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의 GM, GM대우 도울까?
빈사의 GM, GM대우 도울까?
GM대우 노조 간부들이 3월 초 동인천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GM대우를 살리자며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
대우자동차가 제너럴 모터스(GM)에 인수돼 GM대우로 새로 출발한 지 올해로 7년째가 된다. GM은 GM대우를 경·소형차 연구·생산 기지로 특화했다. GM대우는 GM의 전 세계 판매망을 활용해 퇴출 위기를 극복하고 GM의 ‘효자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GM대우는 2005년 흑자로 돌아섰다. 2003년 4조2769억원이던 매출은 2007년에 12조513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0%를 넘었다. 안팎에서 찬사가 잇따랐다. 2007년 가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GM의 대우자동차 인수를 “가장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꼽았다.
외신은 GM이 미국에선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밀려 고전하는 반면 GM대우는 한국에서 잘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경제 침체가 세계를 덮치면서 GM대우는 다시 풍랑에 휩싸이게 됐다. 지난해 매출은 12조3107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고, 8757억원의 적자를 냈다.
“미 정부 승인 없인 GM대우 지원 못해”
GM은 계열사 GM대우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정부에서 134억 달러를 지원받은 뒤 추가로 166억 달러를 수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GM이 추가 자금을 지원받으려면 전미자동차노조에서 추가 임금삭감과 의료보험료 관련 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 무담보채권 보유자들에게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해 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GM은 계열사 GM대우를 도와줄 겨를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레이 영 부사장은 4월 말 디트로이트 본사를 찾은 한국 기자들에게 “협정에 따라 GM 본사가 GM대우 같은 해외 계열사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려면 미국 정부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 부사장의 발언은 2대주주인 산업은행에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됐다. 산업은행은 GM대우 지분의 28%를 갖고 있다. GM 지분은 51%, 계열사까지 합치면 72%다. 그러자 산업은행과 지식경제부는 “최대주주인 GM이 먼저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산은은 “GM이 지분에 따라, 예컨대 먼저 510억원을 내놓으면 우리는 28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주장한다.
또 GM이 산은에 지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려면 GM대우 지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5월 1일 서울에 와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현재로선 GM대우의 지분 구조를 바꾸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GM대우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필요하고 또 다른 경영위기가 온다면 산은에 지분을 일부 넘기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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