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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밀매… 대수롭지 않다고요?

장기 밀매… 대수롭지 않다고요?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식량, 약 또는 거주할 집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지난주 뉴욕과 뉴저지에서 소수의 유대교 랍비들이 장기밀매 협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그럴 줄 알았어”였고, 또 하나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장기밀매를 취재할 때 기사의 주요 정보원이었던 버클리대 의료 인류학자 낸시 셰퍼-휴즈가 내게 정보 하나를 귀띔해 줬다.

그녀의 소식통들이 뉴욕 브루클린의 랍비 두 명과 몇몇 유대 교회당을 유명한 장기 브로커로 여러 번 지목했다는 내용이었다. 휴즈는 지난 20년 동안 방대한 양의 탐문작업을 통해 전 세계 장기 거래망을 추적했다. 터키 빈민가에 몰래 잠입하고, 아르헨티나 정신병원에서 단서를 추적하고,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잠재적인 정보원을 인터뷰했다.

그녀는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유사한 사법당국에 수시로 연락을 취했지만 대부분 무시당했다. 그녀가 단순히 의료 인류학자여서 그랬는지 그녀가 전해 들은 보고서만 증거로 제시해서였는지(종종 유죄를 인정한 범죄자가 진술한 수백 쪽의 보고서), FBI는 그녀의 제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최근의 장기밀매 사건 수사는 돈세탁을 둘러싼 더 큰 수사의 부산물이었다).

그녀보다 더 권위 있는 기관의 실질적인 지원 없이 일개 교수의 주장이었던 탓에 휴즈의 조사망에 잡힌 장기이식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그녀의 주장을 가볍게 일축했다. 지난 1월 우리가 보도한 대로 휴즈는 미국 내 병원 중 최소 3곳의 의사들이 불법 거래된 신장을 이식해 왔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녀의 당시 현장노트에는 7월 23일 단속에서 체포된 사람 여러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이타적인 기증자와 신장투석 환자를 연결해 준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일부 유수한 병원과 긴밀한 업무관계를 맺은 사람들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들은 휴즈의 비난과 뉴스위크의 취재에 응해 그들의 병원 이식 프로그램은 장기밀매에 관여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며 의도적인 불법행위는 은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7월 말 공개된 도청 증거는 부인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이 병원이나 또는 기증한 장기를 수요자와 연결해 준다고 주장하지만 휴즈 같은 사람들의 조사에 포착된 여러 웹사이트에 이르는 장기 밀매 루트를 FBI 또는 다른 누군가가 밝혀낸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1월의 기사에서 우리는 휴즈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병원의 이름만 밝혔다.

불법 브로커를 통해 자신의 신장을 팔았던 사람이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보낸 비디오가 무엇보다 결정적인 증거였다. 이 대목에서 둘째 문제가 대두된다. 그 기사에 반응한 대다수 독자는 장기 판매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뭐가 그렇게 큰 문제냐고 따지는 수십 통의 e-메일(그리고 몇 통의 전화)을 받았다.

자신의 ‘남는 신장’을 어디에다 팔 수 있는지 묻는 이도 여럿이었다(참고로 신장 하나만으로 살 수 있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여분’이라는 뜻은 아니다. 의사들은 대부분 가능한 한 둘 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안하지만 비교적 수준 높은 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에서 살 때만 그런 사고가 유효하다.

하지만 랍비든 갱단이든 누구를 통해서든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선진국 국민이 아니다. 그리고 신용카드 빚을 갚거나 더 큰 차를 구입하려고 신장을 팔지도 않는다. 장기 브로커들이 그들의 동네로 찾아가 신장이나 간의 일부(또는 일부 소문에 따르면 한 쪽 눈)를 사겠다고 돈을 내놓을 때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식품, 약 또는 살 집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반대 의견도 있겠지만 자신의 신장과 가족에게 먹일 식량 중에 택일하도록 강요하는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게다가 뉴저지의 몇몇 범죄자가 성직자로 가장해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챙긴다는 사실은 또 어떤가?■



Body Parts À la Carte: What Living Organ Donors Can Spare
흔히 밀매되는 장기와 가격



지난 7월 23일 미국 뉴저지에서 경찰이 실시한 대대적인 단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살아 있는 사람의 신장 불법 거래를 중개한 혐의로 체포된 레비-이츠하크 로젠봄이었다. 그의 장기 밀매 사건을 지켜보면서 사람의 장기 가운데 어느 정도를 떼어내 팔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밀매되는 장기(그리고 자료가 있는 경우 가격까지) 일부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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