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학력 노점상 급증‘트위터 마케팅’ 새 풍속도
▎1. 뉴욕시 맨해튼 렉싱턴 애브뉴 59번가의 한 주택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세일 광고를 걸어놓았다. 2. 맨해튼에서 고가의 콘도들이 밀집해 있는 센트럴파크 인근의 한 아파트 건물. 2분기 맨해튼 주택 중간가는 전년 동기 대비 18.5% 하락했다. 3. 맨해튼 다운타운 유니온스퀘어 인근의 한 상용 건물이 1층의 빈 공간을 임차할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4. 타이완 음식 벤더 ‘크레이빙스’의 토머스 양은 페이스북에도 자신의 음식을 소개해 화제가 됐다.
뉴요커들의 실직률과 미취업률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 밉보이면 해고될까봐 예전에 보지 않던 상사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 것도 뉴요커들 사이에선 충격적인 뉴스다.
한때 잘나가던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사하다 실직했거나 취업이 어려운 것을 알고 일찌감치 생존 전략을 모색한 뉴욕의 젊은이들은 길거리 음식 벤더(노점상)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점상 마케팅 기법도 화려해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젊은이들도 간간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뉴욕은 경기 호조에 대한 신호만 잡힐 뿐 뉴요커들이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거리 음식의 고급화·다양화맨해튼의 거리 음식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메뉴의 다양화뿐 아니라 수준도 점차 고급화돼가는 추세다. 핫도그, 프레첼로 대표되던 거리 음식이 케밥, 스부라스키, 자이로 등 고기를 주로 한 메뉴와 얼그레이 아이스티, 베간 타코, 벨기에 와플, 컵케이크 등 레스토랑급의 디저트 메뉴로까지 변신하고 있는 것.
노점상들은 페이스북, 트위터로 자체 사이트를 꾸미고 음식전문 블로그를 만들어 자신들이 언제 어디서 영업하며 오늘의 메뉴는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거리 음식의 고급화와 다양화는 뉴욕의 실업률 증가가 초래한 현상이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거리 노점상 중에 고학력 화이트칼라 출신이 늘어나면서 눈길을 끈다고 보도했다.
이제는 브랜드가 된 노점상 ‘컵케이크스톱’ 트럭의 주인은 2009년 뉴욕대 법대 졸업생이고, 타이완 음식을 파는 노점 ‘크레이빙스’는 회계학으로 유명한 뉴욕시립대 버룩칼리지를 지난해 졸업한 한국계 토머스 양이다. ‘빅 게이 아이스크림 트럭’의 덕 퀸트는 뉴욕시립대 음대에서 바순 전공의 박사 과정 지원자다.
실업률이 장기화되자 이들은 실직 및 미취업을 우려해 일찌감치 자기 사업을 구상했다. 일자리 잡기가 어려울 것을 예상한 토머스 양은 대학 졸업 전에 이미 노점상을 운영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퀸트는 올해 브루클린 필하모닉 공연이 모두 취소됐다는 사실을 접하자마자 경기 호전이 아직은 이르다는 것을 깨닫고 노점 운영을 구상했다.
미 연방 노동국의 제임스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전국적으로 경기가 호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뉴욕시의 경기는 암울한 상태”라며 “이 상태로 2010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뉴욕의 실업자는 40만2200명으로, 1992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시의 7월 실업률은 전월 9.4%에서 9.6%로 늘어났다. 미국 전체 실업률 9.4%보다도 많다. 뉴욕주 감사관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월가에서 해고된 사람은 1만9200명. 전체 금융업 종사자의 10.2%에 해당한다. 하지만 해고의 칼날은 올해는 물론 내년을 넘어 2012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뉴욕 독립예산국이 따로 작성한 보고서는 그때까지 모두 5만9000명이 월가에서 해고통지를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대학 졸업자들의 미취업률도 심각하다. 전미 대학 고용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을 원하는 졸업 및 졸업 예정자들의 취업률이 19.7%에 불과했다. 또 2분기 25세 이하의 실업률은 17.3%로, 전체 평균의 2배에 육박했다.
이처럼 지독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졸자들은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외국행이나 무보수 인턴직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뉴욕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10여 년 동안 전국의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끊임없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월가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뉴욕의 부동산 시장을 여전히 미 전국 평균과 동떨어지게 만들었다.
미 전국 부동산 경기가 다소 풀리기는 했지만 뉴욕시는 예외다. 밀러 새뮤얼, 프루덴셜 더글러스 엘리먼 등 부동산 중개회사들이 지난 7월 올 2분기 주택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뉴욕시 맨해튼의 주택 중간가격은 전년보다 18.5%나 하락했다.
주택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 급감했다. 맨해튼의 콘도 중간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21.2% 하락한 99만9000달러였다. 주택 판매에 걸리는 시일도 과거에 비해 길어져 2분기 평균 판매 시일이 18.4개월로 나타났다. 시장에 1년 6개월 동안 내놔야 겨우 집을 판다는 뜻이다.
미분양 및 미임대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뉴욕시는 지난 7월 ‘주택 자산 진작 프로그램(HARP)’을 발표했다. HARP는 미임대 아파트와 자금난 때문에 개발 또는 분양이 중단된 신축 콘도를 중산층 가정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 또는 분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여전히 침체시정부는 우선 2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0년까지 미임대, 미분양 아파트 총 400가구를 중산층 가정에 시중가격 이하로 분양할 계획이다. 해당 아파트는 자금난으로 완공되지 않았거나 완공된 신축 콘도 가운데 미분양률이 높으며, 개발업자와 모기지 은행이 제시하는 할인율이 높은 순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빌딩의 공실률도 여전히 늘어나고만 있다. 쿠시맨 앤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맨해튼 오피스 빌딩 월세는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했다. 맨해튼에서 업무용 빌딩이 밀집된 미드타운의 공실률은 94년 이후 최고치인 11.7%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7.1%에 불과했다.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도 90년대 초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1분기에 6.5% 공실률을 기록한 상업용 빌딩이 내년 중반까지 계속 내려가 10%를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쿠시맨 앤드 웨이크필드는 미드타운의 고급 상가 밀집지역으로 유명한 5애비뉴 42~49가의 공실률도 15.3%를 기록 중이며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품 매장과 갤러리,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소호의 상업용 건물들도 평균 10%가량이 비어 있거나 곧 비게 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불경기로 소매 업체들이 높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자 건물주들은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까지 월세를 안 받거나, 부동산 브로커의 수수료를 나눠 내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시의 원동력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가 아직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현재, 부동산 브로커를 찾는 전화조차 잦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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