 상태다.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은 9.77%로 물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인터뷰 ㅣ 랄프 오버반샤이트 도이치자산운용그룹 펀드매니저제목


“에그리 비즈니스 뛰어난 성과 낼 것”
- 전 세계 투자자들이 ‘에그리 비즈니스’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미리 투자할 수 있다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투자 기회가 바로 에그리 비즈니스다. 인구증가(세계인구는 65억 명, 매년 8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엔은 2050년 세계인구는 90억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 소득증가 및 식품 소비량 증가(유엔은 2030년까지 농산물 등 식량자원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 경작지 감소(현재 경작가능농지의 규모는 40여 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 지구온난화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요소는 도처에 널려 있다. 실제로 옥수수, 밀 등 농업 관련 원자재는 지난해 각각 80%, 50%대의 오름세를 보였고, OECD 및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농산물 값의 오름세는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에그리 비즈니스는 뛰어난 성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는 특정한 국가나 분야를 선정하기보다는 세계적인 농축수산물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에 투자한다. 또 직접적으로 농축수산물에 투자하기보다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혜택을 받는 회사에 투자한다. 예를 들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에탄올 생산을 위한 수요로 인해 옥수수 값이 두 배로 뛰었다. 이것은 옥수수의 생산량을 늘리는 결과를 낳았고 이에 비료의 수요도 늘어났다.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는 비료를 생산하거나 배분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는 농축수산물과 관련된 1000여 개의 회사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70~80개 회사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분야와 국가의 비중은 그 성장 잠재력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 최근 몇 년간 주요 농산물 가격은 몇 배 이상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에그리 비즈니스가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농업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에그리 비즈니스 산업이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다. 향후 종자 및 비료 개발, 농작물 보호 기술 개발 등으로 식품가격이 안정화된다면 펀드는 그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해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이처럼 펀드는 글로벌 에그리 비즈니스 산업의 가치 사슬에 따라 다양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투자가 진행된다.” -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의 투자 위험은 무엇인가.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만큼 컨트리 리스크나 환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공통된 문제다. 다만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는 분산투자와 저평가 기업 투자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본다.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MSCI World Index에 포함된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보다 낮아 아직 저평가된 상태다. 또 투자 지역별로도 분산돼 있으며 투자 국가 수는 19개국에 달한다.” - 농업펀드는 어떤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보는가. “3~5년 정도의 투자기간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본다. 또한 에그리 비즈니스 펀드는 BRICs 펀드 같은 지역펀드와 같이 플러스 알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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