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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새우의 유혹

참을 수 없는 새우의 유혹

스칼렛은 큰 새우, 작은 새우, 왕새우까지 다양한 새우를 튀기고, 굽고, 찌고, 볶는 등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인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 무지개.’

참 아름다운 말이다. 우연히 하늘에 뜬 무지개를 만난다면 그 황홀함은 두 배로 껑충 뛴다. 로또 복권을 손에 쥔 것처럼 가슴이 벌렁거리기까지 한다. 그 아름다운 단어가 음식점으로 넘어오면 정반대가 된다. 미식가들이 음식점에서 “무지개네”라고 툭 내뱉는 경우가 있다. 보통 메뉴판을 펼치거나 벽에 걸린 것을 훑어보다가 튀어나온 말인데, ‘메뉴판=무지개’란 의미다.

메뉴판이 무지개처럼 멋지다는 뜻? 전혀 아니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 즉 메뉴가 다양하다는 말이다. 메뉴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 한식, 중식, 일식에 족보도 불분명한 양식 메뉴까지 가득 차 있다. 이도 부족해 밥 메뉴에 국수 요리까지 따라붙는다. 무엇이든 주문만 하면 척척 만들어내는 만능 음식점 같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메뉴의 종류나 가짓수가 많을수록 음식 맛은 실망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니 음식점에서의 무지개란 ‘기대할 것 없다’, ‘ 오늘 식사 망쳤네’란 고약한 뉘앙스가 깔려 있다. 한식당은 한 가지 메뉴에 주력하는 전문점들이 인기가 높다. 국을 말아도 콩나물 해장국 한 그릇, 밥을 팔아도 비빔밥 한 가지, 고기도 소면 소, 돼지면 돼지인 곳이 맛나다.

단품 재료나 메뉴를 내놓는 음식점은 요즘 한식에 국한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일식이나 중식으로도 번졌다. 라멘(인스턴트가 아닌 일본식 생라면)집과 우동집이 본토 맛을 내세우며 시내 곳곳에 문을 열고 있다. 자장면을 팔지 않는 중식당도 등장했다. 대신 ‘훠거(火鍋)’라는 매운맛의 중국식 샤브샤브를 파는 전문점이 성업이다.

양식당 중에도 스테이크나 파스타만 고집하는 레스토랑이 인기를 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한층 띄워주는 레스토랑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새우를 주재료로 하는 ‘스칼렛’이 바로 그곳. 큰 새우, 작은 새우, 심지어 왕새우까지 크기부터 다양한 새우를 튀기고, 굽고, 찌고, 볶는 등 다채로운 요리로 선보인다.

파스타에 넣기도 하고 볶음밥 재료로 쓰기도 하고, 스테이크와 함께 내놓기도 한다. 한 마디로 접시마다 ‘새우 천지’다. 서울 지하철 선릉역에서 삼성역으로 향하는 테헤란로에 자리 잡은 스칼렛의 문을 열고 들어가보자. 어두운 듯 은은한 조명이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편안하게 발걸음을 이끈다.

나무와 돌을 주소재로 꾸민 실내 인테리어는 차분하면서도 멋스럽게 다가온다. 요즘 뉴욕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업스케일(Up-scale) 레스토랑으로 꾸몄단다. 이 레스토랑은 마르쉐와 오므토토마토로 유명한 외식기업 (주)아모제의 작품. 이 회사의 신희호 대표는 “업스케일 레스토랑은 정장을 갖춰야 하는 파인다이닝과 캐주얼한 패밀리레스토랑의 중간 개념”이라며 “파인다이닝의 고급 요리를 패밀리레스토랑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새우 전문 업스케일 레스토랑’이란 간판에 걸맞게 새우를 주재료로 한 메뉴만 20가지가 훌쩍 넘는다. 메뉴의 사진 대부분이 새우다.가장 맛있어 보이는 ‘보스턴 프라이드 쉬림프(1만6500원)’부터 골랐다. 새끼손가락만한 중하 12마리를 맛있게 튀겼다. 여기에 비트, 칠리, 타르타르, 유자 등 네 가지 소스가 함께 나왔다.

한입에 쏙 넣기 아까워 반으로 잘라 이 소스, 저 소스에 찍어 먹는다. 네 가지 맛을 돌려가며 먹는 재미가 있다. 쉬림프 크림 파스타(1만5500원)에도 빨갛게 알몸을 드러낸 새우가 넉넉하게 들어 있다. 크림 소스는 우유나 생크림 대신 두유를 썼다. 고소한 맛이 더하고 입안에서 새우 살이 탱탱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

평상시 새우 맛에 푹 빠지고 싶었던 욕구가 두 가지 메뉴를 맛보는 동안 어느 정도 해소됐다. 엄지손가락 굵기의 왕새우 두 마리를 반으로 갈라 오븐에 구워낸 스터프드 킹 프론(2만9500원). 단순히 굽지만 않고 대구 살을 으깬 것과 함께 조리했다. 새우의 껍데기 등을 갈아서 오랜 시간 끓여 만든 소스도 더해졌다.


입에 넣을 때마다 바다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넉넉한 바다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집의 메인 메뉴 격인 트리오는 대하, 치킨, 등심, 농어, 참치 중에서 세 가지를 골라 맛볼 수 있게 한 것. 고르는 재료에 따라 가격(2만1000~3만3500원)은 제각각이다. 대하구이에 등심 스테이크, 로스트 치킨으로 꾸민 ‘트리오 소호 스타일(3만3500원)’이 가장 인기란다.

식사를 할 때마다 색다른 메뉴나 별난 분위기를 찾아 헤매는 ‘총무’나 ‘영업맨’에겐 스칼렛 레스토랑의 새우 메뉴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가끔은 비장의 무기로 쓰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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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서울 강남구 대치동 892 대치타워 지하 1층


홈페이지 : www.scarletts.co.kr


문의 : 02-2052-1483


좌석 수 : 200석


영업 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 연중무휴


추천 메뉴 : 보스턴 프라이드 쉬림프 1만6500원, 쉬림프 크림 파스타 1만5500원, 트리오 소호 스타일 3만3500원


주차 공간 : 지하 3층 전용 주차장, 주차 대행 서비스(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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