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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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상 대표의 경영목표는 ‘세계 영상보안시장 석권’이다. 사진은 독립형 DVR을 시현하고 있는 조 대표. |
1700개에 달하는 국내 증시 상장회사 중 증권사의 연간 투자 리포트가 나오는 기업은 27%(461개사)에 불과하다. 나머지 1200개 넘는 상장회사는 투자 리포트를 받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그만큼 국내 증시의 정보 비대칭은 심각하다. 정보 부족으로 중소형 상장회사는 증시에서 소외 받고, 투자자들은 투자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키움증권과 공동으로 우량 중소형 상장사들의 투자 지침서인 ‘파워 스몰캡’을 독점 연재한다.
2001년 1월 설립된 아구스(종목코드:078670, www.arguscctv.com)는 DVR(디지털비디오레코더)을 전문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영상보안회사다. DVR이란 보안카메라(CCTV)를 통해 전송된 영상을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하는 장치로 CCTV가 설치된 빌딩, 공공시설 등에 주로 쓰인다. 아구스는 DVR 중에서도 독립형 DVR(Stand-alone DVR)만 전문적으로 개발·생산하고 있다. 독립형 DVR은 기존 PC형 제품과는 달리 PC 없이 DVR만으로 영상저장이 가능한 장치를 뜻한다. 기능 면에서는 기존 PC형에 비해 뒤지지만 가격, 영상처리, 안전성, 편리성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 아구스의 독립형 DVR 가격은 20만~70만원대로 기존 PC형 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아구스는 2001년 하반기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독립형 DVR을 선보이며 단숨에 전 세계 DVR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창립 이듬해인 2002년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3년 41억, 2004년 123억, 2005년 158억, 2006년 223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마침 DVR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아구스의 고속성장에 한몫했다. 미국 9·11 테러, 대구 지하철 참사 등으로 보안시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DVR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구스는 매출의 94%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업체다. 영상보안시장은 주로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현재 아구스의 거래국가는 70개국, 거래업체 수는 270개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된 아구스의 주가 성적표는 외형과 달리 초라한 편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1만4500원) 대비 37%나 높은 시초가(1만9850원)로 출발한 주가는 이후 약세가 지속되면서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7880원으로 2007년을 마감했다. 새해 들어서도 주가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1월 4일 현재 주가는 7490원을 기록 중이다.
수익구조 IP제품군으로 다변화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코스닥 시장의 약세 반전과 수익성 저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지수는 아구스 상장 이후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등으로 11%(1월 8일 기준) 이상 빠진 상태다. 또 아구스가 포함된 통신장비업종 지수는 무려 23%나 하락했다. 아구스 입장에서는 상장 시기를 잘못 고른 셈이다. 2007년 아구스의 수익성 저하도 주가 부진에 한몫했다. 지난해 아구스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당초 예상치(338억원, 66억원)보다 소폭 하락한 300억원, 5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가량 성장했지만 수익은 정체 또는 하락한 것이다. 수익성 저하에 대해 아구스는 “소매영업 전략 실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덕상 아구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소매영업 확대 차원에서 월마트에 30억원 정도의 제품을 공급했지만 일반 배급회사(distributer)에 비해 마진율이 낮았다”며 “이 때문에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구스는 올해 외형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2008년 예상 매출액과 순이익을 각각 500억원,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중저가 시장 중심의 영업 전략을 중고가 시장으로 확대 수정한 상태며, 올 1분기부터 중고가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덕상 대표는 “올해는 기존 중저가 제품으로 300억원, 3개의 중고가 신제품으로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마진율이 높은 중고가 신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군데 메이저 배급회사와 접촉했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수익구조도 독립형 DVR에서 PVR (Portable DVR), 차량용 DVR 등 IP제품 군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제품 개발을 끝내고 미국 등지에 시판을 준비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 대표는 “올해 PVR 등 IP제품군의 예상 매출은 전체 매출의 15%(약 60억원) 정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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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확대,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준비 중이다. 아구스는 지난해 매입한 경기도 화성 부지에 오는 3월까지 공장을 신축해 현재 월 1만 대 정도의 생산량을 2만 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또 3분기 이후에는 월 3만 대 생산이 가능하도록 생산설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100% 아웃소싱에 의존하던 보드조립 공정(SMT)도 50%는 자체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생산성 확대와 원가절감을 통해 시장 수요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조 대표는 현재 70개국, 270개사인 거래처를 80개국, 300개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구스의 외형 확대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DVR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독립형 DVR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조사기관인 JS프리먼에 따르면 DVR 시장은 2010년까지 연평균 2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아구스의 중고가 시장 공략과 생산성 확대,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실현된다면 현재 저평가된 주가도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투자 포인트 ■ 2008년 중고가 신제품 출시로 실적호전 전망 - 2008년 매출 500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 예상 ■ IP제품군으로 수익구조 다변화 실현 - PVR, 차량용 DVR 등 시판 예정 ■ 경기도 화성 공장 신설해 생산력 증대 - 올 1분기 공장 신설, 월평균 2000만~3000만 대 생산력 확보 계획 ■ 중동·동유럽·아프리카 등 거래처 확대 - 거래국가 70개국에서 80개국으로 확대 계획 ■ 글로벌 영상보안시장(DVR/NVR)의 높은 성장성 기대 - 전 세계 영상보안시장 연평균 22.2% 성장 예상 |
인터뷰l조덕상 아구스 대표이사 |
“세계 1위 글로벌 영상보안업체 될 것” 조덕상 아구스 대표이사는 엔지니어 출신의 CEO다. 1999년 외국계 IT업체에 입사해 영상인식(Image Analysis)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조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2001년. 그는 잘 다니던 외국계 회사가 한국에서 철수를 결정하자 팀원들과 함께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그렇다고 갈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우선 제가 직접 뽑은 팀원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또 이만한 인력풀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당시 영상보안장치들을 보면 ‘왜 저렇게 만들 수밖에 없을까’ ‘값은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의문이 들었죠. 더 싸고 성능 좋은 영상보안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죠.” 조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기존 영상보안장치와는 차별화된 독립형 영상보안장치(Stand-alone DVR)를 선보인 것. 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10분의 1로 줄였다. 싸고 성능 좋은 아구스의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저렴하지만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들면 영업력과 자금력이 없는 신생업체도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첫 제품이 나가고 노심초사했지만 생각대로 중저가 영상보안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제품이 생각대로 성공했지만 조 대표는 기술 개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신생업체가 중견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로지 차별화된 기술력만이 유일한 승부수라고 믿었기 때문. 이후 조 대표는 거의 매년 신기술을 선보였고, 이를 발판으로 아구스는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설립 첫해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7년 300억원으로 30배가량 늘었다. 제품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아구스는 회사가 출범한 지 3년도 채 안 돼 정부로부터 ‘3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10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영상보안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시킨 조 대표는 매년 순이익의 20%를 주주들에게 배당할 계획이다. 주주중심 경영의 일환인 셈이다. 또 자사주 매입 등 주가 관리에도 적극 나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미 아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5억원가량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상장사 CEO로서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 대한 책임도 다할 것”이라며 “매년 순이익의 20% 정도는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6년 차 신생회사지만 조 대표의 경영목표는 ‘세계시장 석권’이다. 영상보안 분야의 세계 최고봉이 되겠다는 것. 그는 “CEO면 누구나 세계 최고를 꿈꾼다”며 “영상보안 분야에서는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 대표가 직접 지었다는 회사명 ‘아구스(Argu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보디가드로 거느렸던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의 이름이다. 영상보안시장의 신화(세계 넘버원)가 되겠다는 조 대표의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
애널리스트 분석 |
올해 주가 1만원대 진입할 듯 일반적으로 DVR 업체들은 연평균 10%~20%에 달하는 가격 인하 압력을 받기 때문에 적극적인 원가 절감과 신제품 프리미엄 확보가 관건이다. 지난해 아구스는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으나 올해는 중고가형 하이브리드 DVR 및 Portable DVR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또한, 중고가형 신제품을 통한 대형 중간 유통시장 및 관납시장 진출은 아구스의 시장 입지를 한 단계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생산라인 증설 및 일부 공정의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병목현상 해소와 원가절감이 기대된다. 지난해 외형 성장의 축이 되었던 H.264 DVR과 DVR Board는 올해에도 매출수량 기준으로 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가격 하락폭이 예상치를 다소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매출액 기준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소 우려 되는 것은 영상보안시장의 폐쇄성 및 보수성으로 아구스 신제품의 시장 진입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한 2008년 예상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2007년 대비 각각 52.3%, 73.6% 증가한 458억, 83억으로 추산된다. 아구스 경영 목표치 대비 각각 8.4%, 17% 하회하는 수치이다. 아구스는 2007년 IPO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안정성 지표를 대폭 개량됐지만 주주 자본의 수익률은 크게 희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예정되어 있는 생산라인 확장 및 일부 공정의 내재화가 단행 될 것으로 보여 자기자본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에는 약 30%에 달하는 자기자본수익률이 기대돼 투자 매력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영상보안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아구스는 연평균 30%대의 성장률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할 경우 12개월 주가수익률(PER) 15배 이상의 가치평가가 가능하나 업계 1위 업체인 아이디스의 2008년 예상 PER이 현재 약 10배 수준에 있어 이를 기초로 적정주가 범위를 산출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분석한 아구스의 2008년 예상 EPS(주당순이익)은 1192원이며 여기에 PER 10배를 적용할 경우 적정주가는 1만1900원에 해당된다. 아구스의 자체 경영 목표치에 따른 2008년 예상 EPS는 1553원이며 여기에 PER 10배를 적용할 경우 적정주가는 1만5530원에 해당한다.
홍정모 키움증권 IT부품 담당·hjpark1118@kiw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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