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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구준엽처럼 섹시하게

속옷을 구준엽처럼 섹시하게

파워풀한 댄스와 조각 같은 몸매,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로 대변되는 만능 엔터테이너 구준엽(42)이 속옷 사업에 도전한다. 1990년대 강원래와 함께 클론으로 ‘원조 한류’ 열풍을 주도했던 그가 사업가로 변신한 것. 기존에도 패션 사업을 해왔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아이템은 남성 언더웨어다.

브랜드명은 ‘킨키나인(KINKININE)’. ‘구’를 의미하는 ‘나인’에 뉴요커 감각이 물씬 풍기는 ‘킨키’를 덧붙여 만들었다. 킨키나인은 오는 6월 25일 CJ오쇼핑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브랜드 출범을 앞두고 명동에서 만난 구준엽은 살짝 상기돼 보였다.

“원래 속옷에 관심이 많았어요. 패션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속옷 사업에도 욕심이 생겼죠. 몇 년 전부터 속옷 사업 제의는 많았지만 시기상조라고 생각해 모두 거절했었어요. 이제 사업에 관해 어느 정도 구력도 좀 생겼고 믿을 만한 사업파트너를 만나 바로 시작하게 됐죠.”

구준엽은 10년 경력의 패션 사업가다. 클론의 파트너였던 강원래가 사고를 당한 뒤 가수 활동을 접으면서 패션 사업을 시작했다. 앨엔에이(ALLEN.A)라는 남성복 브랜드를 만들어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 작은 매장을 냈다. 학창시절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키워온 감각과 워낙 관심이 많았던 의상분야의 접목을 시도했다.

20~40대 남성을 두루 아우르는 세미 정장에서부터 티셔츠, 바지, 재킷 등 다양하게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매니어 층까지 양산하며 현재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번 속옷 브랜드 론칭 소식에 “그동안 입을 만한 속옷이 없었는데 기대된다”고 격려했다.

그는 활달하면서도 신중한 성격이다. 그래서 이번 론칭도 아주 친한 친구 외에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들려줬다. 그는 “앨엔에이 고객 중에도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짝 이야기한 친구들은 모두들 저의 캐릭터와 드로즈가 잘 어울린다고 말하더군요.”

‘드로즈’가 생소한 사람도 많겠다. 드로즈(drawers)는 요즘 가장 ‘핫’한 남성 속옷 아이템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속바지’인 드로즈는 몸에 달라붙는 반바지 형태의 남성 하의 속옷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삼각팬티와 트렁크(사각팬티)를 혼합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드로즈는 현재 CJ오쇼핑에서 1시간 분량의 방송마다 3000세트 이상이 팔린다. 가장 최근 방송에서는 4500세트가 판매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4월 판매를 기준으로 드로즈와 삼각팬티, 사각팬티 매출이 ‘5 대 3 대 2’였다. 신세계 이마트의 수치를 보면 드로즈의 인기가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올해 1∼4월 드로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6% 신장한 것. 이 기간 언더웨어 전체 매출이 15%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남성 언더웨어 시장에서 드로즈는 ‘뜨고’, 삼각팬티와 사각팬티는 ‘지고’ 있는 셈이다. 킨키나인에서는 이 드로즈만 전문으로 만든다. 한 우물만 파는 것이다.

이토록 확고한 컨셉트를 정하는 데까지는 동업자인 김진용 이사의 도움이 컸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과 속옷 사업을 해오던 김진용씨와 2년 전 만난 인연으로 손잡고 ‘두빛나래’라는 남자 속옷 업체를 설립했다. 김 이사는 오랫동안 속옷 사업을 해오며 익힌 시장 감각과 유통경로를 책임지고 구준엽은 디자인과 홍보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높여 지분율만큼의 이익을 나눠 갖기로 했다.

“브랜드 컨셉트를 잡는 것에서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모두 다 제 손을 거쳤어요. 사전에 공부를 하려고 드로즈 시장이 이미 활성화돼 있는 일본에 가서 시장조사도 열심히 했죠. 일본엔 워낙 센 제품이 많아서 그걸 어떻게 우리나라 식으로 바꿀까를 고민했어요. 일본 드로즈는 화려하고 밑위가 굉장히 짧지만 대중성이 떨어지더군요. 저는 거기서 화려한 컬러만 택하고 까다로운 한국 고객의 입맛을 맞추려고 소재에 특별히 신경 썼습니다.”

킨키나인은 가격 대비 품질로 승부한다. 오는 6월 25일 오후 11시40분 첫 방송되는 론칭 판매 상품으로 드로즈 8장과 구준엽이 손수 디자인한 티셔츠 그리고 카고 바지까지 모두 합해 6만99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기존 드로즈 제품에 비해 낮은 가격대로 책정됐지만 마진을 줄이고 소재를 고급화했다.

신체의 민감한 부분에 닿는 속옷이기 때문에 소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 40수 오가닉 면을 사용해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고 고품질 144필라(원사 한 올의 가닥 수) 원단을 사용해 신축성과 탄력성이 좋다. 이 소재는 복원력이 뛰어나며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통풍성도 높다. 여기에 지속적인 피팅 테스트를 통해 인체공학적인 최적의 패턴을 사용했다. 그리고 40~45mm의 넓은 이중직 밴드는 아랫배를 눌러주는 보정 효과를 준다.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 내세워“퀄리티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국내 생산이라 전주와 익산 등지에 봉제공장을 두는데 전문가인 공장 분들이 물건을 보시고는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셨죠. 내가 직접 입을 거니까 디자인이나 품질 모두 꼼꼼히 손봤습니다. 아직 CK나 리바이스에 비해 브랜드는 처지지만 꾸준한 품질관리로 충성고객을 만들어 롱런하겠다는 생각이죠. 남자들은 편한 속옷에만 자꾸 손이 가잖아요. 킨키나인이 바로 그런 속옷 브랜드로 성장할 겁니다.”

속옷 사업을 하려면 그에 맞는 몸매 관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 킨키나인 속옷이 담길 포장박스에는 속옷을 착용한 구준엽의 상반신 사진이 실려있다. 섹시한 속옷인 드로즈에 걸맞은 식스 팩의 단단한 근육질 몸매다. 그는 신상품이 출시되는 동시에 자신이 만든 속옷을 직접 착용하고 사진 촬영도 할 생각이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는 35세가 넘어가면 사냥능력이 떨어지니까 배에 지방을 축적했다더군요. 그건 인간의 본능이니까 지금도 마찬가지겠죠? 남자는 나이가 들면 뱃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해요. 이것만 해도 10년은 젊어 보이죠. 건강관리에는 운동이 최고인 것 같아요. 매일 20분씩 러닝머신을 이용해 달리기도 하고 요즘은 자전거에 빠져서 웬만한 거리는 모두 자전거로 이동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밤에는 압구정에서 제가 운영하는 뮤직바 ‘쿠바(KOO BAR)’에서 신나게 디제잉을 하죠. 배에 지방이 모일 틈이 없겠죠?(웃음)”

그는 이번 론칭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우선 클론 활동 때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아직도 ‘팬심’이 살아있는 대만과 중국을 공략하고 디제이 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린 태국에는 올 9월부터 백화점에서 킨키나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태국 론칭 때 ‘클럽 란제리 파티’를 개최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태국은 클럽 문화가 상당히 발달한 곳이거든요. 모두 벗고 놀자는 컨셉트죠. 플레이보이 맨션 파티처럼요. 아주 화끈하겠죠? 앞으로 킨키나인과 제가 어떻게 뻗어나갈지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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