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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런정페이·2위 마윈·3위 양위안칭

1위 런정페이·2위 마윈·3위 양위안칭

중국기업가가 2003년부터 매년 25명씩 선정하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가 5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베이징에서 15명의 CEO가 18차례 선정되었다. 뒤를 이어 선전에서 6명의 CEO가 16차례, 상하이에서 5명의 CEO가 12차례, 항저우에서 3명의 CEO가 10차례, 칭다오에서 2명의 CEO가 6차례 각각 선정됐다. 업종별로 보면 IT기업 CEO 7명이 17차례 선정되었으며, 그중 인터넷 관련 기업이 7명에 15차례 선정되었다. 가전업계 CEO가 5명으로 11차례 선정되었고, 금융업계 4명이 8차례, 자동차업계 3명이 7차례, 부동산 업계 2명이 5차례 각각 선정되었다.
1위=런정페이(任正非)
중국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는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해외사업에선 연전연승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갈수록 커져 가는 여론의 압박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회사는 보다폰으로부터 ‘2007년 글로벌 기업 대상’을 받았고, 이탈리아텔레콤과 합작 파트너 계약도 체결했다. 인도 업체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수주하기도 했다. 2007년 계약액은 170억 달러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해외부문 매출이 70%를 넘는다. 이제 남은 목표는 북미시장 공략뿐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직원 대량 해고사건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노동계약법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우려해 8년 이상 근무한 모든 임직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게 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갔지만 외국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마무리되면 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경영관리 노하우는 외국기업에 떨어지고,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정책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뛰어난 기술 전문가, 해외사업 실적 덕분에 런정페이가 1위에 올랐지만 부정적인 이미지와 후계자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2위=마윈(馬云)
지난해 알리바바의 주식공모 청약에 무려 4500억 홍콩달러(52조4000억원)의 자금이 몰려 들었다. 이 사건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과 인터넷 업계에 오랜만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사건이었다.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마윈은 가장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의 개인 주식 보유비율은 5%도 안 된다. 알리바바가 상장하면서 항저우에서만 1000여 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했다. 마윈은 “아마존 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고, 히말라야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알리바바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보고”라고 말했다. 43세의 마윈은 ‘보물창고’ 지도를 손에 들고, 사업확장을 위한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3위=양위안칭(楊元慶)
최근 1년 롄샹의 주가는 2.7홍콩달러에서 최고 9.2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롄샹의 주가수익배율(PER)은 해외 동종 업계에 비해 높은 편(델이 약 20배인데 반해 롄샹은 약 40배)이지만, 중국의 다른 블루칩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이미 30%선을 넘어선 롄샹은 해외시장에서 PC를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에 따라 주가가 달라질 것이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IBM PC사업 인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이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취약한 중국 기업이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건 새로운 시도였다. 이 때문에 양위안칭은 누구보다도 돋보이는 인물이다.
4위=뉴건성(牛根生)
“나는 감히 내 자신이 성공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우리가 말하는 성공이란 평범한 일을 평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공에 이르기까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지난해 뉴건성이 창업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한 말이다. 그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그를 본보기로 삼아 노력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난다. 이것이 그의 ‘파워’이자 영향력이다. 멍뉴의 지난 반 년간 영업이익은 100억 위안이 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같은 기간 두 배 늘어난 500억 홍콩달러에 달한다. 뉴건성이 기금에 출연한 주식의 가치만도 50억 위안에 이른다.

5위=마웨이화(馬蔚華)
20년 전 선전시 서커우(蛇口)의 조그만 지역은행에 불과했던 초상은행은 현재 총자산 규모가 1조2000억 위안을 넘는다. 초우량 상업은행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는 얘기다. 마웨이화는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백년 초상은행’으로 갈 것인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초상은행을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후자를 선택했다. 변혁이나 창조 대신 ‘전복’이란 말로 혁신을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과거 방식도 철저하게 깨버렸다. 관리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도 단행했다. 2만5000여 명의 초상은행 직원은 신속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개혁작업 때문에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지만, 성과는 벌써 나타났다. 2007년 9월 초상은행의 이익증가율은 128%에 달했다. 반면 불량자산 비율은 1.6%로 뚝 떨어졌다. 자산총액 역시 1조2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점포 수는 500여 개로 늘었다.
6위=인퉁후이(尹同輝)
지리(吉利)자동차의 창업자 리수푸(李書福)는 자수성가형 민간 기업가라는 점 때문에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국유기업 출신의 체리자동차는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다. 외자유치 바람이 불던 시기에 체리는 독자적인 자동차 개발 방식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한때는 ‘도태되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전신이 국유기업이라서 제대로 경영하기 어려웠던 인퉁후이는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식견으로 체리를 키웠다. 2007년에 생산량 100만 대를 돌파한 첫 번째 브랜드 승용차 메이커가 된 것도 그의 노력 덕분이다. 그 후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한다면서 부산을 떨 때 체리는 외자유치에 나섰다. 체리는 미국 크라이슬러와 신형 에너지 절약형 소형차를 개발했고, 크라이슬러 브랜드로 전 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 크라이슬러 브랜드로 선진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피아트 그룹과는 알파 로메오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호 자동차 개발 및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7위=리옌훙(李彦宏)
바이두닷컴 리옌훙은 텅쉰그룹 마화텅과 함께 중국 인터넷 기업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영역을 불문하고 돈만 된다면 뛰어드는 그의 사업전략 때문이다. 바이두의 상품 종류는 50여 가지가 넘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게시판 커뮤니티다. 이게 성공하면서 리옌훙은 자신감을 얻었다. 2007년 초 뉴스포털 분야에 진출했다. 그해 10월 알리바바의 증시 상장 전날에는 전자상거래 진입을 선포했다. 검색엔진을 필두로 포털, 전자상거래, 메일, IM(Instant message), 동영상, 게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바이두는 중국 검색시장의 61%를 차지하는 최대 업체다. 알리바바와 함께 바이두 역시 현재 주가에 대한 ‘거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05년 8월 상장 당시 27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429달러까지 폭등했고, 최근 300달러 선을 횡보하고 있다. 2007년 3분기 매출액은 4억9700만 위안에 달한다. 리옌훙은 175억9000만 위안의 재산을 갖고 있다. 2007년에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인터넷 업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8위=위민훙(兪敏洪)
2006년 9월 7일부터 위민훙은 매일 메일 한 통씩을 받고 있다. 당일 신동방의 뉴욕증권거래소 종가에 대한 보고서다. 2007년 말 주가는 30달러 수준에서 90달러로 급등했다. 신동방의 기업가치는 월스트리트 동종 업계에서 1위 수준이며, 학생 수도 100만 명이 넘는다. 위민훙은 신동방 주식 100여만 주를 처분한 5000여만 달러를 갖고 홍콩에서 교육자선기금을 설립했다. 같은 해 2월과 6월에는 교육부에 자선기금을 설립해 중국 내륙 빈곤학생에 대한 학비지원 및 생활비를 보조하고 있다. 증시 상장 반년 전부터 자선계획을 세웠으며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위민훙의 목표는 비영리 사립대학을 설립해 인문정신이 충만한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9위=마화텅(馬化騰)
2007년에 마화텅은 안정적인 성장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그동안의 시장확장 전략 대신 업무통합을 통해 안정 위주로 가자는 취지다. 1억 위안을 투자해 인터넷 기술 및 제품개발을 위한 ‘텅쉰 연구원’을 설립하는 한편, 중국 인터넷 회사 중 최초로 2000만 위안을 들여 자선기금도 만들었다. 2007년 5월 4일 미국의 타임지는 마화텅을 2007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2007년 3분기까지 벌어들인 27억 위안은 이미 전년도 매출액 28억 위안에 육박한다. 알리바바의 IPO(기업공개) 이전에 이미 텅쉰은 시가총액 100억 달러를 돌파한 첫 번째 인터넷 회사였다. 온라인 등록 고객 수도 7억1500만 명에 이른다. 인터넷 클릭 수는 여전히 국내 최고지만 실제 광고 수입은 시나(sina.com)와 소후(sohu.com)와 비교해 여전히 격차가 있다. 마화텅의 올해 목표는 광고수입이 소후를 능가하는 것이다.
10위=장제민(蔣敏)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는 2007년 11월 5일 상하이 증시에도 상장됐다. 이날 주가는 공모 가격인 주당 16.7위안보다 160% 상승한 43.96위안에 마감되었다. 시가총액은 1조1000억 달러에 달해 부동의 1위였던 미국 엑손모빌을 누르고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기업의 CEO인 장제민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산둥성의 가장 빈곤한 지역인 양신(陽信)현에서 태어났다. 1994년 칭하이(靑海) 석유관리국 국장이 되었는데, 당시 칭하이 유전은 수십 년간의 채유 과정에서 채유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때 장제민은 석유 대신 천연가스를 개발하자고 제의했다. 그 후 칭하이는 중국 4대 천연가스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그의 특출한 능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다. 현재 중국 내 유전 대부분은 이미 채굴 절정기가 지났으며, 해외 석유메이저들의 유전확보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향후 페트로차이나가 어떻게 막대한 시가총액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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