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어 있는 ‘기름 승냥이’ 포획하라
송유관 기름 절도사건(도유)이 급증하고 있다. 기름 ‘승냥이’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문제는 도유로 인해 기름만 손실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토양·수질 등 환경오염도 우려된다. 송유관을 관리·운영하는 대한송유관공사가 도유 예방활동에 전력을 기울이는 까닭이다.
실제로 2009년 1월 도유범 2명이 송유관을 뚫다가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나이지리아에선 2006년 도유에서 기인한 화재 때문에 500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도 발생했다. 도유로 인해 토양·수질 등 환경이 오염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송유관 구멍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지하수로 유입됐을 때를 가정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최광식 사장은 “도유는 1차 피해뿐 아니라 환경오염 등 2차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2006년 시설물 복구와 토양 정화에 72억원이 소요됐을 정도”라고 한탄했다.
이런 이유로 대한송유관공사는 최근 도유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 사장은 도유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2007년부터 전국 송유관로 1208㎞ 중 감시가 필요한 803㎞를 도보 순찰하고 있다. 지난 2년간 656㎞를 전 직원과 함께 걸었다. 도유 의심지를 샅샅이 수색해 찾아내겠다는 게 최 사장의 포부다.
본사와 6개 지사에 ‘PLP(Pipe Line Patrol)운영팀’을 신설하고, 관로순찰을 전담하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는 등 순찰 조직도 강화했다. PLP운영팀은 2인1조로 전 송유관로를 1일 2회 순찰한다. 도유 사건이 주로 발생하는 오후 8시~새벽 4시엔 3명의 순찰인력이 투입된다. 순찰인력 40명을 중심으로 2007년 설립된 관로순찰회사(2개)는 송유관로 취약구간 200여 개소를 주야간 도보 답사한다. 송유관로의 이상 여부를 정밀 확인하고, 도유 의심시설을 조기 발굴하는 게 이 회사의 설립 목적이다.
점조직 기름도둑 더욱 지능화 추세
이뿐 아니라 과학적 도유 감시시스템도 대폭 정비했다. 지난해 말 LDS(Leak Detection System)를 독자 개발해 설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LDS는 도유 여부를 송유관의 압력치(기름이 유출되면 송유관 압력 하락)를 이용해 잡아내는 장비다. 하지만 기존 LDS(미국 SSI사)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시간당 100KL에 이르는 대량 누유는 감지 가능했지만 소량이 샜을 땐 측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한송유관공사는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시간당 8KL의 누유도 잡아낼 수 있는 한국형 LDS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유광동 운영안전환경본부 전무는 “한국형 LDS를 개발함에 따라 우리는 세계 최고의 탐색장비를 갖췄다”며 “이 장비가 독자 기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시스템 정비만으로 도유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 도유 탐색 시스템이라는 한국형 LDS도 시간당 8KL 미만의 누유는 측정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전 지역에 순찰인력을 깔 수도 없다. 전체 송유관로(1208㎞)에 ㎞당 1명만 배치해도 1208명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한송유관공사의 순찰활동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순찰인력이 도유가 의심되는 시설물을 발견해도 수색작업을 할 수 없다.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외곽 탐색만 가능하다. 도유시설이 불을 보듯 뻔해도 주변만 맴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 사장은 “도유범은 대포폰·대포차량·차명계좌를 사용하고,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으로 활동할 정도로 지능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법권이 없는 우리 공사는 의심되는 시설물·건축물을 확인 수색할 수 없어 도유 예방활동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 ![]() 대한송유관공사 중앙 통제실. |
"기름 도둑을 잡아라!” 대한송유관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이른바 ‘도유(盜油) 사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1건에 불과했던 송유관 도유 사건은 지난해 3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검거된 도유범 수도 2006년 18명에서 2008년 41명으로 127% 증가했다.
수법 역시 지능화하고 있다. 도강·장거리 호스 설치는 낡은 방법. 지하터널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신형 수법까지 등장한 지 오래다. 문제는 송유관 도유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안전 지식도 없이 송유관을 뚫었다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송유관 속에 가득한 유(油)증기는 정전기 또는 불꽃에 의해 쉽게 점화된다.
도유로 한몫 챙기려는 한탕주의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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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구멍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지하수로 유입됐을 때를 가정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최광식 사장은 “도유는 1차 피해뿐 아니라 환경오염 등 2차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2006년 시설물 복구와 토양 정화에 72억원이 소요됐을 정도”라고 한탄했다.
이런 이유로 대한송유관공사는 최근 도유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 사장은 도유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2007년부터 전국 송유관로 1208㎞ 중 감시가 필요한 803㎞를 도보 순찰하고 있다. 지난 2년간 656㎞를 전 직원과 함께 걸었다. 도유 의심지를 샅샅이 수색해 찾아내겠다는 게 최 사장의 포부다.
본사와 6개 지사에 ‘PLP(Pipe Line Patrol)운영팀’을 신설하고, 관로순찰을 전담하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는 등 순찰 조직도 강화했다. PLP운영팀은 2인1조로 전 송유관로를 1일 2회 순찰한다. 도유 사건이 주로 발생하는 오후 8시~새벽 4시엔 3명의 순찰인력이 투입된다. 순찰인력 40명을 중심으로 2007년 설립된 관로순찰회사(2개)는 송유관로 취약구간 200여 개소를 주야간 도보 답사한다. 송유관로의 이상 여부를 정밀 확인하고, 도유 의심시설을 조기 발굴하는 게 이 회사의 설립 목적이다.
점조직 기름도둑 더욱 지능화 추세
이뿐 아니라 과학적 도유 감시시스템도 대폭 정비했다. 지난해 말 LDS(Leak Detection System)를 독자 개발해 설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LDS는 도유 여부를 송유관의 압력치(기름이 유출되면 송유관 압력 하락)를 이용해 잡아내는 장비다. 하지만 기존 LDS(미국 SSI사)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시간당 100KL에 이르는 대량 누유는 감지 가능했지만 소량이 샜을 땐 측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한송유관공사는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시간당 8KL의 누유도 잡아낼 수 있는 한국형 LDS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유광동 운영안전환경본부 전무는 “한국형 LDS를 개발함에 따라 우리는 세계 최고의 탐색장비를 갖췄다”며 “이 장비가 독자 기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시스템 정비만으로 도유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 도유 탐색 시스템이라는 한국형 LDS도 시간당 8KL 미만의 누유는 측정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전 지역에 순찰인력을 깔 수도 없다. 전체 송유관로(1208㎞)에 ㎞당 1명만 배치해도 1208명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한송유관공사의 순찰활동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순찰인력이 도유가 의심되는 시설물을 발견해도 수색작업을 할 수 없다.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외곽 탐색만 가능하다. 도유시설이 불을 보듯 뻔해도 주변만 맴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 사장은 “도유범은 대포폰·대포차량·차명계좌를 사용하고,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으로 활동할 정도로 지능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법권이 없는 우리 공사는 의심되는 시설물·건축물을 확인 수색할 수 없어 도유 예방활동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그가 대한송유공사와 연계활동이 가능한 별도의 경찰 도유 관련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최 사장은 또 “도유는 국가적 경제 손실뿐 아니라 토양·수질 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커다란 범죄행위”라며 “이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선 범사회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름 승냥이를 포획하는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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