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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역발상 집 넓히기, 상암·공덕에 눈길

부동산 - 역발상 집 넓히기, 상암·공덕에 눈길



요즘 들어 주택의 다운사이징은 마치 시대적인 추세와 같다. 베이비 부머들(1955~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불가피하게 아파트 크기를 줄이거나 처분해서 빚을 갚고, 생활여유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주택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부동산 투자 불황기에 오히려 아파트 크기를 넓혀가는 기회로 삼고, 이른바 주택의 업사이징을 한 번쯤 고려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워런 버핏식 부동산 투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시기에 오히려 주택을 넓혀가는 것은 ‘역발상 투자’와 같다. 주식 시장에서 역발상 투자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는 워런 버핏과 데이비드 드레먼을 들 수 있다.

워런 버핏은 다른 투자자들의 비관론과 단기적인 시각에서비롯된 비이성적 행동이 나타나는 주식 시장 불황기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선택적 역발상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접근 방식은 더욱 흥미로운데, 주식 시장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를 통해 투자 기회를 이끌어낸다. 특히 사람들이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과민 반응한다는 점을 알고 악재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극단적인 역발상 투자’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는 대상이나 시기적인 측면에서 차이점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수·매도 타이밍과 우량한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주택 크기를 넓혀가는 데 유리한 때가 바로 부동산 경기 하락기다. 경기 하락기에는 대형 평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중소형 평형대의 가격 하락폭보다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택의 업사이징을 위해서는 또한 가구의 재무 상황을 명확히 판단하고 부채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아울러 우량 지역과 관심 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투자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런 지역 아파트는 가격 변동 폭이 작고 필요에 따라 처분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지역에 투자해야 할까? 향후 발전 가능성과 주택 가격의 안정성을 갖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서울의 강남 3구를 제외한 몇 개의 지역을 추천해 볼 수 있다.

우선적으로 마포구 공덕동과 상암동 일대의 아파트들이 관심 단지라고 볼 수 있다. 공덕역 일대는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역이 있어 도심, 여의도 지역과의 연계성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최근까지도 주변 지역의 재개발 사업과 인접 용산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특히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상암동 일대는 서울지역 내 잠재 가치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2012년부터 방송 및 IT(정보기술) 관련 기업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부 핵심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상암DMC 2차 부지 개발과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변 수색·증산동 뉴타운 개발과 망원동 재개발 사업도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동부이촌동 일대로 명실상부한 부촌 지역이다. 특히 배후 지역의 용산 재개발과 현재 진행의 차질을 빚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감이 높은 국제업무단지의 개발 시 가장 큰 수혜를 볼 지역으로 손꼽힌다. 특히 40평형대 이상의 아파트 비중이 크고 향후 한강맨션의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지역적인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역 내 아파트의 가격은 고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는 있다. 최근 급매 물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 내 물량이 매우 제한적이고, 부동산 시장 반등세가 이루어질 경우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지막은 수원의 광교 신도시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수도권 지역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세가 나타남에도 광교 신도시의 미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광교 신도시는 자립형 신도시로서의 위치를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녹지 공간과 교육환경 등 주거환경이 여타 신도시에 비해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광교 신도시의 입주는 수원·용인·기흥·동탄 등의 주거 수요를 대규모로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특히 노후 설계를 위한 실수요자라면 주택 업사이징의 최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시세를 살펴보면, 신규 분양 시 높은 경쟁률로 인한 프리미엄이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주택 업사이징은 단순하게 집을 넓혀가는 개념보다는 여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현재 주거 생활의 한 단계를 도약한다는 측면이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생활 공간의 여유로움도 중요하겠지만 지역적인 프리미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즉 주택의 업사이징은 물리적인 평형의 확장으로만 국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중장기적인 은퇴 설계에 기초해야 한다. 노후 생활에 대비한 재테크와 담보대출로 인한 재무부담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 타이밍이다.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만을 기다리기보다는 호가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하락률을 보였는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예전의 호가 5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10% 하락은 4억5000만원, 20% 하락은 4억원이 될 것이다. 경기순환 주기는 항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부동산 경기 또한 예외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일수 씨티프라이빗뱅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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