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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의료 허브 첫발

동북아 의료 허브 첫발

인하대학병원은 올해 동북아 중심의 의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통증도 출혈도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 초정밀 로봇인 ‘사이버 나이프(Cyberknife)’를 들여오는 등 특수 센터 투자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영종메디컬 컨소시엄이 인천국제공항 내 국제업무 지역에 글로벌 메디컬 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영종메디컬 컨소시엄은 인하대병원, 한진그룹, 한진관광 등으로 구성됐다. 2010년 11월 개원 예정인 영종메디컬 센터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바이오기술(BT) 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업무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비 257억원이 투자되는 이 센터는 연면적 1만4756㎡(4464평)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다. 내년 3월에 착공한다. 가장 먼저 들어설 의료 시스템은 미용 분야 특화 센터와 건강검진 센터. 미용 분야 특화 센터는 국내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외국인들에게 미용, 피부, 성형, 치과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건강검진 센터는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항공 업계 종사자와 해외 교포 등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미 인하대병원은 2005년부터 대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 교포의 건강검진 및 VIP 플러스 센터, 전담 코디네이터 등 해외 고객 유치사업을 운영해 왔다. 현재까지 약 800명이 진료 서비스를 받았다. 2015년까지 6년 동안 약 4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0년 개원할 영종메디컬 센터의 투시도.

둘째는 특수 센터다. 우선 해외에서 공수되는 장기를 신속하게 이식할 수 있도록 장기이식 센터를 열 계획이다. 또 동남아 지역 비만 인구의 접근도를 적극 활용한 비만 수술 센터, 지역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당뇨·심혈관계 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근처에 있는 하얏트 리젠시 인천, 인천 CC 등과 연계한 메디컬 투어 패키지나 정형외과 진료도 고려하고 있다. 이두익 인하대병원 의료원장은 “영종메디컬 센터의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가 시작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인하대병원은 지리적으로 영종·송도·청라 자유경제구역의 삼각 지역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공항, 항만, 정보기술 등 세 가지 인프라가 고루 갖춰져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고객을 유치해 의료 허브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인하대병원은 특수 센터의 설립이나 투자를 통해 지역민들의 의료 환경 개선뿐 아니라 의료 인력의 적체 해소, 해외 의료진들의 선진기술 유치 등을 꾀할 수 있다. 최근 인하대는 송도에 의과대학 부지 99만1740㎡(30만 평)을 조성해 캠퍼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인천 지역은 인하대병원과 가천의과대 길병원에만 암센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암환자들은 국립암센터와 같이 서울 지역에 있는 암센터로 향한다. 이두익 원장은 “천혜의 의료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도 고객만족도는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암·당뇨·심혈관계 센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하대병원은 먼저 주차장이나 휴게실 같은 고객 편의시설을 증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첨단 초정밀 로봇인 사이버 나이프로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하대병원은 실시간 종양 추적 장치인 첨단 초정밀 로봇인 ‘사이버 나이프’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건양대병원에 이은 두 번째다. 사이버 나이프는 뇌종양, 폐암, 직장암, 뇌동맥 기형 등을 출혈과 고통 없이 치료한다. 고령이거나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암환자들도 3~5일 정도의 짧은 기간이면 치료를 받고,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사이버 나이프는 지난 2월에 시험가동을 거쳐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루 평균 5~6명의 암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밖에 양전자단층촬영(PET-CT) 장비를 도입했고, 8월에는 영상유도방사선치료(IGRT) 장비를 들여올 예정이다. 인하대병원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 내에 공항의료센터를 열었다. 공항 종사자와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응급 및 시차 적응 치료, 부분적인 비만 치료 등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이곳에서 얻은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항공의학 분야를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의학은 비행 중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연구하는 분야로, 우리나라에서는 공군이 유일하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두익 인하대병원 의료원장


“빅5로 뛰어오를 디딤돌 놓겠다”
“쾌적한 진료 환경,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갖춰 국내를 비롯해 동북아 중심의 의료 문화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3월 14일 취임한 이두익(60) 인하대병원 의료원장의 말이다. 이 의료원장은 마취통증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다. 경복고와 경희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경희대 의과대 교학과장, 경희의료원 기획관리실장, 마취통증의학과 주임 교수를 역임했다. 덴마크 국립대병원, 벨지움 루벤대에서 통증과 신경생리에 대한 연구를 했다. 현재 대한통증연구학회, 대한척추통증학회, 대한체열학회 자문위원 등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의료원장직 제의를 받았을 때 고심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는 인하대병원이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어 지역민은 물론이고 해외 고객들에게까지 다각도로 의료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의료원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혁신’으로 정하고 성장 원동력 확충, 의료 정보 시스템 개선, 환자 편의시설 확충, 연구 인프라 확장 및 수익모델 창출에 힘쓴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인하대병원을 10년 이내에 국내 ‘빅5’로 나아가는 초석을 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불법이나 편법으로 단기적인 수익을 얻으려 하기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세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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