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통 심하면 목욕도 해로워

“아이고 머리야.”
골치 아픈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소리를 한 번도 내뱉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머리는 인간의 육체 가운데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부위인 만큼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귀가한 남편이 두통을 호소한다면 실적이 좋지 않거나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각하고 평소보다 더 따뜻하게 대해줘야 할 것이다.
두통은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1차성 두통은 해부학적으로 별다른 원인이 없는데도 머리가 아픈 두통이며, 2차성 두통은 뇌출혈이나 뇌종양 같은 확실한 원인이 있는 두통이다. 1차성 두통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긴장성 두통이며 그 다음이 편두통이다.
잠든 시간에 발병이마와 머리 주위에 무거운 띠로 압박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뒷머리가 찌릿찌릿한 긴장성 두통은 잠을 잘못 잤거나, 목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도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목욕하면서 긴장을 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호전된다. 두통약은 반드시 일정기간 이내에만 복용해야 한다.
과다 복용하게 되면 약물의존 증상이 생겨 만성두통으로 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은 그 용어 때문에 머리 한쪽이 아픈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양쪽이 아픈 경우가 더 잦고 메스꺼움을 수반하는 게 특징이다. 또한 편두통은 편두통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흔한 두통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이 일단 시작되면 빨리 의사의 처방을 받아 진행을 막아야 한다. 문제는 군발(群發)두통이다.
군발두통은 결막충혈, 눈물, 코막힘, 콧물, 땀 등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집단적, 주기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차성 두통 가운데 매우 드문 두통이긴 하지만 주로 남자들에게 자주 일어나며 그 고통은 산고에 비교될 만큼 극심해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군발두통은 잠자는 시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잠자리에 든 지 1~2시간 후에 한쪽 안구 깊숙한 곳에서부터 통증을 느끼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리프탄이 중증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치료약으로 시판되고 있다. 스마트리프탄 치료는 주사요법이 효과적이지만 정제나 스프레이 형태로 투여할 수도 있다.
중증 편두통 환자는 잠잘 때 발작이 일어나면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 위장의 운동이 일시적으로 정지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스마트리프탄을 정제나 스프레이로 투여해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주사요법을 써야 한다.중증 편두통은 머리의 한쪽 측면이나 양쪽의 관자놀이에서부터 눈언저리에 이르기까지 심장 박동에 맞춰 통증이 생기듯 욱신욱신 아프다.
통증은 한 달에 1~2회 정도의 빈도로 나타나고 심한 경우 주 1~2회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군발두통은 일정한 시기에 마치 눈알을 파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계속 이어진다. 빈도는 연간 1~2회 정도지만 한번 발작이 시작되면 1~2개월간 매일같이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주로 밤에 발작이 일어나며 30분~2시간 정도 계속된다.
환자들은 1분 1초라도 빨리 두통이 멎길 바라지만 스마트리프탄을 주사해도 통증이 줄어드는 데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스프레이로 투여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30분~2시간 동안 극심한 통증

이에 비해 군발두통 환자는 투여 10분 후에 64%, 30분 후에 94%가 증상이 호전됐다.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두통이 찾아왔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병명을 찾아내는 일이다.
우선 1차성 두통인지 2차성 두통인지, 편두통인지 군발두통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치료방법이 나올 수 있다. 2차성 두통에 포함되는 질환은 뇌내출혈, 뇌경색, 뇌종양, 수막염, 부비강염 등 그 종류가 무수히 많다. 편두통이나 군발두통 환자는 술과 담배를 무조건 끊어야 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유발하며 담배연기는 코 안쪽의 신경절을 자극해 두통의 원인이 된다.
우리 몸 안에 있는 생체시계의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통 환자들은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산에 오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출장 등으로 피치 못해 비행기를 타야 할 경우 사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기압의 변화가 생기면 혈관이 확장되어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중증 편두통 환자나 군발두통 환자에게는 목욕하는 것도 해롭다. 목욕하면 혈행이 좋아져 두통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샤워 정도로 끝내는 편이 낫다. 오랜 만성두통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두통약이나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먹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징조가 있다면 되도록 약을 줄이고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식습관을 바꿔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약을 장기 복용하면 우리 몸이 약에 익숙해져 약효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복용하는 약의 양을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나아졌다가 약효가 떨어지면 또다시 머리가 아픈 현상을 ‘약제 유발성 두통’이라고 한다. 약은 두통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대증요법일 뿐 원인 그 자체를 없애는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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