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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품 누구나 즐겨야”

“예술가의 작품 누구나 즐겨야”

▶1978년생 1992년 미국 유학 2003년 로체스터 공대 졸업 2003~2005년 알렉스 셉쿠스 등과 작업 2007년 서울대 미대 석사

이효리, 송혜교, 엄정화, 장진영, 이다해, 하유미, 낸시 랭, 지미기…. 잘나가는 국내 연예인 목록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최근 특이한 귀걸이와 목걸이를 착용하고 TV나 신문·잡지 광고에 출연했다는 점이다. 망치로 두드린 것처럼 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다른 연예인과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액세서리들이다. 언론은 대중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 지난 4월 마침내 이 액세서리의 실체가 TV화면을 통해 드러났다. 케이블 방송 스토리온의 인기 프로그램 ‘토크 & 시티’. 이 프로에서 영화배우 장진영씨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주얼리 디자이너 앨리슨 정(한국명 정지현·30, www.allyson jeong.com)의 이름을 거론한 것이다. 그가 대박 작품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주얼리 디자이너들은 이 같은 그의 부상을 의외로 받아들인다. 주얼리 시장에 이름을 내민 지 1년밖에 안 된, 말 그대로 ‘신참’인 탓이다. 지난해 6월 압구정동의 유명 멀티 숍 코베트에 첫선을 보인 뒤 그가 시장에 내놓은 작품은 고작 100여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실력자의 면면을 고루 갖췄다. 국내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전 그는 이미 세계적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했고,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로체스터 공대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했고, 해외 전시회를 여덟 번이나 개최한 젊은 ‘중견’이기도 하다. 앨리슨 정의 국내 주얼리 시장 평가는 썩 좋지 않다. “한국 소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지나치게 대중적 ‘명품’만 찾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술가의 ‘작품’을 찾을 시점이 됐다고 봅니다. 카르티에, 구치, 티파니 등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취향을 따라가지만, 예술가는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합니다. 소득이 늘고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차별화를 원하는 부유층은 예술품으로 눈을 돌리게 되지요.” 결국 예술품은 부유층만을 위한 또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각에서라면 주얼리 시장은 일반 대중품과 명품, 그리고 작품성을 찾는 최고가의 예술품 등으로 구분된다. 같은 금팔찌라도 일반품은 10만~20만원, 명품은 300만~500만원을 줘야 하지만 예술품은 작가의 명성과 예술성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이다. 주얼리 시장의 젊은 신예 앨리슨 정은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예술가의 주얼리 작품을 반드시 부자만 쓰라는 법은 없습니다. 일반 소비자도 예술의 품격을 느낄 수 있어야지요. 바로 이 부분에 제 작품 포인트가 있습니다.” 젊은 그는 도전적이다. 주얼리 시장에 새로운 룰을 만들겠단다. 그는 대중품, 명품, 예술품이라는 시장 구성을 무시한다. 그의 작품가가 15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이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5만원짜리 귀걸이라 해도 1억원짜리 못지않은 정성과 예술성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주얼리 시장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다. 그는 오는 6월 19일 새로 문을 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갤러리, 브리지의 오픈 기념 전시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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