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올해의 CEO] “세계 첫 1만TEU급 선박 수주”
[2007 올해의 CEO] “세계 첫 1만TEU급 선박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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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공영방송 BBC와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와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 중국 신화통신, 베트남·터키·이스라엘 국영통신사…. 지난 9월과 10월 사이에 울산 현대중공업을 다녀간 외국 언론사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세계 조선 업계에서 부동(不動)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비결을 취재하기 위해 찾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부분 현대중공업의 기술력 원천과 13년 무분규의 노사화합 비결을 물었다”고 자랑했다.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순풍에 돛을 단 듯하다.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만 1조2,232억원에 달하며 ‘순익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59억원보다 187%나 올랐다. 수주 호황으로 선박 대금이 들어왔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지분평가 이익도 호재였다. 실적 증가에 힘입어 주가도 뛰었다. 지난 11월 16일 기준으로 주가는 46만8,000원. 연초 1월 2일 12만5,000원보다 무려 274%나 급등했다. 11월 15일 기준으로 시가총액만 45조5,0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11조9,560억원에서 281% 증가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만의 차별화된 수주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시장 수요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습니다. 이런 장점을 살려 돈이 되는 사업, 즉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을 펼쳤습니다.” 최 사장이 올해 ‘올인’한 분야는 컨테이너선이었다. 전체 수주 잔량의 63%까지 늘렸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계적으로 선박 물동량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컨테이너선의 발주를 늘리기 시작했죠. 경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해상 운송을 맡은 컨테이너선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죠.”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세계 최초로 1만TEU급(컨테이너 1만 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경쟁 조선업체들의 시샘을 받았을 정도다. 최 사장의 영업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올해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국들의 무역 규모가 급성장하며 선박 수요도 덩달아 뛰었다. 선박 가격도 치솟았다. 6,200TEU급 기준으로 2003년 7,100만 달러였던 선가가 올해엔 최고 1억500만 달러까지 거래됐다. 최 사장이 세계 최고라며 치켜 세우는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은 다름아닌 사람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만 세계 최대인 1,300여 명의 설계 인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외 6개 연구소에 5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두고 있고, 각 사업본부에선 1,000여 명의 전담 인력이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2004년 맨땅에서 10만5,000t급의 유조선을 도크 없이 건조한 후 바다로 진수시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최 사장은 “누구도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육상건조를 성공시켰던 기술력의 원천도 바로 이렇게 뛰어난 인재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술개발 성과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과 LNG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 등 16개 품목이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최근 최 사장은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조선업의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비조선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선박엔진, 태양광 발전사업, 건설장비 등이다. 선박엔진 분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현재 전 세계 선박 엔진의 35%가량이 현대중공업에서 탄생될 정도다. 지난 9월엔 LNG선용 엔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합작사인 핀란드 바르질라사와 함께 680억원을 투자해 생산이 본격화되는 2008년 하반기부터는 연간 100여 대의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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