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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DC?… 목표부터 분명히!

DB? DC?… 목표부터 분명히!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에서 퇴직연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체 실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돈이 어떤 돈인데!”

직장과 ‘영원한 이별’을 담보로 받은 퇴직금을 한순간에 다 잃고 한탄할 일이 더는 없을 듯하다. 한꺼번에 목돈으로 받던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제도를 일컬어 하는 말이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기존 퇴직금 제도를 대체해 금융기관에 매년 퇴직금 해당금액을 적립하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노후 설계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제도에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의 10%, 전체 상용근로자의 16.4%가 가입했다.

그럼에도 퇴직연금은 일반 직장인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오히려 “회사가 알아서 가입하는 것 아닌가? 제대로 된 설명이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되묻는 직장인이 더 많다. 하지만 앞으로 퇴직연금 제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벌써 100만 명 넘게 가입

퇴직연금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05년 12월이다.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난해 2월 말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는 115만 명, 적립금은 6조7844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여느 금융상품이 그렇듯 결코 간단치 않은 상품이다. 세금, 회계 기준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근로자는 제도의 ‘핵심’만 챙기면 든든한 ‘노후 안전판’으로 퇴직연금을 만나게 된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DB형은 퇴직 이후 받는 연금 수령액이 미리 확정된 형태고, DC형은 회사에서 매년 퇴직금을 개인계좌에 넣어주면 근로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수령액을 받는 형태다.

기업은 직원과 합의를 거쳐 어떤 유형의 상품을 선택할지 결정한다. DB형의 퇴직급여 액수는 퇴직일 직전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으로, 기존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근로자든 기업이든 재무설계를 하기에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업이 파산하면 의무적으로 사외 금융기관에 적립하도록 한 60%까지만 보호받도록 돼 있어 퇴직금 지급을 100% 보장받을 수 없다.

근로자가 DB형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몸값’을 높이는 것이다. 평균임금이 높으면 그만큼 퇴직연금 수령액이 많아진다. 아울러 기업이 사업자 선택을 잘해야 운용실적이 좋아지면서 더 많은 연금을 기대할 수 있다.



실질임금 줄면서 DC에 관심 높아져

DC형은 적립금 운용 책임을 근로자가 지도록 한 상품이다. 연간 급여 총액의 12분의 1 이상 되는 일정 금액을 회사가 1년에 한 번 이상 근로자에게 납입하면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해 이를 운용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금 수급권을 100%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운용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을 경우 퇴직금이 늘어나도록 설계돼 있다. 일정 금액을 일정기간마다 적립한다는 점에서 ‘적립식 투자’와 비슷한데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고 펀드 변경이 더 쉽다. 기업이 파산해도 돈을 떼일 염려가 없고 회사를 옮길 때마다 이전이 가능하다.

이와는 별도로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추가로 납입하면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기업 역시 연 급여의 12분의 1만 퇴직금으로 지급하면 돼 자동 중간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운용 손실이 나면 그만큼 퇴직연금을 깎아먹게 된다. 기업으로서도 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면 근로자의 불안감이 고조된다는 측면에서 썩 반가운 뉴스는 아닐 것이다.

DC형, DB형 모두 중도인출이 거의 불가능해 중도에 생활자금으로 돈을 다 써버릴 염려는 없다. 그러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까. 이는 해당 회사별 임금체계나 임금 상승률, 개인 사정 등에 따라 달라진다. 통상 DB형은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기업의 근로자나 안전 중시형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DC형은 임금 상승률이 낮을 경우 주로 선택된다. 최근엔 금융위기로 기업 임금이 동결되고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DC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격적 투자 성향을 지닌 근로자라면 DB형에 가입한 상태에서 추가로 개인퇴직계좌(IRA)를 통해 DC에 들 수도 있다.

IRA는 일시금으로 받은 퇴직금을 자기 명의 계좌에 적립해 운용하는 것으로 정부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IRA에 대한 예금자 보호를 추진하고 있어 ‘안전판’을 확보했다. 일단 DB형에 가입해 안정적인 연금을 확보하고, IRA를 통해 추가수익을 얻는 형태가 가능해진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재호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은 “선진국 사례에서 볼 때 자산운용 컨설팅 역량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판가름했다”며 “운용기관의 선정, 기업의 종업원에 대한 투자교육,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멍석 깔아주면 못 한다’는 말이 있다. 막상 퇴직연금에 가입하려니 부담스러운 가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노후를 생각한다면 자신의 퇴직금을 어떻게 굴릴지 꼼꼼하게 계획하고 사는 게 현대 직장인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직 잦으면 DC형이 유리해
DB형일까, DC형일까?
다음 10가지 항목 가운데 ‘예’가 6개 이상이면 DC형에 가입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반대로 6개 미만이면 DB형이 적합하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투자 참고사항일 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현재 내가 속한 회사의 5년 평균 임금인상률이 5% 미만이다.
- 현재 회사에 근무한 연수가 5년 미만이다.
- 3년 이내 퇴사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생각이 있다.
- 매년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수령한다.
-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관심이 있다.
-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한 경험이 있다.
- 재테크 및 노후설계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받기 원한다.
- 퇴직 급여를 직접 운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 은퇴 뒤 필요한 노후생활 목표자금을 정해 놓았다.
- 장기·분산투자 등 투자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
“퇴직연금 반드시 장기, 분산 투자해야”
인터뷰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첫 시행은 2005년 12월, 벌써 일반 직장인의 16%가 가입해 있다. 퇴직연금 얘기다. 그런데 왜 정작 당사자인 직장인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이름일까?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의 손성동 실장과 함께 풀어봤다



>> 기존 퇴직금 제도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
“노후생활 자금원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퇴직금은 중간에 정산해 일상 생활자금으로 써버릴 수 있지만 퇴직연금은 중간정산 요건이 까다로워 은퇴할 때까지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 이 제도에 가입하면 기업도 유리한가?
“그렇다. 첫째, 매년 퇴직연금 납입금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현금 흐름에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 둘째,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므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이직이 잦은 사람과 화물차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에게도 적합한가?
“더 필요하다. 이직이 잦으면 회사를 옮길 때마다 퇴직금을 생활자금으로 써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특수형태 근로자는 현행제도에서 가입이 어려운 점이 있다. 제도를 개정하는 중이므로 앞으로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 퇴직연금 서비스의 질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50여 개 금융기관이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직금이나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은퇴설계, 금융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아직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이 제각각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사업자별 장단점은?
“은행은 계좌이체 수수료 인하 등 부가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증권사는 투자 운용에, 보험사는 종신연금 지급에 장점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본업의 특징을 나열한 것이므로 제도 설계, 자산배분, 투자교육 등 퇴직연금에 충실한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퇴직연금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를 꼭 기억해야 한다. 아무리 장기투자라 해도 특정 분야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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